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인리스(STS) 강판 단압밀과 전문 가공사, 스테인리스강 후판 제조사들이 혹독한 2023년 영업환경에 부진한 실적을 달성했다. 주요 업체 중 3분의 2가량이 영업이익이 악화된 가운데 적자로 전환된 곳도 4곳이 발생했다.
지난해 STS 강판 제조업계 9개 사의 매출액은 총 3조79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2% 감소했다. 6개 업체의 매출이 5~18% 감소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매출 규모가 작은 업체와 스테인리스 외 사업을 병행하는 풍산특수금속(동합금, 귀금속, 주화 등) 등은 STS 시황 악화에도 매출 규모가 커졌다.
STS 제조 업계 매출액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은 지난해 STS 시장에서 국산과 수입재를 가리지 않고 원재료인 STS 열간압연강판 실수요향 가격이 하락했고, 예년보다 부진한 수요를 두고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STS 냉간압연강판과 박판, 기타 STS 강판 제품 판매 가격이 인하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는 스테인리스 열연 코일과 블랙 코일 가격 등 원재료 가격 하락에도 STS 업계가 긍정적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업계 수익 실적에서 STS 강판 마진이 극도로 악화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9개 STS 제조사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265억 원 적자, 611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2022년에는 각각 835억 원 흑자, 589억원 흑자를 기록했었다.
STS 업계는 앞선 2021년에도 ‘속 빈 강정’ 소리를 들을 만큼 실속 없는 경영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2022년에는 업계 매출 규모가 3조4,693억 원으로 2021년보다 46.2% 급증했는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46.3%, 73.6% 급감했다.
이는 2022년 상반기에 니켈 가격 상승으로 판가가 톤당 400만 원 중후반대 수준(포스코산 STS304 냉연 유통점 호가 기준)에 이를 만큼 호황을 보이다가 상반기 후반부터 고물가·고금리(미국 기준금리 인상)로 수요가 악화되고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 이후 저가 수입재가 급증했기 때문이었다.
이후 2023년 1분기에 국내 STS 열연 코일 생산이 완전 정상화됐다. 다만 국산 생산 능력 회복에도 기존 저가 수출국인 중국, 인도네시아, 대만에서의 저가 수입이 이어졌고 베트남과 인도 등에서 저가 수입이 급증했다. 이에 국내 STS 제조 업계가 가격 인하로 대응(연말 STS304 냉연 유통점 호가가 350만원 전후 수준)하면서 수익성이 2022년보다 더욱 악화됐다.
또한 강관용과 주방/양식기용, 건설용, 전자기기용, 유통점용 등 실수요와 유통 시장을 가리지 않고 국내 수요가 감소한 점도 수익성 악화에 원인으로 꼽힌다.
STS 제조업계는 올해 상반기에도 내수 부진과 가격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업계가 단기적으로 수출 비중 확대와 지난해 하반기부터 추진 중인 감산 기조를 유지하리라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