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국내 건설 경기가 역대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면서 선재 수입은 전반적인 감소세가 지속됐으나 수요가들이 경기 부진에 따른 수익성 저하로 인해 저가 소재 채택을 늘리면서 중국산 수입은 오히려 증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예년과 달리 올해 9월과 10월에도 중국의 건설 및 인프라 부문 부진이 지속되면서 건설용 철강재의 저가 수출이 증가하면서 국내 시장에 중국산 선재 수입은 오히려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철강업계와 관련 협회, 정부 당국 및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9월 성수기 진입에도 예년과 달리 건설 및 인프라 부문의 경기 부진은 지속될 전망이다.
우선 중국의 시장분석기관 CRIC 데이터에 따르면 8월 중국 상위 100대 부동산업체의 매출액이 2,512억 위안(약 47조 원)으로 전월 대비 10%, 전년 동월 대비로는 무려 27.8%나 감소했다.
그리고 중국 내 부동산 애널리스트 여론조사에 따르면 2024년 부동산 매매는 지난 조사의 부진 전망치 10.0%보다 가파른 16.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투자는 5월 전망치 10.0%보다 10.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와 같은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주택 부문의 비중이 큰 선재 수요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 부문의 호조에도 중국의 8월 중국의 제조업 PMI가 49.1로 넉달째 위축되면서 자동차를 제외한 제조업 부문의 선재 수요도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인프라 부문 또한 수요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내 대다수 지역에서 새로운 인프라 프로젝트가 거의 시작되지 않았으며, 조사된 프로젝트 중 84%가 자금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중국 철강업계에서는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와 자동차를 제외한 제조업 경기 둔화, 신규 인프라 프로젝트의 부재로 인해 예년과 달리 성수기인 9~10월에도 선재 수요가 감소하면서 가격도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 내 수요 감소와 가격 약세가 지속될 경우 중국 철강업계의 밀어내기 수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국내 선재 및 가공시장에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강선재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과 EU가 강력한 중국산 수입 규제를 시행하는 상황에서 중국 철강업계의 목적지는 한국과 일본, 아세안, 인도 등 아시아 국가에 집중될 수 밖에 없다. 최근에는 중남미는 물론 아세안과 인도 등 신흥국들도 중국산 철강재에 대한 관세 부과 등 수입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중국 선재업계가 노릴 수 있는 시장은 한국과 일본 정도”라고 지적했다.
STS선재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판재업계를 중심으로 중국산 수입재에 대한 수입 규제 강화 등을 적극 추진 중이나, 선재업계의 경우 인증은 물론 공공조달 및 수입 HS코드 등 관련 규정이 미비하여 수입 규제를 강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 게다가 최근 들어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 내의 선재 재고 물량이 워낙 많아 밀어내기 수출이 단기간 내에 중단되지도 않을 것이다. 특히, 올해 대선을 앞두고 미국이 수입 규제를 강화한 데다 EU와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들은 물론 신흥국들까지 중국산 수입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그 부메랑을 국내 선재 및 가공업계가 그대로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선재 및 가공업계에서는 중국 내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들의 수입 규제로 인해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 물량이 국내 시장에 가장 많이 쏟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선재 및 가공업계에서는 민관 협력을 통해 국내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