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업의 위기가 심상치 않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건설 경기 침체에도 자동차와 조선을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하고,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면서 하반기부터는 전체 제조업 경기도 살아나는 ‘상저하고’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하지만 최근 국내 산업계에서는 곳곳에서 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수출을 견인해 오던 자동차 부문의 실적이 한풀 꺽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다 국내 제조업의 상징인 삼성전자의 위기설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정부에서는 올해 역대 최대 수출을 기록할 것이라는 발표를 하고 있지만 막상 산업계에서 경기가 호전될 것이라고 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 특히 철강업계의 경우 하반기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설비 투자 회복을 고대했지만 현재는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분위기이다.최근 국내 주력산업의 위기가 심화되면서 4분기에도 부진은 여전할 전망이다. 지표상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국내 철강업계가 위기라고 여기는 이유는 조선을 제외한 자동차와 반도체, 전기전자와 석유화학, 기계 등 주력산업이 대부분 성장 정체를 맞고 있는 데다 중국과 아세안 등 후발국들의 거센 추격으로 인해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게다가 지난해부터 지속된 건설 경기 장기 침체로 인해 국내에서는 좀처럼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반등을 기대하지 못하고 있다.이와 같이 제조업과 건설업 등 주요 전방산업이 모두 부진한 상황에서 지난해부터 지속된 중국의 저가 제품 밀어내기 수출로 인해 철강업계의 수익성도 크게 악화되고 있다. 철강업계에서는 현재와 같은 상황을 방치할 경우 경제 위기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대규모 공공공사 등을 통해 국내 수요를 창출하고 국내 주력산업의 기술 경쟁력 확보와 신성장산업 육성, 산업인력 수급 대책 마련과 공급망 안정화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현재 국내 철강업계는 지속 성장과 위기 장기화의 경계 국면에 서 있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탈탄소화 기술에 대한 적극적 투자와 수요산업계와의 공동 연구개발 등을 통한 신수요 확보, 에너지 및 원료 가격 안정화 등이 필수적이다. 정부는 이제부터라도 현 상황이 위기임을 인식하고, 철강산업은 물론 국내 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한 대책 마련에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