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철강 시황 부진의 영향으로 후판 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수출용 제품의 가격이 여전히 국내 유통가격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철강업계는 부진한 국내 시황을 극복하기 위해 올해 제품 수출을 늘리고 있으며, 내수 시장에서 놓친 수익성까지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7월 국산 후판 수출가격은 전월 대비 소폭 하락했다. 지난 7월 국산 후판 평균 수출가격은 톤당 746달러를 기록해 전월 대비 23달러 하락했다. 7월 후판 평균 수출가격을 원화로 환산한 가격은 톤당 105만2천 원(7월 평균 환율) 수준이다.
자료=본지조사지난 4월 국산 후판 평균 수출가격은 883달러를 기록했으며 원화 기준 가격은 123만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7월 수출가격이 연중 고점과 전월 대비 하락했지만 국산 유통가격 대비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국산 후판 유통가격이 톤당 90만 원 안팎까지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제품 수출가격은 내수 유통가격 대비 15만 원가량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후판 수출이 국내 유통가격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해외 후판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주요국 후판 가격이 국내 가격 대비 높게 형성되어 있는 부분이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지난 7월 기준 미국 내수 시장 후판 가격은 톤당 1,300달러 안팎을 나타냈으며, 일본 시장 후판 가격은 톤당 920달러 안팎을 형성했다.
반면 내수시장은 비조선용 시황 부진의 영향으로 유통가격 약세가 심화하고 있다. 1분기 한때 국산 후판 유통가격은 톤당 100만 원 후반대를 형성했으나 2분기 이후 시황 악화를 경험하며 90만 원 후반대로 내려앉았다. 더욱이 7월 국산 후판 유통가격은 90만 원 초반선까지 하락했으며, 더욱 낮은 가격의 물량이 시장에 등장하기도 했다.
조선용 후판 시황도 부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국내 조선업계의 견조한 수주 잔량을 바탕으로 국산 후판 판매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실제 판매량은 줄어든 모습이다. 본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누계 기준 국산 후판 판매는 287만 톤으로 전년 대비 10.7% 줄었다.
반면 저가 중국산 후판을 중심으로 제품 수입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올해 중국산 후판 수입은 약 85만9천 톤으로 2016년 이후 8년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한편, 국내 철강업계는 부진한 내수 시황 극복을 위해 제품 수출을 크게 늘렸다. 올해 7월 누계 기준 국산 후판 수출량은 약 188만 톤으로 전년 대비 7.9%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