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EU 등 주요 선진국들이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CBAM) 등 탄소 규제를 강화하면서 중국과 인도 등 주요 신흥국들과 무역 갈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철강산업의 탈탄소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분쟁을 방지하는 동시에 다자간 무역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계무역기구(WTO) 장 마리 포감(Jean-Marie Paugam) 사무부총장은 “철강 부문의 탈탄소화를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 투입물, 가치 사슬 외에도 혁신적이고 협력적인 세계 무역 거버넌스가 필요하며, 그 핵심은 다자간 시스템을 수용하고 세계화를 역전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주요국들 간에 조정되지 않은 기후 정책은 그린 스틸의 미래를 크게 방해할 수 있습. 전 세계적으로 70개가 넘는 탄소 가격 책정 접근 방식이 있는 현재의 상황은 탄소 배출에 따른 기후 위험을 악화시킨다.
포감 사무부총장은 “일부 국가들이 철강산업 부문에 투입하는 국가 보조금은 철강산업의 녹색 전환을 가속화하고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지만 무역과 재정적 여유가 적은 소규모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7월 둘째 주 중국 장인(Jiangyin)시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WTO는 희토류, 중요 광물 및 철스크랩과 같은 재활용 가능한 재료의 수출 제한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는 탈탄소화를 향한 세계적 경로를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표준 및 규정과 관련하여 우리는 호환되지 않는 탄소 배출량 측정 방법론의 확산을 관찰하고 있으며, 이는 무역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WTO의 시스템은 투자자들에게 위험 관리 및 비용 절감 도구 또는 ‘보험’ 역할을 할수 있다. WTO의 첫 번째 임무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무역 긴장을 완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환경 정책의 무역 측면에 대한 조정을 개선하고 무역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새로운 양식과 플랫폼을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WTO에 따르면 현재 미국과 중국은 철강 무역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지만 무역 관련 기후 조치의 상호 운용성에 대한 새로운 다자간 시스템 구축을 옹호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다양한 기후 정책 조합 간의 차이를 완화하고 동등성에 대한 인식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은 모두 철강 부문의 탈탄소화 표준에 대한 WTO에서의 구체적인 논의를 요구하고 있다.
포감 사무부총장은 “WTO 회원국은 공통 배출량 측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무역 마찰을 줄이고 탈탄소화 투자에 대한 확실성을 제공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최근 WTO 사무국과 세계철강협회(WSA)는 철강산업 ‘탈탄소화를 위한 철강 표준 원칙(Steel Standards Principles)’에 대한 다중 이해 관계자 토론회를 소집했다. 토론회의 목표는 불필요한 표준 확산을 사전에 예방하고 방법론의 융합을 장려하는 것이다.
포감 사무부총장은 “이것은 특정 부문 내에서 직접적인 공공-민간 파트너십을 통해 새로운 접근 방식을 나타내는 선구적인 작업”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WTO는 세계 철강산업계의 행동이 필요한 네 가지 주요 영역을 파악했다. 이 조직은 특히 주요 선진국들과 신흥국들 간 무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시기에 철강산업계가 다자간 무역 시스템을 소리 높여 지지하기를 원한다. 또한 전 세계 정부가 다자간 협상에 참여하여 정책을 보다 상호 운용 가능하게 만드는 데 협력하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포감 사무부총장은 “세계 철강산업계가 그린 스틸의 정의를 뒷받침하는 평가 방법의 융합을 지원해야 하며, 이러한 목표를 가능한 한 빨리 달성하기 위해 표준 설정 기관 및 규제 기관과 협력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