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철스크랩 가격이 9월까지 내리 급락하면서 국내 시황 변동 여부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올해 철스크랩 수요가 대폭 줄면서 한국과 일본 시장 간 탈동조화 흐름을 보이기도 했으나 점차 커지는 일본산 시세 낙폭으로 수입 확대 가능성과 함께 국내 하방 압력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일본 무역업계에 따르면 9월 첫째 주(6일) 가와사키, 후나바시 등 도쿄만 주요 부두에서 H2 등급 가격은 톤당 4만500~4만1,000엔(FAS)으로 전주 대비 2,500~3,000엔 급락했다.
평균 시세가 4만엔을 밑돌았던 2022년 8월 셋째 주 이후 25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 기간 생철류 신다찌(Shindachi)와 중량 HS 가격도 2,500엔 떨어진 4만5,000~4만5,500엔(FAS)으로 최저점을 갱신한 모습이다.
최근 태풍 산산 여파로 선적 일정 지연과 함께 저가 빌릿으로 판매 채널 제한, 내수 입고통제로 일본 철스크랩 수출 시세는 전방위 하향 조정된 모습이다.
내수 지표인 도쿄제철도 관동 우쓰노미야 공장에서 철스크랩 구매 가격을 3일(화)과 4일(수), 6일(금)까지 각각 500엔씩 연달아 인하하고 나섰다. 회사는 7일(토)에도 500엔 추가 인하했다. 도쿄제철은 원활한 철스크랩 물량 확보·조절을 위해 환율 등 수출 시세를 내수 가격과 밀접하게 연동한다.
이번 인하로 우쓰노미야 공장 H2 단가는 4만3,500엔(EXW)으로 책정된 모습이다. 7월 초 5만2,500엔을 고점으로 내리 급락하면서 주요 거점 가운데 최대 낙폭(9,000엔, 17%)을 기록했다. 2022년 8월 19일(4만3,000엔) 이후 25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며 잇따른 인하에 당시 최저점과의 격차는 불과 500엔까지 초근접한 모습이다.
9월 미국 금리인하 가시화에 따른 엔고 현상으로 철스크랩 수출 시세가 지속 하락하면서 도쿄제철도 꾸준히 발맞춰 단가 인하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중국 시황 침체로 저가 빌릿이 동아시아에 대거 풀리면서 주변국 수요를 억누른 점도 한몫했다.
추가 하락 우려에 일본 도쿄만에서 H2 수출 저점 가격이 4만엔(FOB)까지 내려앉을 경우 운임료 등을 고려한 국내 도착도 가격은 한화 기준 40만원을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최근 남부권 제강사 경량A 매입 단가가 40만원 안팎임을 감안하면 일본산 도착도와 거의 동일선에 놓였다.
일본산 철스크랩 수입이 지속 급감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 같은 흐름이 장기화될 경우 부족한 국내 물동량 대체까지 가능한 셈이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일본산 철스크랩 수입은 110만톤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44.4% 급감했다.
줄어든 제강사 수요에 따라 올해 철스크랩 업계 대부분 매출이 예년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질 만큼 물동량도 급감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강사 수요 감소에도 물동량이 워낙 저조해 가격은 현 수준에서 장기 보합세를 이어갈 것이란 분위기가 우세하나 추석 이슈와 함께 일본산 급락 영향으로 국내 하락 조정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