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슬래브 수입이 대폭 늘어난 가운데 러시아산과 중국산 등 일본산을 제외한 국가의 제품 가격이 저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철강업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무역 제재로 인해 러시아 및 CIS(독립국가연합)산과 중국산 슬래브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슬래브 수입은 28만2,072톤을 기록해 전년 22만9,693톤 대비 22.8% 증가했다. 일본산 슬래브 수입이 약 15만8천 톤을 기록했으며 브라질산 슬래브 수입이 약 5만4천 톤을 나타냈다. 중국산 슬래브 수입도 약 3만1천 톤으로 집계됐으며 러시아산은 2만7천 톤이 수입됐다. 이에 지난해 슬래브 수입 가운데 일본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89%를 나타냈으나 올해는 비중이 56%로 급감했다.
최근 포스코 포항제철소 고로 개수와 국제 슬래브 가격 하락에 따라 제품 수입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포스코는 “슬래브 사전 비축을 통해 전환 생산이 가능한 제품은 전환해 대응하는 등 수급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알린 바 있다.
1분기 국내로 수입된 슬래브 가격은 일본산과 중국산이 평균에 자리한 가운데 브라질산이 고가를 형성했으며 러시아산이 가장 낮은 가격을 형성했다. 지난 2월 기준 일본산 슬래브 수입가격은 톤당 569달러를 나타냈으며, 수입원가는 톤당 77만 원으로 추정된다. 3월 기준 일본산 슬래브 수입가격은 소폭 오른 톤당 582달러로 집계됐으며, 환율을 고려한 수입원가는 톤당 77만3,000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중국산 수입가격은 톤당 550~580달러선을 형성했다.
올해 브라질과 중국, 동남아, 러시아 등 글로벌 시황 변화에 따라 물동량이 크게 변동되는 지역의 반제품 수입이 크게 늘었다. 특히 브라질산 슬래브 수입이 변동 폭이 컸다. 지난해 수입량이 전무했던 브라질산 슬래브는 올해 1분기 약 5만4천 톤을 기록했다.
아울러 브라질산 수입가격은 톤당 638달러로 같은 기간 수입된 일본산과 중국산 대비 톤당 55~66달러 높은 수준을 형성했다. 브라질산 슬래브 수입원가는 톤당 86만 원으로 추정된다.
반면 러시아산 슬래브는 경쟁국 제품 대비 현저하게 낮은 가격을 나타냈다. 러시아산 슬래브는 지난 2월 약 1만 톤이 수입됐으며, 3월에도 1만7천 톤이 수입됐다. 가격은 톤당 2월 기준 518달러, 3월 524달러를 나타냈다. 수입원가는 68만~69만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러시아산 슬래브 가격이 낮은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유럽 시장 가격 경쟁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유럽 시장에서 러시아산과 슬래브와 중국산 슬래브가 경쟁하며 가격 하락이 발생했다”라며 “이에 러시아산 슬래브 가격이 낮은 수준을 형성한 것으로 보이며 러·우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 무역 제재도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국내 기업의 경우 원가 경쟁력 개선 차원에서 러시아산 슬래브 수입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