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내 철강업체들의 급격한 철강 생산능력 확대와 자국 내 감산 조치와 주요 수출국들의 규제를 피하기 위한 중국 철강업체들의 투자 증가로 인해 아세안 국가들의 철강 공급 과잉이 심화되는 가운데 역내 국가와 철강업체들이 과잉 생산 해소를 위한 실질적이고도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동남아시아철강협회(SEAISI) 여위진 사무총장은 “2019년부터 본인은 아세안 철강산업의 다가올 과잉 생산능력 문제를 강조해 왔다. 오늘날 그것은 더 이상 다가올 것이 아니라 아세안 철강산업에 대한 임박한 위협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황은 계속 악화될 것으로 보이며 이 지역에서 더 많은 프로젝트가 시작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中·아세안, 수요 감소에도 철강 생산능력 증가 지속으로 세계 철강 공급과잉 주도
일반적으로 철강산업의 과잉 생산능력은 낮은 공장 가동률을 특징으로 한다. 이는 산업의 생산량이 매우 낮다는 것을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공장 가동률이 설치 용량의 50~80% 미만이다.
현재 세계 철강시장의 공급과잉을 주도하는 지역은 중국과 아세안이다. 우선 중국 철강시장을 살펴보면 중국 정부의 감산 조치가 무색함을 확인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S&P Global Commodity Insights에 따르면 중국 철강업계는 2024년에 8,220만 톤의 선철 생산용량과 1억1,400만 톤의 조강 생산용량을 가동할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패스트마켓(Fastmarkets)은 중국에서 전통적으로 강철 소비의 정점 기간인 ‘황금의 3월과 은의 4월’ 기간이 극심한 이상기후와 경기부양책 부족, 부동산 부문의 약세로 인해 강철 수요가 약해져서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2024년 2분기에 새로운 철강 재고 증가와 유지 관리가 계획되었다.
과잉 생산능력이 있는 다른 지역은 아세안이다. 아세안 지역의 경우 2022년 7,810만 톤의 조강 생산능력을 확보했는데, 2030년까지 조강 생산능력이 1억8,250만 톤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신규로 증가하는 1억440만 톤의 생산능력 중 8,360만 톤을 고로 생산능력이고, 나머지 2,080만 톤은 DRI 또는 전기아크로(EAF) 생산능력이다.
그러나 2022년 아세안의 철강 수요는 7,510만 톤에 불과했으며, 아세안이 연 평균 7.3%의 수요 증가율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1998년부터 2018년까지 가장 높은 철강 수요 증가와 동일), 2022년부터 철강 수요가 1억8,250만 톤에 도달하는 데 약 12.6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팬데믹 당시의 경제 위축을 무시하고 1997년부터 2023년까지의 아세안 지역 철강 수요 증가율은 연 평균 3.3%에 불과하며, 이 경우 역내 철강 수요가 1억8,250만 톤까지 도달하는 데 약 27.5년이나 걸린다.
과잉 생산능력에 中·아세안 철강업계 수익성 저하, 밀어내기 수출 증가에 무역 분쟁 급증“아세안 철강업계, 중국산 수입재에 대한 규제 강화 및 과잉 생산 해결 위한 협력 필요”
한 산업의 과잉 생산능력은 종종 경쟁 심화와 가격 하락을 불러오다가 결국 산업의 재정적 손실로 이어진다.
실제로 SEAISI에 따르면 2018년 4분기부터 2020년 1분기까지 6개 분기에 걸쳐 아세안 지역의 과잉 생산이 지속되는 가운데 철강시장에 신규 진입자가 등장하면서 말레이시아의 6개 상장 기업이 2억2,400만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한다.
게다가 과잉 생산이 지속되는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면 손실이 더 커져 사업이 중단되고 철강 부문에 대한 투자까지 감소할 수 있다.
또한 어떤 산업이 과잉 생산능력을 갖고 있다면, 그 국가의 수출이 상당히 증가할 것이다. 이는 중국과 아세안의 철강 과잉 생산능력 사례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중국은 지난 1년 정도 동안 막대한 양의 철강을 수출해 왔고, 이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과 같은 아세안 국가들도 마찬가지이다.
중국과 아세안의 수출 증가는 주요 수출시장인 유럽과 같은 국가의 시장 가격에 압력을 가하고 철강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처럼 밀어내기 수출이 지속되면서 해당 수출국의 철강산업이 손실을 보게 된다면 해당 국가의 무역 규제 조치를 불러오게 될 것이다. 가까운 장래에 중국이나 아세안 국가들에 대한 철강 수입 규제 조치가 급증해도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닌 것이다.
여위진 사무총장은 “현재 아세안 철강산업은 자체적인 과잉 생산능력으로 인해 주요 선진국들로부터 수입 규제를 당할 위기에 처해 있는 한편 중국산 수입재 급증으로 인해 공급 과잉에 따른 수익성 저하에 직면하고 있다. 반덤핑, 상계관세, 보호조치와 같은 무역구제조치는 역내 철강산업을 불공정한 무역 관행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다. 그러나 이러한 구제조치는 산업에 전혀 또는 최소한으로 피해를 입히지 않도록 신속하게 실행되어야 한다. 기술적 문제에 근거한 무역구제조치를 미룬다면 역내 철강산업의 생존력에 돌이킬 수 없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잉 생산능력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아세안 각국 정부는 자국 철강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이러한 문제에 개입하기 위한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리고 아세안철강협회(SEAISI)를 포함한 역내 철강업계는 이 문제를 긴밀한 민관 협력이 필요한 사례로 보고, 지역 내 과잉 공급으로 인해 악영향을 받고 있는 철강업계의 생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태국 철강업계가 자국 정부에 중국 철강업계의 투자 확대로 인한 자국 내 공급 과잉과 철강업계의 경영위기를 강조하며 중국 철강업체들에 대한 투자 규제를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SEAISI의 성명 발표를 계기로 아세안 국가들의 중국 철강업체에 대한 투자 규제와 중국산 철강재에 대한 수입 규제 강화 여부에 아시아 철강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