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인리스 강관 판가 하락세로 공급사들이 울상을 짖고 있다. 원재료인 스테인리스 코일 가격 하락세와 함께 건설 등 수요 산업 부진으로 가격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흐름이다.
최근 스테인리스 강관 도매 시장에서 국산 STS304 80A 일반 배관재 기준 톤당 가격은 메이커별로 300만 원 초·중반대 수준, 길이 가격은 미터당 3만 4천~3만 5천 원 전후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같은 기준 100A 일반 배관재도 톤당 400만원 초반대, 미터당 4만 4천원 전후 수준으로 평가된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흐름이다.
스테인리스 강관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요자 문의가 눈에 띄게 감소했고, 가격에 대해서도 여전히 불만족스러워하는 수요가들이 많다며 업체별 가격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시장 영향력이 큰 포스코의 2개월 연속 스테인리스 코일 출하 가격 동결과 최근 니켈 가격의 일부 회복세로 가격 인상을 추진할 명분 및 동력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업계 전반에선 단기간 가격 약세 흐름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동절기 이전까지 판매 진도율을 최대로 끌어올려야 하는 가운데 수익성을 우선시해서는 판매가 어렵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 하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협회 통계에서도 국산 판매 부진 상황이 눈에 띄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스테인리스강 무계목강관 내수 판매량은 5,783톤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55.5% 급감했다. 같은 기간 스테인리스강 용접 강관 내수 판매는 10만 7,347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지만, 그 대신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졌고 수출량이 1만 8,672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4% 급감했다.
이 같은 수익성 악화에 스테인리스 강관 업계에선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범용재 비중을 줄이고 고청정 강관, 고압용 소구경 강관, 정밀 강관 등 고부가 제품으로 포트폴리오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시장을 선점 및 영향력을 확대해야 장기 시황에도 생존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다만 이러한 시장 흐름으로 국산 스테인리스 강관 생산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8월 스테인리스강 무계목강관 생산은 1만 1,976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 급감했고, 같은 기간 스테인리스강 용접강관 생산은 12만 6,782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업계 일각에선 금리 인하기에 따른 수요 산업군들에서의 투자 확대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반도체설비·가전제품·조선·엔진·자동차 등에서 금융 부담이 감소하고 생산 및 신규 투자에 나서야 시황 반등이 가능하단 설명이다.
다만 수입재 코일을 통해 생산하는 업계에선 조만간 발표될 4개국(중국·인도네시아·대만/베트남) 스테인리스 반덤핑 예비 조사(예비 관세 부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산 코일만 사용하는 업체들도 반덤핑 예비 조사 결과가 국산 STS재 사용 스테인리스 강관 가격에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