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이 지속되고 주요 선진국들과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세계 봉형강 시장이 아직 저점에 도달하지 않고,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철근생산수출협회(IREPAS)는 최근 발표한 ‘2024년 6월 세계 봉형강 시장 단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건설 경기 침체와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들의 과잉 생산, 러-우 전쟁과 이-팔 전쟁 등 지정학적 갈등,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한 탄소 규제, 신흥국들의 보호무역 강화 등으로 인해 세계 봉형강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봉형강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이지만 이는 주요국 건설 부문의 극심한 경기 침체에 기인한 것이며, 전체 봉형강 생산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주요 지역별 봉형강 시장 동향을 살펴보면 중국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철강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철광석 등 주요 원료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가 철강산업에 대한 에너지 효율 및 탄소 배출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으나 장마철 비수기에 진입하고 있어 당분간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은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지난 5월 중국 정부가 불법 철강 수출을 금지한다고 발표했음에도 5월 수출은 오히려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이번 규제 조치도 단기간 내에 큰 효과를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 재생 에너지 및 상업용 건설 프로젝트가 지속되면서 봉형강 수요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다. 다만 미국 업체들이 충분한 생산능력을 확보한 데다 대선을 앞둔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하는 등 수입규제도 강화하고 있어 타 지역과 달리 가격 또한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EU는 고금리 및 인플레이션 장기화, 노동력 부족 등으로 인해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봉형강 수요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비록 세이프가드 연장과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CBAM)으로 인해 수입 물량은 감소했으나 역내 국가들이 모두 극심한 경기 침체를 겪고 있어 당분간 수요 및 가격이 모두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튀르키예는 남동부 대지진 재건사업으로 인해 내수 수요는 비교적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으나 주요 수출시장인 EU와 미국의 수요 부진이 지속되면서 전체 수요는 부진한 상황이다. 게다가 중국산 저가 수입재 유입이 지속되는 가운데 GCC 지역 업체들의 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경쟁 심화로 인해 제강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현지 철강업계에서는 EU의 수요가 개선되지 않으면 중국과 GCC의 저가 수입재 유입으로 인해 봉형강 생산이 감소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외에 한국과 일본은 고금리 장기화와 채권시장 불안에 따른 민간 주택시장의 침체로 인해 봉형강 수요와 가격이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중남미 국가들의 경우 역내 국가들의 재정 악화에 따른 공공건설 부진으로 인해 봉형강 수요와 가격이 모두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중국산 저가 수입재의 시장 잠식으로 생산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인도와 아세안, MENA 지역의 경우 제조업 성장세가 지속되고 에너지 전환 및 SOC 등 사회 인프라 확대, 석유·가스 프로젝트와 해수담수화 프로젝트 확대 등으로 인해 봉형강 수요가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해당 국가들의 경우 철강업체들의 생산능력이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는 데다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과 러시아의 우회수출로 인한 저가 수입재 유입도 지속되면서 봉형강 가격은 비교적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세계 봉형강 수요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 선진국들이 탄소 규제를 강화하고, 중남미 국가들을 중심으로 신흥국들도 중국산 철강재에 대해 수입관세를 인상하면서 봉형강 무역은 위축되고 있다.
최근에는 캐나다 또한 CBAM 도입을 검토 중이며, 향후 중국을 대신해 세계 철강 소비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도와 아세안, MENA 국가들도 철강 수입규제를 강화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IREPAS는 “세계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해 봉형강 수요는 여전히 불확실한 가운데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이 지속되고, 국제 철스크랩 가격은 크게 하락하지 않아 대다수 국가에서 봉형강 제조업체들의 마진은 ‘제로(0)’에 가까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그리고 자국 철강업체들을 보호하기 주요 선진국들이 철스크랩 수출 규제와 함께 CBAM 등 탄소규제를 강화하고, 신흥국들 또한 수입 관세를 인상하면서 향후 봉형강을 포함한 철강 관련 무역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주요국들의 경기 침체와 함께 러-우 전쟁과 이-팔 전쟁으로 지정학적 갈등도 심화되고 있어 국제 봉형강 무역은 당분간 감소 추세가 지속될 것이며, 점차 지역화될 것이다. 향후 세계 봉형강 시장은 주요국들의 대중국 견제 강화로 인해 국제 무역은 쇠퇴하고, 지역별 무역이 확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