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국경절 연휴 이후에도 선재 가격 강세가 지속되면서 아시아 철강시장에서 선재 가격 또한 상승할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선재 및 가공업계는 수요 부진이 지속되면서 가격 인상을 유보하고 있다.
선재 및 가공업계가 가격 인상을 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주요 전방산업의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와 조선업의 경우 생산 및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전기차 비중 확대와 대체소재 채택 증가로 인해 실제로 선재 수요는 지난해와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동차부품과 기계 및 가전 수출은 각 전년 동월 대비 6.6%, 13.3%, 13.9% 감소하여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리고 건설 및 중장비 부문은 모두 생산이 전년 대비 30%가량 감소하면서 수요가 급감했다.
게다가 반도체 부문은 당초 예상과 달리 설비 투자가 지연되면서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선재 수요에 별 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전방산업 부진과 함께 선재 및 가공업계가 가격 인상을 망설이는 또 다른 요인은 수입재 증가이다. 한국철강협회 데이터에 따르면 9월 선재 수입은 7만6,339톤으로 전월 대비로는 13.0% 감소했으나 전년 동월 대비로는 21.2%나 증가했고, 강선류 수입은 2만4,662톤으로 전월 대비 15.5%, 전년 동월 대비로는 31.3%나 증가했다. 특히, 저가 제품인 중국과 아세안으로부터의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국경절 연휴 이후 중국의 선재 가격은 조정 국면을 보이며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가격 강세가 지속되더라도 현재와 같은 전방산업 경기 침체가 지속된다면 선재업계로서는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가격 인상을 유보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선재 및 가공업계에서는 중국의 가격 강세가 지속되더라도 11월 이후 전방산업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가격 인상은 불가능하다고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