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스테인리스 후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개시한 가운데 통계에서는 올해 전체 스테인리스 후판 수입 및 중국산 수입이 감세세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올해만 볼 것이 아니라 지속적 저가 수입으로 국산 수급이 위축된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6일, 무역위원회는 중국산 스테인리스 후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 및 산업피해 조사를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청원자인 디케이씨 등 국내 스테인리스 후판 사업자들의 저가 수입재로 인한 공정 경쟁 가격 왜곡 및 국내 산업 피해 주장이 일부 타당하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통계에선 올해 스테인리스 후판 수입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스테인리스 후판 수입량은 2만 2,154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9% 급감했다. 조사대상인 중국산 스테인리스 후판은 1~8월 5,670톤이 유입되어 전년 동기 대비 32.5% 감소했다.
이 밖에도 조사 대상은 아니지만 일본산 수입이 1~8월 5,169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3% 감소했고, 대만산과 인도산 1~8월 수입도 4,122톤, 2,690톤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8.5%, 52.3% 감소했다. 반면 유럽산 수입은 4,112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9% 급증했다.
업계에선 올해 수입만 봐서는 중국산 수입으로 인한 국내 스테인리스 산업 피해가 정확히 드러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장기간 중국산 저가 수입으로 국내 산업이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에 수입 시계열을 넓혀 현 상황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스테인리스 후판은 플랜트와 특수조선, 디스플레이 산업, 원자력 설비, 석유화학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 주로 소비되는 소재로 공급 안정성과 품질 유지 등에서의 우위로 실수요가들의 국산 사용이 우선시되고는 있지만 높은 소재 가격 때문에 중국산 등 수입재 수요도 함께 늘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엔 중국 철강업계가 자국의 무분별한 생산 및 현지 수요 부족에 ‘밀어내기’ 철강 수출을 하면서 스테인리스 후판 분야에서도 국내 시장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영향으로 올해 1~7월 국산 스테인리스 후판 판매는 5만 1,762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국산 생산량 추이로 올해 1~7월 국산 스테인리스 후판 생산량은 5만 8,602톤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12.9% 급감했다. 업계가 최근 중국산 스테인리스 후판의 낮은 가격대와 수입량에 감산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중국산이 이번 덤핑 조사를 받는 결정적 이유는 ‘가격’ 때문으로 꼽을 수 있다. 올해 1~7월 중국산 스테인리스 후판의 평균 수입단가는 전년 동기보다 약 700달러가 하락한 톤당 2,568달러 수준이다. 이는 같은 시기 일본산 톤당 4,129달러, 유럽산 톤당 6,677달러와 비교해 상당히 낮은 가격대로 평가될 수 있다. 2022년과 2021년에도 중국산은 경쟁재인 일본과 유럽에 비교해 비교적 큰 폭의 가격 차를 보였다.
한 스테인리스 업계 관계자는 “스테인리스 후판도 니켈 가격 영향을 강하게 받는 가운데 니켈이 2021년과 2022년 사이 급등했을 때 중국산의 비정상적 수입 가격으로 국내 스테인리스 후판 업계가 정상적 판가를 적용하지 못해 막대한 손해를 봤다”라며 “특히 2022년부터 밀어내기 한국향 수출이 시작되면서 국내 업계 감산의 결정적 원인 중 하나가 됐으며 중국 현지 수급 상황을 감안하면 한국으로 추가적으로 물량 밀어낼 가능성이 커 보인다”라고 덤핑방지관세 필요성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