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CBAM)이 2026년 1월부터 전면 발효됨에 따라 인도의 철강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실제로 세계은행에 따르면 인도는 EU에 대한 철강 수출량이 많고 철강 제조 시 온실가스 배출 강도가 높아 CBAM 노출 지수에서 짐바브웨, 우크라이나, 조지아, 모잠비크에 이어 최상위에 올랐다. 세계은행이 설계한 이 지수는 다양한 국가의 상대적인 CBAM 노출을 측정한다.
EU CBAM은 탄소 규제 프레임워크가 훨씬 덜 엄격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비EU 국가로의 생산 이전 및 탄소 배출 누출을 제한하기 위해 고안되었으며, 글로벌 무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EU에 대한 아시아의 총 수출이 누적 1.1%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제안된 규제의 영향은 모든 국가에 동일하지 않다.
과학 및 환경 센터(Centre for Science and Environment, 이하 ‘CSE’)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환산량(CO2e) 1톤당 100유로(또는 106달러)의 비율로 CBAM은 EU로 수출된 CBAM 적용 상품의 가치를 넘어서 평균 약 25%의 세금 부담을 부과할 것이다. CSE는 2022~2023년을 표본 연도로 삼아 세금 부담이 인도 GDP의 0.05%에 해당할 것으로 추정한다.
유럽철강협회(EUROFER)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EU의 철강 완제품 수입은 2,500만 톤(mnt)을 넘었습으며, 판재류 제품 수입은 2,000만 톤 이상으로 전체 수입의 약 70%를 차지했다.
2023년 EU에 대한 철강 수출 규모 1위는 약 320만 톤을 수출한 한국이었고, 2위는 인도로 300만 톤 이상의 수출량을 기록했다.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인도의 제강 배출 강도는 약 2.55tCO2/tcs(조강 톤)로, 한국(1.7tCO2/tcs), 대만(1.4tCO2/tcs), 터키(약 1tCO2/tcs)는 물론 중국(2.1tCO2/tcs)에 비해 훨씬 높다.
따라서 EU에 대한 인도의 철강 생산업체 및 수출업체, 대다수 1군 제철소들은 CBAM이 본격화될 경우 다른 주요 철강 수출국에 비해 경쟁에서 불리한 입장에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
EU가 인도 철강업체들에게 매우 비중이 높은 수출 시장이라는 사실을 고려할 때, 2026년 1월에 규정이 전면 발효되고 EU-ETS에서 무상 할당이 전면 폐지되면 인도 철강산업이 재무적으로 타격을 받을 가장 높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EU CBAM은 원산지 국가에서 탄소 가격을 지불하면 국경 탄소 관세를 인하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인도에서는 새로운 국내 탄소 시장 형성을 위해 탄소 크레딧 거래 제도(CCTS)가 개발 중이다. 그러나 시장이 CBAM 노출에 대응하기 위해 EU와 동등한 탄소 가격을 제공할 준비가 될 시기는 불분명하다.
인도와 같은 개발도상국의 탄소 가격은 EU와 같은 선진 경제에 비해 구조적으로 약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선진국에서도 탄소세와 배출량 거래 제도와 관련된 경험은 이와 관련하여 아무런 유용함을 제공하지 못했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인도의 탄소세나 가격이 부과되더라도 단기에서 중기적으로는 적어도 CBAM의 영향을 완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지 철강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인도 제철소들은 CBAM 전면 시행에 앞서 수출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CBAM은 제철소가 수출 다각화를 통해 더 높은 수익을 달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량은 EU에 비해 적은 편이며, 마진도 낮아 EU만큼 매력적이지 않다.
일부 관계자들은 CBAM이 탈탄소화 프로젝트를 시작하거나 강화하는 데 필요한 추진력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기적으로 그리고 과도기적 단계로 EU로 향하는 제품에 우선적으로 저배출 생산 공정을 할당하는 것이 확실한 대응방안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