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철강시장 관계자들은 2022년 아시아 국가들의 안정적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최대 철강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의 경기 침체로 인해 빌릿 등 반제품 가격과 철광석을 포함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고 일부 철스크랩 공급업체들은 세계적인 탄소중립 흐름으로 인해 철스크랩 수요가 증가하고 가격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수요 둔화로 오히려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한 상대적으로 ‘그린스틸’ 생산이 늦은 아시아 철강업체들이 유럽과 북미지역 철강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으며, 철스크랩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탈탄소화 대응이 어려뤄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2022년 철강 수요 韓·印尼·필리핀 등 중국 외 국가 중심으로 증가
아시아 철강시장 소식통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진행 상황에 따라 인도네시아, 필리핀, 한국 등의 지역 수요가 2022년에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의 한 철강업체 관계자는 “2022년에는 대선이 있고, 정부도 경제성장률이 올라가길 원하기 때문에 건설 투자가 감소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물가의 경우 ‘중국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2022년 5월에는 필리핀에서도 대통령 선거가 있을 예정이다.
필리핀의 한 무역업자는 11월 말 “2022년에는 신축 건물(신축 건물)이 들어서 경기가 좋아질 것 같다. 하지만 선거 결과에 따라 정부 주도 사업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철강업체 관계자는 “아시아 철강시장의 건설용 철강재 가격과 수요를 주도하는 중국 주택시장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국내 수요가 개선되더라도 2022년 아시아 철강재 가격은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도네시아 철강시장은 2022년에도 강세를 유지할 것이지만, 인도네시아는 가격 결정권자로서 아시아 철강시장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새해에는 인도네시아 철강업계가 빌릿을 더 많이 더 많이 수입할 예정이지만 가격이 더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2022년 아시아 철강시장은 중국의 수요는 침체되는 반면 중국 외 국가들에서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中 생산 규제 및 경기 침체에 철강 수요 침체, 철광석 및 반제품 가격 하락 전망
중국의 철강 수요 침체는 반제품과 철광석 가격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건설용 철강재 수요 침체로 빌릿 수요가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10월 말부터 중국이 빌릿 수입을 축소하면서 아시아 시장에 공급 과잉이 발생했다. 12월 17일 필리핀 마닐라항구에 선적된 120~150mm 빌릿 수입 가격은 톤당 625~630달러로 두 달 전의 톤당 705~720달러 대비 톤당 80~90달러 하락했다. 다만 12월 중순 이후 중국 철강업계는 빌릿 수입을 재개했다.
인도네시아의 한 제철소 관계자는 “거시적 관점에서 중국 경제는 이달 초 부동산 개발업체 ‘에버그란데’ 디폴트 사태에서 보듯이 현재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부동산 부문이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중국 일부 지방정부가 부동산 세제를 강화할 경우 시장 침체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한 철강 및 철스크랩 유통업체 관계자는 “2022년에는 철스크랩 가격이 조정될 것이며, 가격 변동 폭이 매우 클 것”이라며 “12월 중순 두바이에서 열린 철강 관련 컨퍼런스에서 일부 패널들은 터키향 철스크랩 수출 가격이 톤당 400달러 이하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2022년 중국의 철가 소비가 감소하면서 내년도 62% 함량 철광석 가격이 톤당 90달러 이하로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중국의 철강 생산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나는 2022년 2월 20일까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그 이후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했다.
한국의 또 다른 철강업체 관계자는 “동계올림픽 이후 시장 환경이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2년 2분기부터 중국의 철강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탈탄소화로 철스크랩 수요 증가 예상, 철스크랩 미확보 시 탈탄소화 차질 우려세계 자동차업계의 그린스틸 우선 채택, 아시아 철강 가격에 악영향 예상
2022년 아시아 철강시장의 또 다른 중요 변수는 아시아 철강업체들이 ‘탈탄소화’와 ‘그린스틸’ 생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것이다.
탄소 배출권 거래 시장은 현재 한국과 중국 등의 국가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이러한 메커니즘의 설치를 고려하고 있다. 주요 철광석 생산업체들과 아시아의 주요 철강업체들이 철강 생산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는 자국 철강업체들에게 전기아크로(EAF) 용량 증설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일본의 한 철스크랩 공급업체 관계자는 “이러한 지역 추세는 앞으로 철스크랩 가격과 수요에 있어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탈탄소화와 녹색경제는 철스크랩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철강업체들은 전기아크로 증설을 계획 중이다. 그리고 유럽의 에너지 비용이 계속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철강 생산 비용은 내려가지 않을 것이다. 수요가들의 반발로 쉽지는 않겠지만, 아시아의 철강업체들은 여전히 철강제품 가격을 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 내 철스크랩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으로 2021년 철스크랩 수출은 급감했다. 일본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10월 철스크랩 수출은 633만 톤으로 794만 톤을 기록했던 전년 동기 대비 20.28% 감소했다.
일본 고로업체들도 철스크랩 활용을 늘리고 공급 부족도 지속되면서 고급 철스크랩 가격은 급등했다. 2021년 일본의 고급 철스크랩 신다치 바라(Shindachi bara) 수출 가격은 톤당 평균 5만6,586엔으로 톤당 평균 2만9,824엔을 기록했던 전년 동기 대비 2배가량 상승했다.
그러나 대다수 철강업체 관계자들은 2022년 중국 시장의 침체로 조강 생산이 감소할 경우 철스크랩 가격은 전년 대비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싱가포르의 한 무역업체 관계자는 “세계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그린스틸’을 조달하려는 움직임은 현재 아시아 철강업체들이 공급하는 열연강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용광로 기반 철강재 가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볼보와 BMW 등 유럽을 대표하는 완성차업체들은 이미 ‘그린스틸’을 우선 채택하고 있으며, 2022년부터는 주요국 완성차업체들이 이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편 12월 열린 중동철강회의에 참가한 패널들은 “고급 철스크랩 가용성은 아시아 국가들이 저탄소 철강산업으로 전환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며 “철스크랩을 구하기 어려워진다면 단기적으로 탈탄소화에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