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경제 및 금융 분석 연구소(IEEFA)에 따르면 탄소중립으로 떠오르는 그린 스틸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남호주가 새로운 그린 스틸 공급망의 중심에 서게 됐으며, 호주 정부가 국내에서 그린 수소 기반의 수소환원제철소 건설은 물론 세계 철강업계의 탈탄소화에 맞춰 고품위 철광석 수출시장을 새로 개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EEFA는 새로운 보고서를 통해 “일부 글로벌 철강 제조업체의 경우 수급 안정을 위해 철광석을 직접 생산하려고 하며, 수입하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에 호주 정부는 국가 주요 산업인 광산업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미래의 그린 스틸 생산을 위한 고품위 철광석 수출시장 개척을 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IEEFA는 호주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그린 스틸 공급망 구축과 철광석 신수출시장 개척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IEEFA)그린 스틸은 고로 기반 제철 공정에서 가스나 석탄을 사용하는 대신 그린 수소를 사용하는 직접 환원 철(DRI) 공정에서 철광석을 환원할 때 생산된다. DRI는 현재 고로보다 더 높은 품질의 철광석을 필요로 하는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성숙한 기술이다.
광산업체인 포테스큐(Fortescue)가 그린 수소 생산 일정을 연장한다는 소식에 대한 상당한 과잉 반응에도 불구하고, 철강 제조와 같은 산업 분야에서 그린 수소의 역할은 굳건해지고 있다. 실제로 포테스큐는 그린 수소에 대한 의지를 계속 유지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남호주가 누리는 주요 이점은 DRI 생산에 적합한 함량 67% 이상 고품질 철광석의 방대한 매장량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마그네타이트광업(Magnetite Mines)을 포함한 광산업체들은 이를 개방하기를 열망하고 있다.
이 주에 대한 다른 주요 이점은 전력 구성에서 재생 에너지의 비중이 매우 높고 증가하고 있다는 점과, 그린 수소와 고품위 철광석에 대한 주 정부의 지원이 현재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주 정부의 새로운 ‘녹색 철강 전략(Green Iron and Steel Strategy)’은 어퍼 스펜서 만(Upper Spencer Gulf)에 새로운 녹색 철(Green Iron) 공장을 설립하는 것을 포함한다. 또한 새로운 철광석 광산에서 생산, 첫 번째 그린 스틸 선적, 새로운 DRI 공장 건설, 석탄 수입 종료를 목표로 한다. 남호주 정부의 전략에 따르면 이 모든 프로젝트가 모두 2030년까지 완료된다. 올해 6월 주 정부는 관보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주에 그린 스틸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할 산업 파트너를 모집한다고 발표했다.
IEEFA의 글로벌 철강 수석 애널리스트인 사이먼 니콜라스(Simon Nicholas)는 “고품질 철광석과 이미 수력 발전을 통해 탈탄소화된 전력망이 있는 지역에서 글로벌 그린 스틸 공장의 첫 번째 물결이 예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 캐나다, 브라질 등 이러한 이점이 있는 곳에서는 이미 국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호주 정부는 1kg당 2호주달러의 그린 수소 생산 세액 공제를 제공하고 있는데, 캐나다와 브라질도 그린 수소 생산에 대한 세액 혜택을 도입하고 있다. 이외에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도 저탄소 철광석 거래에서 기회를 갖고 있다.
니콜라스 애널리스트는 “남호주는 화석연료에서 풍력과 태양광으로 빠르게 전환하여 전력망을 탈탄소화했다는 점에서 독특하며, 이를 통해 이 주는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여 그린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게 되었는데, 그렇지 않았다면 이 수소 생산이 제한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 생산된 그린 수소는 남호주 고급 철광석을 그린 스틸로 가공하는 데 사용할 수 있으며, 이를 해외 철강 제조업체로 수출하여 저탄소 강철로 가공할 수 있다. 호주에서 남호주는 고품위 철광석 기회를 주시하는 유일한 주가 아니다. 퀸즐랜드는 파이프라인에 그린 수소 프로젝트가 하나 있으며, 서부 호주는 더 높은 등급의 철광석으로 초점을 옮길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호주는 주요 수출국 제철업체가 철광석 대신 그린 수소로 생산한 열연탄철(HBI)을 수입하는 것에 대한 저항을 극복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린 수소를 저렴하게 생산하여 녹색 철의 비용을 낮출 수 있다면 경제적 근거가 너무 강해서 무시할 수 없을 수도 있다.
니콜라스 애널리스트는 “EU 회원국 정부들은 철강 제조업체가 국내에서 고로에서 DRI로 운영을 전환하도록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해외로 제철소가 이전하는 것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시아 주요국 정부도 철강 제조업체가 해외로 제철소를 이전하는 것을 꺼릴 수 있다. 그러나 그린 수소 생산이 저렴한 지역에서 녹색 철을 수입하면 화석 연료에서 벗어나는 글로벌 강철 기술 전환의 전체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호주는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글로벌 그린 스틸 경쟁에서 자연적, 지리적 이점을 활용하기 위해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의 철광석 수요가 정점을 지났기 때문에 아시아 개발도상국이 그 빈자리를 메울 가능성은 낮다. 2020년대 말에 상당한 철광석 공급 과잉이 예상되므로 호주가 장기적으로 철광석(또는 철) 산업을 재편해야 한다. 호주는 철광석 외에도 그린 스틸 수출국이 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지만, 연방 정부와 주 정부는 해외에 철광석 시장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 일본, 한국과 같은 주요 철강 제조업체의 정부와 협력해야 할 수도 있지만, 신흥 아시아 국가의 정부와도 협력해야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