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수출 호조세가 4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반면 철강 및 비철금속의 경우 경쟁국 공급과잉에 의한 수출단가 하락으로 역성장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품목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2024년 4/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EBSI)’에 따르면 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100을 상회하는 103.4로 3분기 연속 100을 상회해, 올해 말까지 수출 호조의 긍정적 흐름이 유지될 전망이다.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다음 분기 수출경기에 대한 국내 수출기업들의 기대를 나타내는 지표로 수출여건이 전 분기 수준으로 기대되면 100, 전 분기에 비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100보다 큰 값, 악화가 예상되는 경우 100보다 작은 값을 가진다.
15개 주요 품목 중 선박(146.7), 반도체(135.2), 생활용품(114.6), 화학공업(113.8), 플라스틱·고무·가죽제품(109.1), 의료·정밀·광학기기(104.7), 전기·전자제품(104.2), 농수산물(103.7)의 수출 여건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며, 무선통신기기·부품(99.6), 자동차·자동차부품(98.7), 가전(97.5), 섬유·의복제품(89.1), 기계류(79.6), 석유제품(70.6), 철강·비철금속제품(66.2) 등 7개 품목의 수출 여건은 악화될 전망이다.
품목별로 주요 15대 품목 중 8개 품목이 100보다 높은 값을 기록해 수출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지난 2분기 100보다 높은 값을 기록한 품목이 12개였던 것에 비해 그 품목 수가 감소하여 수출 여건 개선세는 다소 둔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환경 규제에 따른 선박 교체 수요 증가와 기존 수주 물량 인도 확대로 인해 선박(146.7) 수출 호조에 대한 기대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반도체(135.2)는 AI 관련 반도체 매출 확대 및 기존 IT 품목 수요의 견고한 증가 영향으로 수출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됐다.
반면 철강·비철금속(66.2)은 중국과 인도, 아세안 등 주요 경쟁국 공급과잉에 의한 수출단가 하락으로 역성장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항목별로는 10개 조사 항목 중 ‘설비가동률(120.7)’, ‘수출상품 제조원가(111.9)’ 등 6개 항목에서 수출 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미 대선에 따른 통상 리스크 확대와 해상운임 상승 고착화로 ‘수입규제·통상마찰(83.1)’,‘국제물류(90.8)’ 여건은 부정적으로 평가됐다.
4분기 주요 수출 애로요인을 살퍄보면 ‘수출대상국의 경기부진(16.3%)’, ‘원재료 가격 상승(16.3%)’이 수출 업체의 가장 큰 어려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제조업·고용 지표 악화로 인해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는 지난 분기 대비 증가(+3.1%p)한 반면,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원자재비 부담은 다소 완화(-3.4%p)될 것으로 조사됐다.
철강 및 비철금속 제품과 주요 수요산업의 2024년도 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와 수출환경 및 애로사항은 다음과 같다.
철강·비철금속 제품 EBSI는 66.2로 전 산업 중 역성장 우려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수급상황(135.2)은 호전되겠으나 수출단가(43.3) 및 수출채산성(63.2) 우려가 컸으며, 물류비용 상승(18.7), 수출대상국의 경기 부진(17.2)이 최대 애로사항이 될 전망이다.
기계류 EBSI는 79.6으로 전 분기 대비 수출경기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가동률(101.7)은 전 분기와 유사할 것으로 예상되나 수출상담·계약(77.1) 등은 악화될 것으로 보이며, 수출대상국의 경기 부진(18.2)과 원재료 가격 상승(16.7)이 주요 애로사항이 될 전망이다.
가전 EBSI는 97.5로 수출경기가 소폭 악화될 전망이다. 설비가동률(100.9)은 전 분기와 유사하겠으나 국제수급상황(53.8) 및 수입규제·통상마찰(53.9) 항목에서 부정적 응답이 많았다. 그리고 원재료 가격 상승(20.2)과 수출대상국의 경기 부진(17.2)이 최대 애로사항이 될 전망이다.
자동차·자동차부품 EBSI는 98.7로 수출 여건이 소폭 악화되거나 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가동률(134.4) 및 제조원가(132.9) 여건은 개선되겠으나 수입규제·통상마찰(28.5) 및 국제물류(52.8)에 대한 우려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수출대상국의 경기 부진(19.6)과 물류비용 상승(16.3)이 최대 애로사항이 될 전망이다.
선박 EBSI는 146.7로 전 산업 중 수출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상담·계약(148.1) 및 수출채산성(146.7) 등 대부분 항목에서 호조가 예상되나, 원재료 가격 상승(28.6)과 물류비용 상승(19.0)이 주요 애로사항이 될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허슬비 연구원은 “설비가동률 등 우리 수출 산업의 대내 여건 개선이 기대되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글로벌 경기, 수입규제 관련 대외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만큼 주요국 금리 및 통상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고 신속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