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절 연휴 전 지속된 원료 가격 상승과 유통 및 수요업계의 재고 확보, 중국 정부의 대대적 경기부양책이 겹치면서 급등했던 중국 철강 가격이 부동산 장기 침체와 주요 수출국들의 수입 규제 강화에 따른 수요 부진에 단기 조정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둘째 주 상하이와 톈진의 열연강판은 톤당 70~100위안, 상하이의 냉연 및 아연도금강판은 톤당 20, 90위안, 톈진의 중후판은 톤당 80위안 하락했고, 상하이와 톈진의 건설재 및 섹션은 톤당 10~50위안 하락했다. 반면 상하이의 중후판과 톈진의 냉연 및 아연도금강판, 상하이의 섹션과 톈진의 H형강 가격은 톤당 50~120위안 상승했다. 상하이의 H형강 가격은 전주 대비 변동이 없었다.
전반적으로 판재와 건설용 철강재 가격이 하락했는데 이는 중국의 제조업 경기와 부동산 경기 둔화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H형강과 중후판, 섹션 등의 가격이 상승한 이유는 중국 조선업 경기 호조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9월 제조업 PMI가 전월보다 0.7 상승한 49.8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것이기는 하지만 다섯 달째 ‘경기 위축’ 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현재 중국 제조업은 미국과 EU 등 주요 선진국들의 수입 규제 강화에 따른 자동차 등 주요 제조업 수출 위축, 주요 신흥국들의 수입 규제 강화 등으로 각종 대외 여건이 악화되고 있어 단기간 내에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최대 수요처인 부동산 부문의 경우 지난 8월 중국 상위 100대 부동산업체의 매출액이 2,512억 위안(약 47조원)으로 전월 대비 10% 하락했다. 8월은 중국 부동산업계에서 전통적인 비수기로 분류되지만, 작년 8월과 비교하더라도 매출 감소 폭이 26.8%에 달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연휴 이전과 마찬가지로 전반적인 공급 감소와 원료 가격의 상승이 지속됐다. 다만 철광석 가격의 하락은 열연강판 가격 하락의 원인이 됐다.
10월 둘째 주 5대 철강제품 생산량은 863.82만 톤으로, 전주 대비 10.24만 톤 증가했고, 5대 철강제품의 재고 물량은 총 1,310.08만 톤으로 전주 대비 29.02만 톤 감소했다. 재고 물량의 경우 국경절 연휴 이전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전체 공급 물량도 감소했다.
원료 가격의 경우 9월 30일 수입 철광석 가격은 톤당 765~770위안으로 전주 대비 톤당 38~40위안 하락했고, 전국 45개 도시의 철스크랩 가격은 톤당 2,239위안으로 전주 대비 56위안 상승했다. 코크스 가격은 전주 대비 톤당 50~55위안 올랐다.
중국 내 철강 가격이 최근 상승 이후 조정을 받으면서 중국 철강업계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수요 부진과 맞물려 단기적으로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건설 투자가 증가하고 신규 프로젝트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철강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와 아세안은 철강 소비 성수기 진입에 따른 건설 수요 호조로 봉형강 가격은 올랐으나, 판재 가격은 수입재 증가로 변화가 없었다. 인도와 아세안은 제조업과 건설 부문 호조로 인해 수요 호조가 지속되고 있으나 생산능력 과잉과 수입재 증가로 인해 당분간 소폭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일본은 유통업계와 수요업계의 재고 감축, 제강사들의 출하가격 인상에도 자동차 등 주요 제조업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고금리에 따른 주택시장 부진이 심화되면서 열연과 철근 등 일부 제품 가격이 하락했다. 일본 철강시장은 재고 감소와 출하가격 인상에도 수요산업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철강 가격이 보합 수준에 머무를 전망이다.
미국 철강시장은 완제품 수입 감소와 제강사들의 설비 유지보수로 전체 공급 물량이 감소한 가운데 자동차와 에너지산업 경기 호조,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가 지속되면서 판재와 건설재 모두 상승했다. 미국 철강시장은 자동차와 에너지, 인프라 부문 수요가 유지되고 제강사들의 설비 유지보수로 공급이 다소 감소한 데다 수입 규제도 강화되고 있어 당분간 철강 가격이 소폭의 상승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유럽은 판재류 가격이 상승세를 보였고 봉형강류는 보합세를 보였다. 아세로미탈을 필두로 한 열연강판 인상 움직임이 판재류 가격이 상승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판재류 수요는 유럽 제조업 부문 위기에 따라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럽연합이 보호주의로 전환함에 따라 판재 수입 가능성은 사실상 없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