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업계가 탄소중립을 위한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에서도 철강산업의 대기오염물질 배출 증가 등이 심화되고 있다며 고로 감축과 수소환원제철기술 개발, 전기아크로 확대 등 강력한 탈탄소화 정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충남환경운동연합, 광양환경운동연합, 당진환경운동연합, 포항환경운동연합,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 기후솔루션, 액션 스픽스 라우더(Action Speaks Louder) 등 7개 시민단체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제철·제강업이 사업장별 연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자료를 공개하기 시작한 2016년 이후 처음으로 2023년 업종별 배출량에서 32.1%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도까지 줄곧 업종별 배출량에서 1위를 차지했던 발전업은 28.6%를 차지해 2위로 내려앉았다.
환경부가 6월 26일 누리집을 통해 공개한 굴뚝 자동측정기기(Tele Monitoring System. 이하 TMS) 부착 전국 대형사업장 943곳(배출구 3,383개)의 2023년 연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분석한 결과 전체 배출량 22만441톤 중 제철·제강업은 7만695톤을 배출해 32.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황산화물의 경우 전체 배출량 6만2,878톤 중 제철·제강업이 3만 1,550톤을 배출해 50.2%로 자료 공개 이후 처음으로 과반을 넘어섰다.
업종별 TMS 배출량 비교. (출처=충남환경운동연합)이로써 제철·제강업은 사업장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공개하기 시작한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업종별 배출량에서 1위에 올라섰다.
그 전까지는 석탄화력발전소가 포함된 발전업이 줄곧 1위를 차지했었는데 2023년도 배출량에서는 6만2,997톤을 배출해 28.6%에 그치면서 제철·제강업에 1위를 내줬다.
발전업은 석탄화력발전소가 미세먼지 배출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계절관리제 등으로 가동률이 줄어든 데다 설계수명 30년이 다한 발전소가 잇따라 폐쇄되면서 해마다 배출량이 줄어들고 있다.
반면 제철·제강업은 석탄을 태우는 고로의 용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고, 고로 브리더에서의 오염물질 불법 배출 논란과 전국적 대기오염 측정대행업체의 조작 사실 적발 이후 TMS 설비가 증가되면서 배출량이 증가했다.
이로 인해 단일 제철소로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광양제철소가 입지한 전라남도가 처음으로 충청남도를 2위로 밀어내고 1위로 올라섰다.
전국 시군구별 배출량에서도 전남 광양시가 3만1,671톤(14.37%)으로 1위, 경북 포항시가 2만 2,850톤(10.37%)으로 2위, 충남 당진시가 2만1,855톤(9.91%)으로 3위를 차지하는 등 일관제철소 소재지역이 상위권을 독식했다.
이들 3개 제철소의 TMS 배출량을 보면 포스코 광양제철소 2만8,226톤, 포스코 포항제철소 2만80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1만2,857톤 순으로 사업장 배출량 순위 1~3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년 대비 각각 36%, 41%, 23% 증가했다.
철강업계는 배출량 증가의 원인을 TMS 설비 증가로 돌리고 있으나 환경단체들에서는 ”이는 반대로 그동안의 TMS 설비의 수가 너무 적어 배출량 집계가 실제보다 과소 집계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제철소에서 발생한 부생가스를 원료로 전기를 생산하는 부생가스 발전소의 경우 별도 사업장의 배출량으로 집계되고 있어 이를 합칠 경우 제철소의 실제 배출량 규모는 더 늘어나며, 최근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에 LNG 자가발전을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어서 이로 인한 대기오염물질 및 온실가스의 배출량은 더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7개 환경단체는 ”철강사는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획기적으로 저감할 근본적 대안인 수소환원제철기술개발과 함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오염물질 배출의 주범인 고로의 확대 중단 및 감축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대기오염물질과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직접환원철(DRI)과 고철의 사용 증가 등 브릿지(Bridge) 기술 도입과 재생에너지 조달 목표 수립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 또한 철강산업의 탈탄소화와 대기오염물질 저감을 위해 유럽, 일본 등에 비해 현저히 낮은 재정지원을 대폭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