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이차전지 시장 규모와 전망을 살펴보면, 전기차 보급량이 늘어나면서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으며 폐이차전지 성장과도 깊이 연관된다. 2021년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발생량은 440개이며 30년 이후에는 6만개 이상이 배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폐이차전지 시장의 성장은 탄소중립과 순환경제를 이루려는 정책으로 가속화하고 있다. 전국 4개 권역에 거점 수거센터를 구축해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고 자원순환기본법에 따라 폐이차전지를 순환자원으로 인정하여 인허가 등 각종 규제를 완화하기로 발표했다.
또한 지자체 반납 의무 배터리를 대상으로 재사용하는 실증 특례를 적용하는 규제 샌드박스 사업을 진행하였으며 재활용 기술개발·실증, 창업·시장개척, 교육·홍보, 금융지원 등의 정책이 진행되고 있다.
이외에도 2022년 HS코드를 개정하며 폐이차전지를 포함한 전자폐기물을 별도 품목으로 지정해 수출입 현황을 추적할 수 있게 됐다. 2022년 7월까지 폐이차전지 수출량은 약 1,500톤., 수입량은 27만 7,000톤이며 금액으로는 각각 1,500만 달러, 3억 7,000만 달러에 이른다.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폐이차전지 재활용 관련 산업을 확장하는 기업이 점차 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합작한 법인 얼티엄셀즈에서 재활용 업체인 리-사이클과 협력해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시작했다. 중국 내 1위 코발트 생산업체인 화유코발트와도 배터리 재활용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SK이노베이션에는 폐이차전지 양극재 내 리튬 회수 신기술을 통해 사용 후 배터리에서 수산화리튬, 니켈, 코발트 등 금속 자원을 회수해 이를 배터리용 양극재 제조에 활용하는 공정을 개발하고 있다.
삼성SDI에서는 2019년 국내 배터리 솔루션 기업 피엠그로우에 지분투자를 결정했으며 성일하이텍과 업무협약을 맺고 소형전지 불량품 등에서 희유금속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2022년에는 리사이클 연구 랩을 신설해 핵심 광물 고도화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배터리 관련 중소 기업들도 폐이차전지 재활용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성일하이텍에서는 용매추출 기반 폐이차전지에서 니켈, 코발트 등을 회수해 소재화하는 기술의 원천특허를 보유해 기술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에코프로에서도 차세대 전극 양극재 기술을 확보하며 재활용 사업에 뛰어들었으며 2025년 완공을 목표로 SK에코플랜트와 SK에코플랜트 자회사 테스와 함께 헝가리 배터리 재활용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더 나아가 SK에코플랜트는 용매 추출 방식을 적용해 양극재 원자재인 니켈, 코발트 등을 회수하는 기술의 실증 사업을 거쳐 2025년 준공 예정인 경북 경주시 공장에 해당 기술 적용을 준비하고 있다.
이 외에도 두산에너빌리티에서는 폐이차전지 재활용 전문 자회사인 두산리싸이클솔루션을 설립했고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새로운 리튬 추출 공법을 개발해 폐이차전지에서 리튬을 회수하는 친환경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해당 기술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상용 공정 모델의 실증·성능 검증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2년 탄산리튬 상용 모델설계에 착수해 사업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터리 제조사뿐만 아니라 완성차 업체도 폐이차전지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현대차는 폐이차전지를 재활용한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설치해 태양광 발전과 연계하는 실증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대글로비스에서 국내외 폐차장이나 딜러점 등에서 고장난 배터리를 회수해 이들 배터리를 운반하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운송 관계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바이오 디젤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DS단석도 전북 1공장 내 리튬이온배터리(LIB) 재활용 생산라인을 착공했다. 90억 원을 투입해 1,995㎡ 규모 공장을 증설하고 향후 폐리튬이온배터리연간 8,000톤을 처리할 계획이다.
이러한 기업들의 참여를 기반으로 대한상공회의소는 2045년 폐이차전지를 재활용해 국내 기업이 회수할 수 있는 광물 규모를 수산화리튬 2만톤, 황산망간 2만1,000톤, 황산코발트 2만2,000톤, 황산니켈 9만8,000톤으로 추정했다.
글로벌 폐이차전지 재활용 시장은 2022년 65조 달러 규모로 추정되며 2031년에는 351조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약 20%로 예상된다. 폐이차전지 시장은 이차전지 사용 후 배터리 발생량과 연동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 시장 규모 및 연평균 성장률 전망은 북미에서는 2031년 102조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며 연평균 성장률은 15.6%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은 112조와 24%,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137조, 23%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폐이차전지 시장은 주요국의 규제와 추가 성장이 기대된다. EU 이사회는 2023년 배터리 공급망의 지속가능성과 경쟁력을 제고하는 EU 배터리 규정 개정안을 승인했다. 이는 친환경 방식 배터리 생산을 확대하려는 목적으로 배터리 생산자에게 사용 후 배터리 회수 목표가 부여된다. 이에 따라 휴대용 배터리는 2027년 63%, 2030년 73%, 전기 스쿠터 등 경량 운송수단 배터리는 2028년 51%, 2031년 61%로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또한 산업용 배터리와 전기차 배터리에도 2차 원자재 사용 의무가 부여된다. 코발트 16%, 납 85%, 리튬 6%, 니켈 6% 등 폐이차전지에서 추출한 원자재가 포함되어야 하며 최소 포함 비율은 단계적으로 상향될 예정이다. 따라서 폐이차전지 재활용 규제를 기반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도 현재 폐이차전지 재활용 정책을 정립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바탕으로 폐이차전지 재활용 비율을 5%에서 90%까지 대폭 확대하고 폐이차전지 재활용 관련 프로젝트에 약 7,400만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해당 발표는 미국 내 배터리 처리와 부품 제조를 위한 바이든 대통령의 초당적 기반시설법에 따른 28억 달러 자금을 기반으로 하며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절반을 전기차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바이든 정부의 계획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