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열간압연강판 수입원가가 국산 가격을 웃도는 가운데 수입 물량 또한 크게 줄었다. 국내 철강시장 가격 하락에 따라 중국산 열연강판의 가격 경쟁력이 힘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7월 이후 중국 내수 가격 급락에 따라 향후 수입가격과 물량은 반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국내로 수입된 중국산 열연강판 가격은 톤당 563달러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4달러 하락했다. 다만 가격 변동 폭은 크지 않았으며, 중국산 열연강판 수입가격은 지난 5월부터 3개월 연속 560달러대를 형성하고 있다. 환율과 각종 부대비용을 포함한 7월 중국산 열연강판 수입원가는 톤당 79만~80만 원을 형성하며 전월과 유사한 수준을 나타냈다.
자료=본지조사이에 중국산 열연강판 수입원가는 국산 열연강판 유통가격을 소폭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국산 열연강판 유통가격은 80만 원 후반대의 가격을 형성했으나 2분기 이후 국내 시황 악화의 영향으로 하락을 기록했다.
4월 이후 국산 열연강판 유통가격은 80만 원 초반대를 형성했으며 7월 이후 80만 원 선이 붕괴됐다. 국산 열연강판 유통가격이 80만 원 이하의 가격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20년 연말 이후 3년 7개월 만이다.
중국산 열연강판은 가격 경쟁력을 잃음과 동시에 물량 또한 크게 줄었다. 7월 열연강판 전체 수입은 약 22만6천 톤으로 전월 대비 약 2만2천 톤 늘었지만 중국산 수입은 5만5천 톤에 불과해 전월 대비 약 1만7천 톤 줄었다. 이에 중국산 열연강판 월간 수입량은 지난 2022년 1월 3만3천 톤 이후 2년 반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을 나타냈다.
최근 중국산 물동량 감소는 국내 가격 하락과 함께 중국 당국이 지난 5월부터 시행한 ‘마이단(買單) 수출’ 단속 강화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중국 철강업계는 불법적인 경로를 통한 저가 수출을 근절하겠다며 대대적인 단속 계획을 알린 바 있다. 이에 중국의 철강재 저가 수출이 화두에 오르자, 마이단 수출 또한 철강업계 공통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마이단 수출’은 탈세와 외화 도피 등을 목적으로 수출입 회사의 통관 서류를 위조하거나 구매해 무역 활동을 하는 것은 말한다. 통관 문서에는 통관 양식, 통관 위임장, 포장 양식, 상업 송장, 수출 계약, 검사 위임장, 창고 보관 위임장 등을 포함된다.
마이단 수출의 경우 해외 계좌 혹은 개인 계좌로도 물품 대금이 입금할 수 있으므로 거래 대금과 수취 금액과의 일치를 이루기 어렵다. 또 수출의 기업의 경우 허위 부가가치세 특별 송장을 취득하는 등 환급금을 편취하는 등으로 탈세 행위를 저지르기도 했다.
이와 같은 불법적인 경로를 통한 중국산 철강재 수출입이 늘었으며, 특히 저가 중국산 열연강판이 국내 철강업계의 부담으로 작용한 바 있다. 다만 중국 당국의 단속 개시로 인해 저가 물량이 줄어들 것이란 기대감도 컸으며 실제 6~7월 수입량은 10만 톤을 밑돌았다.
그럼에도 철강업계는 9월 이후 중국 열연강판 물동량이 다시금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중국 열연강판 가격이 내수 시황 부진의 영향으로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7월 하순 기준 중국 열연강판 평균 가격은 3,400위안대를 기록하며 2020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한국향 오퍼(Offer)가격 결정에 지표 활용되는 중국 열연강판 선물가격도 3,470위안대를 형성 중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산 물동량이 줄었지만, 9월 이후 물량은 늘어날 가능성이 존재한다”라며 “국내 가격도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지만, 중국 가격 하락 폭이 더욱 큰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