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과 주요국 철강재 가격의 영향으로 후판 수출시장의 수익성이 국내시장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국내 시황이 부진한 탓에 국내 후판 제조업계는 제품 수출을 늘리고 있는데, 수익성까지 뛰어난 모습이다. 철강업계는 제품 수출을 확대하는 등 판매 활로 다각화를 통해 내수 시황 부진을 극복한다는 입장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국산 후판 수출가격은 전월 대비 소폭 하락했다. 지난 5월 국산 후판 평균 수출가격은 톤당 834달러를 기록해 전월 대비 49달러 하락했다. 5월 후판 평균 수출가격을 원화로 환산한 가격은 톤당 116만1천 원(5월 평균 환율) 수준이다.
지난 4월 국산 후판 평균 수출가격은 883달러를 기록했으며 원화 기준 가격은 123만 원을 기록한 바 있다.
자료=철강업계5월 수출가격이 전월 대비 하락했지만 국산 유통가격 대비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 국산 후판 유통가격이 톤당 90만 원 후반선을 형성한 점을 고려하면, 제품 수출가격이 내수 유통가격 대비 19만 원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한때 국산 후판 수출가격은 823달러로 전월 대비 50달러 이상 하락한 바 있다. 이에 국산 유통가격과의 격차가 10만 원 이내로 좁혀지기도 했다. 다만 4월 이후 원·달러 환율 영향과 계절적 성수기로 인한 후판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국산 후판의 수출시장 수익성은 개선된 모습이다.
후판 수출이 국내 유통가격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해외 후판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주요국 후판 가격이 국내 가격 대비 높게 형성되어 있는 부분이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일례로 지난 5월 기준 미국 내수 시장 후판 가격은 톤당 1,360달러 수준을 나타냈으며, 일본 시장 후판 가격은 톤당 940달러 안팎을 형성했다. 유럽 지역 후판 가격도 톤당 800달러 초중반대로 집계됐다.
반면 국내 시장은 비조선용 시황 부진의 영향으로 유통가격 약세가 심화하는 모습이다. 1월 한때 국산 후판 유통가격은 톤당 100만 원 후반대를 형성했으나 2분기 이후 시황 악화를 경험하며 90만 원 후반대로 내려앉았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2분기 시황은 역대급 저점이었다”라며 “가격 약세를 극복하기 어려웠다”라고 평가했다.
조선용 후판 시황도 부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국내 조선업계의 견조한 수주 잔량을 바탕으로 국산 후판 판매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실제 판매량은 줄어든 모습이다. 본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5월 누계 기준 국산 후판 판매는 242만 톤으로 전년 대비 10.1% 줄었다.
사진은 포스코 후판 제품. 포스코 제공.
반면 저가 중국산 후판을 중심으로 제품 수입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올해 중국산 후판 수입은 약 66만7천 톤으로 8년 만에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이에 국내 후판 제조업계는 부진한 내수 시황을 대신해 수출 물량을 늘리며 수익성 개선에 나서는 모습이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5월 누계 국산 후판 수출은 약 134만7천 톤을 기록해 전년 대비 9.7% 늘었다. 유럽향 수출이 약 33만 톤으로 전년 대비 24.9% 늘었으며, 미국향 수출은 10만8천 톤을 기록했다. 특히 글로벌 최대 성장 시장으로 꼽히는 인도향 수출이 13만4천 톤을 기록해 전년 대비 651%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