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부지역의 폭우와 북부지역의 고온이 지속되는 등 계절적 비수기가 본격화되면서 건설 부문의 침체가 장기화되고 제조업 수출 둔화로 수요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공급 과잉과 함께 원료 가격도 약세를 보이면서 중국의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6월 4주차 상하이와 톈진의 판재 가격은 톤당 10~70위안, 건설재 가격은 톤당 20~110위안 하락했다. 반면 톈진의 아연도금강판 가격은 전주 대비 변동이 없었다.
최근 중국의 주요 수요산업은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제조업의 경우 미국과 EU가 전기차는 물론 태양전지와 반도체, 이차전지 등 중국의 수출품들에 대해 관세 부과 등을 실시하면서 제조업 경기가 점차 악화되고 있다.
특히, 철강 부문의 최대 수요처 중 하나인 자동차산업의 경기도 위축되고 있다.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6월 1~23일 중국의 승용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또한 철강 부문의 최대 수요처인 부동산 부문의 경우 장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5월 부동산 투자액은 9,704억 위안으로 전년 동월 대비 4.7% 감소했고, 부동산 매매 면적은 3억6,640만 평방미터로 전년 동월 대비 20.3% 감소했다.
게다가 남부지역의 폭우와 북부지역의 이상고온 현상으로 인해 주요 건설 현장은 대부분 작업을 중단했고, 이로 인해 유통업계의 재고 물량도 다시 증가했다.
수요산업 경기 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원료 가격도 하락했다. 6월 4주차 수입 철광석 가격은 796~801위안으로 전주 대비 톤당 22위안 하락했고, 전국 45개 주요 시장의 철스크랩 평균 가격은 톤당 2385위안으로 전주 대비 톤당 21위안 하락했다. 코크스 가격은 전주 대비 보합 수준을 유지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고로 생산량이 지난 주에 이어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전기아크로 생산도 증가하면서 공급 과잉이 지속됐다. 6월 4주차 5대 주요 철강제품의 총 생산량은 910.72만 톤으로 전주 대비 19.23만 톤 증가했고, 5대 주요 철강제품의 재고 물량은 1773.9만 톤으로 전주 대비 12.32만 톤 증가했다.
이처럼 수요 및 공급 측면에서 악재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감산 조치에도 고로 및 전기로 생산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현지 철강업계에서는 계절적 비수기로 인해 국내는 물론 아시아 수출국들의 관련 수요가 모두 감소하고, 미국과 EU의 수입 규제로 제조업 수출도 부진한 상황에서 감산 조치가 미흡할 경우 당분간 철강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도와 아세안은 제조업 경기 호조에도 저가의 중국산 수입재 침투가 지속되는 동시에 몬순시즌 비수기 진입으로 건설 부문의 수요가 줄면서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인도와 아세안은 제조업 부문은 견조한 수요가 지속되고 있으나, 비수기에 따른 건설 부문 수요 부진과 역내 생산능력 확대 및 수입 증가에 따른 공급 과잉이 지속되면서 당분간 철강 가격이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일본은 제조업 경기 호조와 재고 물량 감소, 제강사들의 출하가격 인상에도 고금리에 따른 건설 경기 부진과 계절적 비수기 진입으로 인해 철강 가격이 보합 수준에 머물렀다. 일본 철강시장은 제조업 부문 호조에도 비수기에 따른 건설 부문 부진으로 당분간 철강 가격이 약보합세에 머무를 전망이다.
미국 철강시장은 제조업 경기 호조로 판재 가격은 보합 수준을 유지했으나, 바이든 행정부의 수입 규제 강화 및 인프라 투자 확대에도 원료 가격 하락과 제강사들의 가동률 상승에 따른 공급 물량 확대, 고금리 지속에 따른 내수 경기 둔화 등이 겹치면서 건설재 가격은 하락했다. 미국은 제조업과 인프라 부문을 중심으로 수요산업 경기 호조가 지속되고 있지만 원료 가격 하락과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민간주택시장 부진, 공급 과잉이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건설재 중심으로 철강 가격 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유럽은 역내 국가들의 경기부양책과 세이프가드 연장, 완제품 수입 관세 인상 등 수입 규제 강화에도 원료 가격 하락과 제조업 경기 부진, 홍해지역 긴장에 따른 공급망 충격과 자동차 생산 감소와 고금리에 따른 건설 부문 침체로 인해 철강 가격이 보합 수준에 머물렀다. 유럽 철강시장은 세이프가드와 중국산 전기차 관세 인상 등 철강 및 수요산업 분야에 대한 수입 규제 강화에도 공급망 충격과 에너지 대란 장기화에 따른 수요 둔화가 지속되면서 철강 가격이 보합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