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인리스(STS) 업계와 특수강봉강 업계가 주요 합금원료인 니켈 가격 급등 추이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특히 런던금속거래소(LME) 현물 가격이 2거래일 연속 연중 최고 수준인 1만9천달러대로 오르면서 스테인리스계 제품 가격 강세로 이어질지가 주목된다.
이달 19일과 22일, LME 니켈 현물 거래가격은 1만9,045달러, 1만9,015달러를 기록했다. LME 니켈 현물 가격이 1만9천달러를 상회하는 것은 지난 2023년 9월 22일 이후 7개월 만이다.
LME 니켈 가격은 지난달 28일까지만 해도 1만6,530달러 수준까지 떨어지는 약세를 보인 바가 있다. 이후 니켈 가격은 등락을 반복하다가 이스라엘과 이란 간 갈등으로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자극을 받기 시작한 4월 초·중순부터 강세로 돌아섰다. 특히 이란의 이스라엘향 미사일·드론 공격 전인 10일과 이스라엘의 반격 당일인 19일에는 직전 거래일보다 톤당 800달러씩 급등했다.
니켈은 스테인리스 강판과 내식계 특수강봉강의 주요 합금원료로, 제조사 출하 가격과 시장 거래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올해 들어 주요 원자재인 STS 스크랩 가격과 다른 내식계 주요 합금 원료인 몰리브데넘 및 페로크로뮴 가격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더해 4월 니켈 가격 상승세로 STS 업계와 특수강 업계가 향후 제품 출하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앞선 올해 3월의 경우에도 국내외 주요 STS 업체들은 남아프리카산 2분기 페로크로뮴 공급가격 인상과 니켈 가격 강세(연초 1만5천달러 수준에서 2~3월 1만7천~1만8천달러 수준으로 급등)로 할증료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출하 가격을 인상(포스코 300계 톤당 10만원)했다.
다만 일본을 비롯한 해외 특수강 업계가 스테인리스계 제품 가격 인상을 연달아 인상한 것과 달리, 국내 특수강봉강 업계는 저가 수입재 및 부진한 국내 수요를 감안해 인상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다음 달 제품 가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인 4월 중·하순에 니켈 가격이 연중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스테인리스계와 고내식 철강 제품 가격 인상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여기에 더해 국내 STS 업체들은 수입재 취급 업계가 현지 수출 가격 인상 및 결제 대금인 미 달러 강세로 국내 판매 가격 인상을 시도하고 있어 출하 가격 인상 부담도 덜고 있다.
반면 철강 시장 일각에선 베트남 및 인도산 저가 STS강판 그리고 중국산 특수강봉강 등이 국산 가격에 지속적 하방 압박을 주고 있고 건설과 전자기기 등 수요 산업 부진으로 가격 인상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 보는 시각도 있다.
게다가 최근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니켈 가격이 중동 지역 군사 갈등이 완화에 따라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남아 있다. 한 차례씩 상대에 대한 보복 공격을 감행한 이란과 이스라엘은 확전은 원치 않는다는 듯한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다.
한 STS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LME 니켈 가격은 중동 정세 불안 이슈를 제외하더라도 유럽·북미의 STS 수요 회복세와 서방권의 러시아산 니켈 제재, 인도네시아산 공급과잉 여부, 일부 니켈 광산의 공급 문제 등 다양한 요소로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라며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STS 제조업계 및 특수강 업계가 3월보다도 급등한 최근 니켈 가격을 ‘기회’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