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반기, 금리 인하 기대 사라져 수요 회복 더뎌...원료發 가격 상승세
스테인리스(STS) 업계가 상반기 이슈를 확인하고 하반기 불투명성에 대비하고 있다. 상반기 동안에는 지난 연말 예상과 달리, 미국과 한국의 기준 금리 인하가 나타나지 않아 수요에 부정적 영향이 있었던 가운데 예상보다 강했던 합금 원료 가격 강세로 제품 가격 인상이 이뤄지는 등 변수가 발생했다.
지난해 연말 STS의 주원료인 니켈은 런던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1만6천 초중반대 수준으로 나름 강세를 보인 바가 있다. 이러한 니켈 가격은 1~2월에는 톤당 1만5천 달러 후반에서 1만6천 달러 초반대에서 횡보하더니 3월부터 강세로 전환됐다.
이후 니켈 가격은 3월에 1만7천 달러 초반대를, 4월에는 1만7천~1만8천 달러를, 5월에는 1만8천~2만 달러, 6월 초순에는 1만9천 달러를 기록하는 등 점진적 가격 상승세가 확인됐다. 이는 인도네시아와 뉴칼레도니아 등 주요 니켈 생산지에서의 공급 이슈와 유럽·북미 지역에서의 STS 수요 회복세 등으로 수급 불균형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에 유럽과 대만, 일본 등에서는 상반기 내내 스테인리스 강판 가격(할증료) 인상이 결정됐다. 반면 국내 STS 업계는 수요 부진과 수입재 문제로 ‘시장 안정화’에 가격 전략이 집중되면서 하반기 인상이 3차례(300계 기준)에 그쳤다. 인상 폭도 3차례 모두 톤당 10만 원 수준으로 큰 폭의 인상을 기록한 해외 STS 밀에 비해 인상 폭이 크지 않았다.
400계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크로뮴 가격은 유럽과 일본 STS 밀의 1분기 협상 가격 인하로 올해 약세 출발이 예상됐으나 300계 가격 인상에 힘입어 상대적으론 낮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느린 인상 폭을 기록했다.
유럽 STS밀의 1분기 남아프리카산 공급 협상 가격은 파운드당 1.44달러로 직전 분기 대비 5.9% 인하됐다. 이에 유럽 밀들의 페로크로뮴 매입 가격은 2021년 2분기 이후 분기 최저가를 기록하게 됐다. 같은 시기 일본 STS밀도 남아프리카산을 파운드당 1.52달러에 계약하며 5%대 인하된 물량을 받게 됐다.
각 계약 대표 업체 입장에선 원가 하락의 의미가 발생했다. 반면 글로벌 STS 시장에선 주요 계약 가격 인하 소식에 400계 가격 약세가 점쳐졌다. 다만 1분기 내 니켈 가격 강세에 400계 가격이 예상보다 인하 흐름을 보이지 않았고 국내에서도 포스코가 1분기 가격을 인하 없이 동결하는 등 400계 가격이 보합세를 유지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이처럼 원료 가격 상승세에 제품 가격이 인상되는 흐름을 보인 가운데 상반기 수요는 지난 연말연시 전망보다 회복되지 못했다. 지난 전망 시기에는 3월 이후 미국과 한국의 기준 금리가 연속적으로 인하되는 것이 STS 수요 회복에 가장 이상적이면서도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로 꼽혔다.
다만 실제로는 한국와 미국의 높은 물가가 유지되면서 상반기 내 한차례도 금리 인하가 없었다. 또한 물가 상승, 수출 호조 등과 비교되는 내수 경기 악화에 소비·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국내 STS 밀들은 지난해 연간 실적보단 일부 개선됐지만 여전히 부진한 경영 실적을 기록해야 했다.
■ 상반기 생산량 회복세 나타나...하반기에는 시황 반전 있을까?
올해 상반기 국내 STS 시장에서 눈에 띄는 흐름 중 하나는 ‘생산량 회복’이다. 얼핏 지난해 1분기에 2022년 9월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 여파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의미 있는 수준의 생산 회복이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에는 대다수 설비 가동률이 정상화됐기 때문에 올해 같은 시기와의 비교에서 생산량이 증가했다는 점은 큰 의미가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스테인리스강 열연광폭강대 생산량이 65만9,979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56만3,380톤 대비 17.1% 급증했다. 특히 올해 3월 생산량은 18만6,830톤으로 지난 2022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와 무관한 생산량 증가가 나타났다.
이는 튀르키예향 수출 증가와 느리지만 회복 중인 국내 수급 상황 그리고 2분기 순차적으로 진행된 관련 설비 보수 작업 등을 감안한 재고 확보용 생산 등이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냉연광폭강대의 경우도 올해 1~4월 생산량이 30만7,160톤으로 전년 동기 27만1,664톤 대비 13.1% 증가했다.
이에 본지는 하반기 글로벌 기준 금리 인하의 본격화와 여름철 성수기, 금리 인하로 인한 투자·소비 개선 등 긍정적 시나리오를 가정하여 올해 STS강 열연광폭강대 생산량을 200만 톤 전후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STS강 열연광폭강대 생산량은 지난 2023년에 포항제철소 STS 생산라인 완전 복구로 전년 대비 21.4% 급증한 바 있는데 올해는 2023년보다 15% 전후 수준 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코로나 팬데믹 보복 소비로 수요가 풍부했던 2021년에는 비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본지는 STS강 냉연광폭강대 생산량을 90만 톤 후반대 수준으로 전년보다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수와 수출이 모두 회복세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2022~2023년 80만 톤대 수준의 부진한 생산 실적에서 벗어나리라 예상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원료 가격 상승과 글로벌 STS 가격 인상 흐름, 원화 약세 등으로 국내 업체들의 수익성 개선 기회가 찾아왔다는 점에서 다소 긍정적 시나리오를 적용했다.
이러한 생산량 증가 전망에는 내수와 수출이 회복 흐름을 탈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 올해 1~4월 STS강 냉연강폭강대 내수 판매량은 20만9,614톤으로 전년 대비 24.8% 급증했다. 지난해 1분기까지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 여파가 일부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증가 폭이 유의미한 수준이며 하반기 기준 금리 인하가 겹치면 한 층 더 탄력적인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열려있다. 이에 본지는 STS강 냉연광폭강대 내수 판매량이 70만 톤 중반대 수준으로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STS강 열연광폭강대는 올해 1~4월에 11만2,080톤에 그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0.9% 감소하는 등 국내 실수요 업계의 부진으로 수출 외의 수요 증가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본지는 긍정적 하반기 시나리오상으로도 올해 STS강 열연광폭강대 내수 판매량이 30만 톤 후반대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7%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 하반기에 4개국에 대한 반덤핑 예비조사 진행...低價 수입 줄어들까?
올해 상반기 STS 시장의 주요 소식 중 하나는 국내 STS 업계의 중국·인도네시아·대만산에 대한 반덤핑 재심사 청원과 무역위원회에 재심사 조사개시 결정이다. 통상적으로 국내 저가 수입이 이들 3개국에서 발생한 가운데 올해 가을철에 기존 2021년 제재가 만료될 예정이었던 상황에서 덤핑 과세가 새로 부과될지 주목된다.
여기에 더해 5월 말에는 중국산 STS강의 제3국 우회 압연 수출지로 꼽혔던 베트남산 STS 냉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도 개시 결정이 떨어졌다. 베트남산 스테인리스 냉연강판은 2011년에서 2021년까지 연 4천 톤 이상이 수입된 적이 없었다. 그러나 3개국 반덤핑 제재가 본격화된 지 1년 후인 2022년에 전년 대비 6,589.6% 급증한 5만5,457톤을 기록하더니, 2023년에는 8만9,382톤까지 폭증했다.
더구나 베트남산 STS 냉연광폭강대는 올해 1~5월에 4만7,273톤이 수입되며 전년 동기보다 22.7% 급증하는 등 더욱 빠른 속도로 수입이 느는 추세다. 국내 업계에선 급증한 물량도 문제이지만 수입되고 있는 가격대도 중국, 인도네시아, 대만산의 덤핑 시절처럼 시장 교란 수준의 가격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업계는 수입재가 3개국 반덤핑 제재 이후에도 국산과의 가격 차를 벌리고 있는 이유로 베트남산을 지목하고 있다.
기존 반덤핑 제재 3개국은 포항제철소 피해 직후인 2022년 4분기와 2023년에 높은 관세 및 수출 가격 인상 약속에도 국내 수급 부족과 가격 급등으로 한국향 수출량을 되레 늘린 바가 있다. 올해는 다른 지역 대비 지지부진한 국내 STS 가격 동향과 달러 강세로 인한 수입 취급 업체들의 부담으로 한국향 수출에 적극적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아시아 STS밀들의 반덤핑 심사 개시에 따른 여론 눈치보기 상으로라도(조사 기준이 2023년 전후라 실제 영향은 없음) 수입이 급증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 예상된다.
이에 본지는 올해 STS강 열연광폭강대 수입량을 20만톤 중반대 수준으로, STS강 냉연광폭강대 수입량을 30만 톤 중반대 수준으로 전망했다. STS강 열연광폭강대 수입량은 국내 내수 수요 부진 등이 겹쳐져 전년 대비 10% 이상 줄어들 것이라 내다봤다. STS강 냉연광폭강대 수입은 올해 상반기까지 수입량이 5~6% 증가한 점을 감안해 35만 톤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올해 STS강 광폭강대 수출은 국내 생산량 회복세와 글로벌 STS 가격 강세에 따른 수출 증가 필요성, 글로벌 STS 수요 개선 기대 등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니켈연구그룹(International Nickel Study Group/INSG)이 올해 하반기부터 스테인리스(STS) 부분에서 수요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고 세계스테인리스협회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모든 대륙, 모든 STS강종에서 수요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 예측한 바 있다.
이에 본지는 올해 STS강 열연광폭강대 수출이 튀르키예 및 유렵향 수출에 힘입어 50만 톤 초·중반대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TS강 냉연광폭강대 수출은 현지 노조 파업과 수요 증가가 나타나는 유럽향 수출 증가에 기대어 전년보다 20% 이상 급증한 30만 톤 후반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