고금리 지속에 따른 역대급 건설경기 침체로 지난해 전기로 제강업계도 실적 고전을 면치 못했다. 대부분 외형 축소와 함께 수익성도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발 위기 확대 가능성과 함께 올해도 건설경기는 계속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다.
본지가 금융감독원 자료를 통해 △동국제강(6~12월) △대한제강 △한국철강 △한국특강 △한국제강 △환영철강공업 △와이케이스틸 등 전기로 제강 7개사 경영실적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매출액은 7조3,814억원으로 전년 대비 44.7% 급감했으며, 영업이익 역시 47.7% 줄어든 6,328억원에 그쳤다.
2023년 전기로제강 7개사 경영 실적동국제강이 지난해 6월부로 물적분할되면서 감소폭이 크게 늘어난 모습이다. 다만, 동국제강을 제외한 나머지 6개사 매출액(4조7,493억원)과 영업이익(3,973억원)이 각각 14.9%, 31,2%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전반 실적 악화에는 큰 변동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건설경기 침체로 철근 시장 전체가 크게 위축된 영향이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철근 생산은 전년 대비 5% 줄어든 949만톤에 그치며 코로나19로 급감했던 지난 2020년(940만톤)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특강의 신규 진출 물량(연산 80만톤)까지 고려하면 기존 제강사들의 감산 기조는 더욱 뚜렷해진 모습이다.
지난해 동국제강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6,321억원, 2,355억원을 기록했다. 동국제강이 지난해 6월부로 동국홀딩스 등 동국제강그룹으로 물적분할되면서 일부 실적만 집계됐다.
동국제강은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 영향에 따른 철강 수요 감소로 올해도 외형 확장보다는 수익성 위주의 영업과 중장기적 방향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대한제강의 지난해 매출액은 9,556억원으로 전년 대비 25.6% 감소했으며, 특히 영업이익은 47.2% 급감한 744억원에 그쳤다.
자회사 와이케이스틸과 함께 두 업체 모두 지난해 비교사들 가운데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와이케이스틸의 매출액(6,132억원)과 영업이익(350억원) 역시 각각 25.8%, 56.2%씩 급감했다.
대한제강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 및 가격 하향기조로 올해도 어려운 시황이 예상된다"며 "전사적인 제조원가 절감과 함께 수익성 위주의 제품 영업으로 불황을 타개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한국철강 매출액은 9,051억원으로 전년 대비 14.9% 줄었으며, 영업이익도 28.8% 감소한 866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철강도 적극적인 원가 절감으로 불황을 타개하겠다는 의지다.
한국철강 관계자는 "최악의 건설경기 침체로 많은 건설사들이 부도 위기를 겪고 있고, 전기료 인상 기조도 이어져 원가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며 "다만, 악조건 속에서도 적극적인 시장변화 대응과 철저한 원가 절감으로 수익성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기로 제강업계 가운데 유일하게 외형과 수익성 향상에 성공한 곳은 한국특강이다. 지난해 한국특강의 매출액은 8,304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 역시 54.4% 급증한 473억원으로 치솟았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철근 시장에 진출하며 기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빌릿을 철근 판매로 바꾼 것이 주효했다.
이어 지난해 한국제강 실적은 매출액 7,394억원, 영업이익 89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4%, 27.7%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2.1%를 기록하며 재작년(14.9%)에 이어 2년 연속 10%대를 유지한 모습이다. 비교 7개사 가운데 유일하다.
이 밖에 지난해 환영철강공업의 매출액도 7,057억원, 영업이익 64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9.3%, 20.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전기로제강 6개사 경영 실적(동국제강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