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런던금속거래소(LME) 6대 비철금속 가격은 품목을 막론하고 전부 전달대비 상승을 거뒀다. 알루미늄을 제외한 비철품목이 최소 3% 이상의 가격 상승을 기록한 가운데, 실물 수요 진작보다는 리스크와 불확실성으로 인한 상방요인이 크게 관측되며 시장이 우려를 보이고 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3월 LME 비철금속 현물가격 평균은 전기동이 톤 당 9731.07(+401.82)달러, 알루미늄이 2657.21(+3.83)달러, 아연이 2887.83(+88.13달러), 연(납)이 2033.71(+78.43달러), 니켈이 1만6054.52(+779.77)달러, 주석이 3만4026.19(+2,149.94)달러를 기록하며 반등했다.
가장 주목을 받은 품목은 단연 전기동으로, 전기동 가격의 반등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암시한 동제품 관세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 2월 중순경 트럼프 대통령은 동제품 수입 영향 안보조사를 명령했다. 산업용 금속 전반에 관세 부과의지를 밝힌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행동으로 나타나자, 관세 부과 이전 미국으로 동제품 물량을 선적하려는 무역업자들의 대대적인 움직임이 나타났다.
'사재기'에 가까운 급격한 전기동 매수세가 미국에서 관측되며, 미국 내 전기동 가격을 반영하는 뉴욕선물거래소(NYMEX)의 전기동 시세는 LME 시세 대비 1,500달러 이상 치솟기도 했다. 미국으로 집중되는 물량이 워낙 많다보니 글로벌 수요도 견인돼 LME 가격에도 반등이 나타났다. 3개월물 기준 최대 1만달러까지 오른 전기동 가격은 근 9개월래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다만, 관세 부과 우려라는 이벤트로 인한 반등일 뿐, 실물 수요를 반영한 상승이 아니다보니, 업계는 불확실성에 의한 가격변동을 염려하는 상황이다. 이에 프랑스 최대 금융기업 BNP파리바는 "관세 시행이 임박하는 단계에 오면 수요 침체로 전기동 가격이 다시 내려갈 것"이라며 "최대 8,500달러까지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철시장 전반에 나타난 대약진에도 알루미늄의 상승폭은 단 0.14%로 보합에 가까웠다. 지난해 말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으로 인덱스 기준 109까지 오르던 달러가 104까지 내려가며 여타 국가들의 구매력을 견인해 수요 상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미국이 알루미늄 제품에 부과한 25%관세로 인한 침체를 극복하지 못하며 높은 반등폭을 가져가지는 못했다.
도금강판, 황동봉 등 철강과 동제품 양면에서 주요 원료로 사용되는 아연의 3월 가격은 2월 대비 3.15% 상승했다. 달러 약세, 중국 부양의 기대 등 글로벌 이벤트로 인한 상방압력에 더해 공급 감소 소식까지 알려지며 가격 반등이 나타났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유럽 최대의 아연 제련 기업인 네덜란드의 니르스타(Nyrstar)가 4월부터 호주 호바트 아연 제련소의 생산량을 25% 감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주요 공급망의 대대적인 감산 소식으로 공개되며, 수급시황에는 불균형이 나타났고 가격상승으로 이어졌다.
연 역시 4.01% 높은 상승폭을 기록하며, 시장에 파장을 일으켰다. 반등 요인으로는 전기동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나타난 매수세의 증가가 지목되고 있다. 달러 약화로 미국 외 국가들의 구매력이 상승한 데 더해, 미국 내부에서도 매입세가 유입되며 상방압력이 가해졌다는 분석이다. 인도네시아발 공급과잉으로 좀처럼 가격 상승이 나타나지 못했던 니켈도 5.1%라는 높은 상승폭을 거뒀다. 비록 인도네시아의 니켈 원광 및 중국의 페로니켈 생산 증가로 공급과잉 부담이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중국 내 스테인리스강(STS) 시장의 회복으로 수요가 증가했음이 알려졌다.
STS시장의 침체를 야기했던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호조를 띄며 STS수요는 회복세를 보였다. 부동산 시황 개선은 다가오는 계절적 성수기와 중앙정부의 강한 부양의지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합금철로 대표되는 주요 니켈 전방산업인 STS의 부동산 수요가 늘게되며, 니켈 수요 확대로 이어졌다.
6.74%라는 상승폭을 기록한 주석은 2월에 이어 3월에도 비철광종 중 가장 두드러진 상승폭을 기록했다. 가격 상승에는 지속적으로 관측되던 반도체 부문 수요에 더해 여전한 콩고민주공화국(DRC)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게 작용했다. 비록 3월 중 일시적인 가격 조정이 나타났지만, 개선되지 않는 공급 차질 소식이 보도되며 가격은 재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조달청은 "이같은 반등세의 지속은 1분기 까지만 나타날 것"이라며 "중국, 미얀마 등 주요 생산국의 2분기 증산으로 인한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