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철강 시황 개선 기회를 잡기 위한 철강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중국발 철강 가격 상승세에 올라타기 위해 국내 철강업계도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하며 시중 철강 유통가격 세우기에 나선다.
국내 철강업계는 열간압연강판과 후판 등 범용재 중심의 시황 부진으로 실적 악화를 경험했다. 이에 내년 실적 개선을 위해 올해 4분기에는 반드시 가격 상승을 이뤄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판단”이라며 “이번 시기를 잘 이용해 가격 정상화를 이끌고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판재류 가격 인상 개시…연말까지 추가 인상도 고려
철강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강 제조업계는 10월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하며 시중 철강재 유통가격을 끌어올린다. 현대제철은 10월 열연강판과 후판 등 판재류 가격을 톤당 5만 원 인상하는 방침을 시장에 통보했다. 앞서 포스코 또한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사진은 현대제철이 생산한 후판 제품. 현대제철 제공.제조업계는 이번 가격 인상 방침이 시장에 적용돼 시중 유통가격을 정상화하겠다는 입장을 알렸다. 특히 올해 국산 철강재 유통가격이 제조원가에 근접할 만큼 하락한 상황인데 이를 정상 가격으로 끌어올려 수익성 방어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알린 것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올해 가격 하락이 심화한 가운데 최근 원료 가격은 다시금 급등하고 있다”라며 “수익성 방어 차원에서라도 시중 가격을 반드시 끌어올려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가격 인상이 모두 적용되더라도 높은 이익을 거두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향후 제품 가격 추가 인상이 진행돼, 제품 가격 정상화를 반드시 이뤄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제조업계는 10월 이후 추가 인상을 검토 중이며 앞선 인상분과 합쳐 최대 톤당 10만 원 수준의 인상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의 중국산 후판 덤핑 조사 개시 결정도 철강 가격 반등의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국내 후판 시장은 철강재 가운데 가장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중국산 변수가 줄어들며 시황 개선을 이뤄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후판 물동량 저하에 따른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다”라며 “가격 외에도 국산을 찾는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 중국 철강價 꺾일 수 있다?…“그래도 가격은 끌어올려야”
9월 하순 이후 불기둥을 세웠던 중국 철강 가격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중국 정부의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한 의구심과 세부적 내용 발표가 적었던 탓에 철강 가격 상승도 한풀 꺾였다. 이에 따라 중국 철강 가격이 단기 고점을 형성한 뒤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는 5% 경제 성장률 달성을 목표로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으며 2조 위안, 최대 10조 위안 이상의 국채를 발행하며 저소득층 지원 및 침체한 부동산 시장 경기를 되살리겠다는 입장을 알린 바 있다.
다만 구체적인 경기부양책 규모가 발표되지 않아 시장의 기대감은 꺼진 상태다. 이와 관련해 IM증권 김윤상 애널리스트는 “중국 흑자 철강사 비중 70% 대로 급증했고. 이익 실현을 위한 중국 철강사의 가동률 상승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이는 동절기 진입 후 향후 수급 불안 요인이며, 이와 같은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IM증권은 현재 반등이 10~11월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철강업계는 중국 철강 가격이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국내 가격도 4분기 에는 상승 곡선을 그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결국 중국도 대외적으로 5% 성장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며 “이러한 흐름에 맞춰 국내 가격도 상승을 노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만약 중국 가격이 단기 고점에서 하락하더라도, 빠지기 이전까지는 국내 가격도 계속해서 치고 올라야 한다”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