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스테인리스(STS) 강판 유통 가격이 제조사 가격과 무관하게 하락하는 본격적인 약세장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4분기 초반에도 가격 약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STS 유통시장에 따르면 9월 중하순 포스코산 STS304 냉간압연강판은 대형 유통사에서 톤당 340만 원 수준(2B 기준)에 거래된 것으로 파악된다. 1개월 새 톤당 10만 원가량 하락했다.
특히 STS304 냉연강판 유통 가격은 같은 달 제조사의 300계 출하 가격이 동결됐음에도 하락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형 유통사들이 수익 악화 부담에도 수입재와의 가격 경쟁과 회복되지 않은 수요 흐름을 감안해 판가를 인하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제조사 입장에선 국산 취급점들의 판가 후퇴로 4분기 가격 정책 덩달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4분기에는 니켈 가격 약세와 환율 하락(원화 강세) 등의 조건으로 계약된 신규 물량이 유입되면서 국산 가격에 지속적 압박을 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당장의 수입재 가격 하락세도 국산 STS 업계로선 해소하기 힘든 부담 요소가 되고 있다. 9월 초중순부터 저가 수입산 STS304 냉연강판이 톤당 310만~315만 원 수준으로 하락하며 국산 가격에 큰 가격 인하 압박을 주고 있다. 판매 조건에 따라서는 수입재의 시장 판가가 톤당 310만 원을 하회하는 경우도 발생하면서 국산과의 판매 가격 차가 톤당 30만 원 이상 벌어질 상황에 처해있다. 국산 STS304 열간압연강판의 경우 톤당 340만 원 유지도 어려운 수준으로 국산 취급점 사이에서도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국산 STS 유통사들로서는 가격 인하 외에는 뾰족이 대응 방안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고 있다. 업계 일각의 감산 추진(일부 제조사) 및 통상 대응, 시장 가격 방어 노력 등에도 수입재 가격 하락을 막기 어렵고 금리 인하기 진입에도 당장은 수요 회복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더 이상 손쓸만한 대책이 없다는 입장이다.
유통 업계 일각에선 파산과 회생 등 지역 중소 영세 유통사들의 위기설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라 아쉬운 가격에 판매하는 상황이면서도 ‘폭탄(어음 부도·대금 연기 등)’을 맞을까 걱정해야 하는 처리라고 호소하고 하고 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미국의 기준 금리 인하가 시작되고 우리나라의 기준 금리도 인하되면 고객 및 산업계 내 금융 부담이 완화되면서 소비·투자 심리가 중장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또한 최근 니켈 가격이 바닥권(1만 5천달러 중반대)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10월 내 주요 덤핑국 예비조사 결과(예비관세 부과)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 분위기가 바뀌리라 예상하는 기대도 있다.
한편, STS 업계에선 최근 STS 유통시장 및 철강 시황을 감안해 제조사의 10월 출하 가격이 최소한 인상은 보류되고, 동결 또는 일부 인하되리라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