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중국산 철강제품 우회 수입 규제와 멕시코 정부의 신규 철강 수입 규제 정책으로 인해 5월 멕시코의 철강 수입이 14개월 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멕시코철강협회(Canacero)의 데이터에 따르면 물량 기준으로 5월 철강 완제품 수입은 100만 톤으로 전월 대비 18.4%, 전년 동월 대비로는 15.8% 감소했다. 금액 기준으로 5월 철강 수입액은 25억6,000만 달러였으며, 일평균 수입액은 전월 대비 1,100만 달러, 전년 동월 대비로는 2,200만 달러 감소했다.
수입 규제로 인해 철강 수입 물량이 감소하는 동시에 세계 경제 침체에 따른 국제 철강 가격 하락으로 인해 수입액도 비교적 큰 폭으로 감소했다.
멕시코는 팬데믹 이후 미국 정부가 니어쇼어링 정책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철강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그런데 멕시코를 경유한 제3국의 철강재가 USMCA 규정을 악용하여 아무런 규제 없이 미국 시장으로 유입되자 미국 정부와 철강업계는 멕시코산 수입 철강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동시에 멕시코 정부에 제3국, 특히 중국산 철강재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요구했다.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의 제재가 우려되자 멕시코 정부는 지난해 8월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서 생산된 수입 철강에 최고 25%의 관세 인상을 기습 발표한 바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제강원료를 제외한 철강 완제품 수입에 대해 원산지 증명서를 요구한 바 있는데 이는 중국 기업을 겨냥한 조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신규 수입 규제를 실시하면서 원산지 및 품질 관련 인증 취득에 걸리는 시간이 늘어났고, 이로 인해 멕시코의 수요산업계는 적기에 철강을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실제로 지난 6월 일부 수요기업들은 멕시코 정부의 규제로 철강 수입이 지연되어 주요 원자재인 철강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게다가 상당수 수요기업들은 정부에서 철강 수입에 대한 허가를 받지 못해 세관에서의 보관 비용이 증가하여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을 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수요기업 관계자는 "멕시코의 철강 수입 규정이 개정된 시점은 우리가 수입한 철강 화물이 항구에 선적되는 시기였다. 우리는 500톤의 적은 물량을 수입했는데, 정부의 허가가 나지 않아 세관에서 우리 화물을 계속 보관하게 됐고, 이로 인해 우리는 막대한 비용을 지출할 수 밖에 없었다. 수입 허가를 받는 데 워낙 오랜 시간이 걸리는 바람에 보관 비용을 계속 지불하는 것보다 상품을 포기했다고 신고하는 것이 차라리 나은 상황이 됐다"고 토로했다.
한편 현지 수요업계에 따르면 개정된 수입 규정으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제품은 열연강판과 STS판재, 환봉이었으며, 국가별로는 대만과 독일, 중국과 일본산 수입은 감소한 반면 한국과 베트남산 수입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