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의 원가절감 일환으로 중국산 후판 수입이 대폭 증가하는 가운데 후판 수입가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조선업계는 중국산 후판을 무기로 철강업계와의 공급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는 등 물량 확대를 적극 진행 중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국내로 수입된 중국산 후판 가격은 톤당 698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산 후판 수입원가는 톤당 94만 원 안팎으로 추정돼 전월 대비 소폭 올랐으나 큰 차이를 나타내지 못했다. 같은 기간 국산 후판 유통가격은 톤당 100만 원 초반대 기록해 전월 대비 3만~4만 원 낮은 가격을 형성했다.
이에 3월 중국산 후판 수입원가는 국산 유통가격 대비 8만 원 이상 낮은 수준을 형성했다. 더욱이 지난 2월 수입원가와 국산 유통가격은 톤당 13만 원까지 격차가 벌어지기도 했다.
아울러 국산 유통가격과 중국산 수입원가는 2분기 이후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2월 이후 중국 철강업계의 한국향 후판 오퍼가격은 인하되고 있다. 이에 4월 중순 기준 후판 오퍼가격은 톤당 580달러~590달러대까지 내려앉았다. 앞서 중국 후판 오퍼가격은 톤당 610달러 이상을 기록한 바 있다.
최근 오퍼가격 기준 수입원가는 톤당 83만 원 안팎이다. 원·달러 환율이 4월 중순 한때 1,400원을 돌파하는 등 강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중국산 후판 가격이 국산 가격 대비 낮아 수입량은 언제든 증가할 수 있다.
또한 지난해부터 국내 조선업계는 중국산 후판 매입을 크게 늘리며 제조원가 부담을 낮추는 추세다. 지난해 후판 수입은 약 227만 톤을 기록해 2016년에 기록한 약 266만 톤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중국산 후판 수입량은 약 38만 톤으로 전년 대비 10% 가까이 늘었다.
조선업계는 중국산 후판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탓에 중국산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후판 제조업계를 상대로 조선용 후판 공급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심산이다. 일례로 지난해 하반기 조선용 후판 공급가격은 철광석과 원료탄 가격 급등으로 후판 제조원가 부담은 크게 늘었으나, 최종적으로 인하가 결정된 바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중국산 등 수입산 후판 물동량은 지난해에 이어 대폭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조선업계의 사정도 이해하지만, 후판 제조업계 입장에서 조선용 후판 판매를 통해 이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산업계의 상생을 위한 협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사진은 현대제철 후판 제품. 현대제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