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특수강봉강 수출이 7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 일반 제조업 수출이 회복세를 보였지만 소재인 특수강봉강은 업계의 감산과 가격 경쟁력 악화로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산 특수강봉강 수출은 22만 2,084톤(스테인리스강 포함)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0.3% 감소했다. 아울러 2017년 상반기 이후 상반기 최저 수출량으로 확인됐다.
연도별로 상반기 수출량은 2017년 21만 9,344톤, 2018년 33만 5,533톤을 기록하고 2019년 34만 3,413톤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상반기 수출은 2020년 24만 2,807톤, 2021년 32만3,372톤, 2022년 25만 5,431톤, 2023년 24만 7,534톤으로 2021년을 제외하고 20만 톤 초·중반대 수준으로 감소하고 있다.
특히 올해 수출은 태국과 벨기에, 인도네시아, 일본, 브라질, 중국 등 대륙을 가리지않고 주력 수출국 중심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 중에서도 지난해 수출 상위 3개국인 태국, 일본, 벨기에향 상반기 수출은 4만 1,643톤, 1만 8,077톤, 1만 7,823톤을 기록해 각각 전년 동기 4.7%, 19.7%, 39% 급감했다.
반대로 대만과 호주향 상반기 수출이 1만3,223톤, 8,329톤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8.3%, 103.9% 급증하는 호조를 보였다. 다만 전체 수출 감소세가 커서 이러한 부분적 수출은 빛을 발했다.
수출 급감의 원인 중 하나는 생산량 감소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 1~5월 특수강봉강 생산은 115만 3,511톤으로 2020년 110만 345톤을 기록한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2021년에는 코로나 보복 소비 등의 영향으로 반기 생산량이 159만 6,216톤 수준까지 급증했었으나, 중국산 수입 급증과 국내 제조업 부진이 겹치며 2022년 129만 6,088톤, 2023년 121만 5,119톤 등으로 매년 적지 않은 감산이 이뤄지고 있다.
올해 역시 중국산 수입 급증과 국내 수요 부진 등으로 국내 특수강 봉강업체는 대대적 감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더해 규모의 경제 축소로 가격 경쟁력도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국산 평균 수출단가는 톤당 1,131달러로 같은 시기 국내로 수입된 중국산 톤당 746달러에 비해 51.5%나 높은 상황이다.
국내 특수강 업계는 중국산에 대한 반덤핑 제재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생산 감소와 수출단가 격차 악화 등으로 수출 상황이 지속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수입은 수입량이 급증한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특수강봉강 수입은 40만 1,218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 소폭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수입은 74만 5,870톤으로 2022년 대비 34.6% 급증했는데 올해도 지난해 수준으로 수입 물량이 국내로 밀려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나 중국산 수입량이 압도적으로 많다. 올해 상반기 중국산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36만 4,808톤을 기록했다. 중국산 수입이 전체 수입의 90.9%를 독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전체 수입이 소폭 감소한 반면 중국산 수입이 3%가량 증가한 것은 그만큼 중국산의 시장 영향력만 확대되고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게다가 올해 상반기 특수강봉강 수입 평균단가는 톤당 943달러로 2021년 상반기 톤당 1,300달러, 2022년 상반기 1,008달러보다도 낮아졌다. 이에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삼고(三高)에 몰린 실수요 업계가 덤핑 가격인 중국산(746달러)을 중심으로 수입산을 선호하고 있다.
업계 내에선 늦었지만 하반기에라도 본격적인 통상 대응에 나서야 업계의 생존이 보장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각에선 통상 대응과 함께, 중국의 부동산 및 현지 경기 개선 등도 동반되어야 과잉 수입 상황이 진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