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구촌 곳곳에서 이상기온 현상이 빈번히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소식을 접할 때마다 지구온난화 부작용이 생각보다 실생활에 밀접해 있음을 느끼게 되면서 산업계의 탈탄소화 노력이 더 빨라지고 분명한 성과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흔히들 철강을 주요 온실가스 배출처로 인식하기도 하는데, 사실상 철강산업은 이미 상당한 친환경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우리는 철을 원료로 또는 소재로 만든 제품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직장과 안식처인 아파트, 오고 가는 교량의 기본 골격은 철강재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냉장고, 세탁기, 편리한 이동수단인 자전거, 버스, 자동차, 선박 등도 철강을 주요 소재로 만들고 있다. 철강은 분명 우리 일상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소재이다. 탄소섬유 등의 신소재가 철강을 대체할 것으로 예견되기도 했지만 적어도 경제적인 측면에서 철강을 대체할 수 있는 소재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최근 미세먼지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게 되면서 지구온난화와 미세먼지의 주요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는 석탄 사용을 줄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유연탄을 원료로 사용하고 있는 철강 제조업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일부는 가까운 미래에 철강산업의 생산활동도 가급적 줄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탈탄소 경제가 다가오면서 발전·에너지 분야 외에 철강에서의 산업 전환이 가장 큰 부담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최근 당진제철소에 LNG발전소 추진에 대해 시민·환경단체들의 반대에 부딪혔고, 포항제철소는 수소환원제철 사업부지 마련을 위한 해안 매립에 시민단체의 반대로 지연되다가 겨우 대체 부지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산업에 대한 이 같은 시각은 적절한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단순히 철강 생산과정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철강산업이 환경에 일정 정도의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연료·원료 채굴, 조달, 생산, 판매 및 재활용 등 제품을 중심으로 철강산업의 모든 활동 특히 철강제품이 연관산업 환경 개선에 미치는 전생애주기(LCA) 시각에서 보면 철강산업은 여타 제조업 대비 매우 친환경적이다. 유럽 등 서구권에서는 철강산업에 대한 환경성 분석결과를 생산의 관점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전체 제품 생산의 전 과정적 관점에서 보려고 한다. 이에 대한 실제 연구 결과를 보면, 철강은 경쟁 소재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고 또한 친환경적일 수 있다는 흥미로운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철강 생산공정에서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나감과 동시에 자동차, 선박 등에 적용할 수 있는 경량화 철강을 통한 직간접 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사용된 철강재는 거의 100% 재활용할 수 있는 귀한 자원이기도 하다. 현재 국내외 철강업계의 탈탄소화 노력은 다른 산업과는 비견하지 못할 정도로 치열하다. 어쩌면 생존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철강산업에 대해 좀더 애정 어린 눈길과 관심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