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증치세를 내지 않은 철강업체들의 불법 수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음에도 5월 중국의 철강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관총서에 따르면 2024년 5월 중국의 철강 완제품 수출은 963만 톤으로 전월 대비 4.4%, 전년 동월 대비로는 15.3% 증가했다. 수출 증가는 타 국가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았기 때문인데 5월 중국의 평균 수출 가격은 톤당 761달러로 전월 대비 2.2% 하락했다.
5월 수출이 증가한 가운데 5월 누적 기준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7% 증가한 4,470만 톤을 기록해 2016년 이후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다만 수출 물량 증가에도 철강 가격 하락으로 인해 같은 기간 철강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5% 감소했다.
철강 수출은 증가했지만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에 따른 수요 감소로 인해 5월 철강 수입은 63만7,000톤으로 전월 대비 3.2% 감소했다. 그리고 5월 누적 기준으로도 철강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한 304만 톤에 그쳤다.
또한 중국 철강업계의 감산에 따른 수요 감소로 5월 철광석 수입은 전월 대비 0.2% 감소한 1억203만 톤을 기록했다. 국내 수요 감소로 인해 철광석 수입 가격은 톤당 평균 105.7달러로 전월 대비 6.5% 하락했다. 5월 수입은 감소했으나 중국 정부와 광산업계의 국내 철광석 광산 투자 프로젝트가 지연되면서 5월 누적 기준 철광석 수입은 5억1,375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다.
중국 정부의 수출 규제 공언에도 5월 수출이 급증한 가운데 주요국들의 중국산 철강 수입규제는 대폭 강화되고 있다. 미국은 이미 관세를 인상했고, EU와 캐나다 또한 수입규제를 준비 중이다. 신흥국 중에서는 멕시코와 칠레, 브라질 등 중남미 국가들을 중심으로 중국산 철강재에 대한 수입 관세를 인상하고 있다.
이처럼 주요국들의 수입규제가 강화되자 중국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우선 국무원은 최근 '2024~2025년 에너지 절약 및 탄소 감축을 위한 최신 행동 계획'을 발표하고 에너지 효율 및 탄소 배출량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제철소들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으며,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수출 수입 감소로 인해 부가가치가 낮고 에너지 소비가 많은 제품의 수출이 제한될 것이며, 선철과 코크스에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중국 철강업체들은 철강에 대한 국내 수요 감소와 수출 증가에 대한 주요국들의 수입규제 강화라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올해 중국의 철강 소비는 장기화된 부동산 위기가 아직 바닥에 도달하지 않았고 인프라 수요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다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중국 정부는 가치 사슬의 역학을 변화시키기 위해 철강 생산을 규제하는 관행으로 돌아가고 있다.
한편 중국 철강업계에서는 5월의 지속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6월 철강 수출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보고 있다. 최근 미국과 유럽,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은 물론 중남미를 중심으로 한 신흥국들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향후 중국의 철강 수출에 직접적인 장애물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정학적 갈등, 각국의 경제·통상 정책의 불확실성, 부채위기, 인플레이션 압력 등은 여전히 세계 경제와 교역 회복을 방해하는 불안정한 요인으로 남아있다.
다만 중국 철강업계의 경쟁력 있는 수출 가격은 지속적인 철강 수출 증가를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