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국산 후판 생산과 판매가 전월 대비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제조사 후판 공장 보수로 인해 제품 생산이 줄어든 가운데 극심한 내수 부진의 영향으로 제품 판매가 대폭 감소했다.
본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후판 제조 3사가 8월 생산한 후판은 70만6천 톤으로 전월 대비 7%, 전년 대비 6.1% 줄었다. 제조사 공장 보수 기간이 겹치며 제품 생산이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 다만 제품 생산은 8월에도 70만 톤대를 수성하며 지난 5월 이후 4개월 연속 70만 톤 이상을 기록 중이다.
8월 국산 후판 내수 판매는 45만2천 톤을 기록해 전월 대비 6.2%, 전년 동월 대비 12.4% 감소했다. 후판 내수 판매는 지난 1월 이후 7개월 연속 50만 톤을 밑돌고 있다. 내수 부진과 국내 유통가격 하락, 중국발 저가 물량 유입 증가 전망에 따라 제품 판매가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대비 하반기 후판 시황은 더욱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연간 후판 수요가 800만 톤을 밑돌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8월 누계 국산 후판 내수 판매량은 380만5천 톤 수준으로 전년 대비 9.9% 줄었다. 당초 국내 조선업황 개선으로 국산 후판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중국산 저가 물량 유입에 따라 국산 판매는 증가하지 못한 모습이다.
실제로 올해 중국산 후판 수입량은 8월 누계 기준 94만7천 톤으로 전년 대비 7.9% 증가했다. 지난해 중국산 후판 수입은 약 130만 톤으로 2016년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는데, 올해 수입량은 전년 수준을 웃돌고 있다.
이와 함께 조선업계의 중국산 후판 선호도 증가도 국산 후판 판매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앞서 7월 25일 진행된 HD한국조선해양의 실적발표회에서 회사 관계자는 “중국산 후판 비중을 20%에서 25% 이상 늘려가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국산 후판 판매가 저조한 가운데 제품 유통가격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절기 이후 국산 후판 유통가격은 톤당 90만 원 초반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추가 하락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산 후판 유통가격은 2021년 4월 이후 톤당 90만 원 이상을 유지했으나 해당 가격대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비조선용 시장을 중심으로 극심한 시황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라며 “추석 이후 중국산 저가 물량 유입에 따른 가격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국내 철강업계는 내수 시황이 부진한 탓에 제품 수출을 늘리고 있다. 8월 제품 수출은 약 23만3천 톤으로 전월 대비 2.5% 줄었지만, 전년과 비교해 13.1% 늘었다. 8월 누계 수출도 182만6천 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 증가했다.
사진은 현대제철이 생산한 후판 제품. 현대제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