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국의 경기부양책 발표 이후 철강 시황이 반전을 맞이한 가운데 철강원료 가격 급등으로 열간압연강판 제조원가가 크게 올랐다. 최근 국산 열연강판과 수입대응재 유통가격이 오르고 있으나, 제조원가 부담이 늘어나고 있어 추가 상승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본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10월 중순 기준 국산 열연강판 제조원가는 톤당 60만 원 후반선으로 전월 대비 7만 원 가까이 올랐다. 열연강판 제조원가 상승은 철광석과 원료탄 등 철강원료 가격 강세의 영향이 컸다.
자료=본지 조사.산업통상자원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10월 16일 기준 철광석 가격(Fe 62%, 북중국 CFR 현물 기준)은 톤당 104.4달러로 전월 대비 13.45달러, 14.8% 상승했다. 원료탄 가격도 216달러(호주 FOB 현물 기준)를 기록해 전월 대비 31달러, 16.76%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철강원료 상승에 따라 제조업계가 짊어질 부담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3분기 국산 열연강판 가격은 약세를 거듭하며 톤당 80만 원대가 붕괴했다. 수입대응재 유통가격은 더욱 가파르게 하락하며 70만 원 초중반선까지 밀렸다.
9월 하순 이후 중국 내수 철강가격 급등과 중국 철강업계의 한국향 열연강판 오퍼(Offer)가격 상승으로 국내 가격도 오르고 있으나, 상승 폭이 아직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시황 변화와 이에 따른 가수요 발생 등으로 시중 철강 유통가격도 오르고 있으나 원료 가격 상승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라며 “열연강판 유통가격이 80만 원대에 안정적으로 올라서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제조업계 또한 가격 인상에 고삐를 죄고 있다. 현대제철은 10월 열연강판 가격을 톤당 5만 원 인상했으며 11월 이후 추가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도 제품 가격 인상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황과 원료 가격 흐름 등을 고려해, 제조업계도 시중 유통가격을 세우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4분기 성수기 시장 진입과 함께 철강업계는 중국 가격 흐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중국 열연강판 가격은 단기 고점을 형성한 이후 등락을 반복하고 있는데, 향후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눈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5% 경제 성장을 언급했는데, 이를 달성하기 위한 대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다만 중국 시황을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은 존재하며, 현재 시황 흐름을 유지해 비수기 진입 이전까지 최대한 가격을 끌어올려야 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