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정부의 SOC투자 및 건설투자 확대로 국내 강관 수요가 소폭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와 함께 국내 강관 업계는 미국 현지 수요 확보를 위해 수출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철강시장은 백신보급에 따른 산업활동 재개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강관산업의 경우 지난 2021년 수출 부진과 원자재 물량 확보의 어려움으로 강관 생산은 5% 내외 감소했다. 2022년 강관 생산의 경우 수출 개선에도 내수의 더딘 회복으로 내년 2%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수출의 경우 세계 경기 회복과 국제 유가 상승, 리그 수 및 에너지용 수요 개선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 美 인프라 투자 확대에 강관사 "철강 쿼터 확대 필요"
강관업계가 미국의 인프라 투자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선 철강 쿼터제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강관업계에 따르면 2022년 미국향 철강 쿼터의 경우 유정용강관(OCTG) 43만톤, 송유관(라인파이프) 37만5,000톤으로 국내 강관사가 배정 받은 할당량을 수출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로 인해 현지 수요가 늘어나면서 지정받은 할당량 이상의 쿼터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용강관 제조업계는 철강 쿼터제로 인한 수출 물량 감소에도 글로벌 철강 가격 상승에 제품 가격 상승 효과를 거두고 있다. 여기에 무역확장법 232조에 대한 개정 논의가 미의회에서 본격화된다는 소식에 향후 수출 확대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미국의 철강 무역확장법 232조 관련 협의에 나서고 있다. 그간 정부는 미국과 유럽연합(EU) 간의 철강 232조 협상이 타결된 만큼 한국산 철강에 대한 쿼터 확대 및 운영의 신축성을 검토해달라고 미국 측에 요구해왔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방미 기간이던 지난해 11월 9일 러몬도 장관과 만나 한국산 철강에 대한 쿼터 확대 및 운영의 신축성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달 방한한 타이 대표에게 철강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을 개시해야 한다는 점을 강력히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동맹국과 협력 체제를 강조하는 바이든 미 행정부에선 전임 정부에서 무역확장법 232조 근거로 시행한 관세부과 조치들을 철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 보호무역주의 조치들의 법적 토대가 된 무역확장법 232조가 개정되면 한미 통상관계의 불확실성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의회에선 최근 무역확장법 232조의 개정을 위한 '무역보안법'이 발의됐다. 무역확장법 232조의 적용 절차를 지금까지 상무부가 주도하면서 국가안보가 경제적 안보로 해석이 됐다. 이번 법안이 개정되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시행된 수입산 철강에 대한 쿼터제도 철회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판매가 정체된 가운데 미국 현지 수요가 살아나면서 강관사 역시 내수 보다 수출에 집중하고 있다”며 “미국 현지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철강 쿼터제에 대한 폐지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상원은 지난해 8월 1조달러(약 1,153조원)에 달하는 인프라 예산안을 초당적으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에는 운송, 도로, 교량, 수도, 광대역 통신 등에 5500억달러 규모를 신규 투자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도로 교량에 1100억달러, 철도에 660억달어, 교통시스템에 400억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 구조관 업계, 주52시간 시행에 인력 확보 절실
구조관 제조업계가 주52시간 시행에 조관사를 포함한 생산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젊은 층들의 생산직 기피현상으로 신규 조관기술자 채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구조관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50인 이상 사업장에 주52시간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는 5인 이상 50인 미만의 영세 중소기업에도 적용되고 있다.
대다수 중소기업에 속한 구조관 업계는 주52시간에 대응책으로 임가공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임가공은 자사 생산이 아닌 타 업체에 원자재를 투입해 제품을 만들어 최종 수요가에게까지 전달된다. 임가공을 통한 제품 납품은 매출 확보는 가능하지만 인건비를 비롯해 물류비용을 고려했을 때 제대로 된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한다.
이에 구조관 업계는 주52시간 제도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인력을 확충하고 있지만 영업사원 이탈 보다 생산직 인원을 구하는데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구조관 업계가 대다수 중소업체로 형성돼 있다 보니 생산직 기피 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다.
여기에 중국 교포 등 외국인 근로자들이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고, 외국인 근로자의 숫자도 감소했다. 아울러 보다 편하고 임금이 높은 곳으로 이직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수의 구조관 업체들은 지난 1980년대와 90년대에 설립됐다. 이에 따라 설비는 20년에서 30년 이상 된 설비들이 많은 상황이다. 이에 설비 교체시기를 놓치고 생산시스템이 노후화되면서 제조원가 경쟁력도 하락하고 있다.
일부 구조관 업체들이 설비 합리화를 계획하고 있지만, 신규 설비투자에 대해서는 이전 보다 관심이 줄어든 상황이다. 특히 건설 경기 침체로 판매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심각하다. 이에 따라 구조관 업계는 설비투자 보다 수익성 위주의 내실경영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보인다.
구조관 업계의 경우 대다수 중소기업으로 형성돼 있다. 원자재 구매가 업체별로 큰 차이가 없는 가운데 근로시간 단축으로 생산성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구조관 업계는 신규 설비 투자에 대해 초기 투자비용이 높다는 점과 최근 동종업계의 판매 경쟁으로 수익성 하락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 글로벌 태양광 수요 증가에 구조관 7인치 설비 각광
구조관 제조업계가 글로벌 태양광 수요 증가에 설비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바람에 태양광 산업이 각광을 받고 있다.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면서 관련 기업들은 투자를 늘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탄소중립 정책에 속도가 붙으면서 재생에너지 생산 산업 특히 태양광이 주목 받는 것이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2035년까지 전력 공급원에서 태양광 비중을 40%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태양광 발전의 미국 내 전력 공급 비중은 5%를 밑돈다. 바이든 행정부가 태양광 전력 공급 비중을 늘리려면 향후 4년간 총 120GW, 이후 총 300GW에 이르는 태양광 설비를 설치해야 한다. 그만큼 관련 산업의 수요도 높아지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해외 태양광 구조물에 적합한 사이즈는 7인치 구조관이다. 국내에서는 건축 구조물에 사용되고 있지만 그 수요가 한정적이다. 이 때문에 구조관 업계는 내수판매 경쟁 과열로 해외 수출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구조관 업계는 지난 2021년 1월부터 7월까지 글로벌 철강 가격 상승을 비롯해 국내 철강사의 공급 대란으로 인해 1월부터 7월까지 연이은 가격 인상에 성공했다. 특히 지난해 8월에는 구조관 흑관 2mm 기준 톤당 130만원 후반대까지 오르면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구조관 업계는 지난해 8월 이후 가격 인상의 실패와 9월 중국의 수출세 부과에 대한 소문까지 나오면서 소재 매입에 열을 올렸다. 구조관 업체계는 본계강철, 포두강철, 일조강철 등 중국 철강사의 제품 매입과 함께 안펑 등 2급 철강사의 제품까지 매입해 재고를 늘려왔다.
일부 구조관 업계는 상반기 중국 수입 제품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다보니 지난해 하반기에도 가격 하락을 예상하지 못하고 수입물량을 늘려왔던 것이다. 이에 구조관 업계는 연말까지 고가 소재를 줄여하는 상황에서 포스코를 포함한 국내 철강사에 투입하는 물량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구조관 업계에서는 태양광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설비 증설을 포함해 제품 품질과 납기, 관련 인원충원 등 다양한 부분을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포스코로부터 포스맥을 받아 가공 형식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상황에서 단순 가공비로 수익성을 확보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인력으로는 해외 수출에 필요한 생산이 어려워 수출 전담팀을 형성하거나 7인치수출 전용 생산인력이 필요하다.
국내 7인치 설비를 보유한 업체로는 한진철관이 있다. 한진철관의 7인치 설비는 각관 200*100각 9mm, 150각 9.0mm, 원형관의 경우 외경 190,7mm 9.0mm까지 생산할 수 있다. 아울러 조관설비의 사양을 최대 축경 130파이로 제작해 동종업계 설비 중 최고의 사양을 자랑한다. 이와 함께 엔트리에서부터 포장, 결속까지 완전자동라인을 구축했다.
국내에서 10인치 이하 밀링커터 도입은 한진철관이 최초다. 아울러 7인치 라인의 밀링커터 도입 역시 한진철관이 유일하다. 회사는 7인치 신규 설비 도입 2년만에 전격적으로 절단기를 밀링커터로 교체했다. 기존 프릭션 방식과 밀링커터 방식은 절단 후 절단면의 차이가 크다. 밀링커터 방식의 경우 고객사가 제품을 매입 후 별도의 가공이 필요하지 않아 제품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이어 유화강관 진천공장과 에이스스틸의 아산공장에서 7인치 조관기를 통한 제품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현재 7인치 설비를 계획하고 있는 업체로 동아스틸과 디에스앤피가 있다. 동아스틸은 7인치 라인의 신규 설치를 계획하고 있다. 동아스틸은 기존 각관 제품부터 원형관, 구조관 및 대형각관(250R~400R)을 포함해 아연도금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물류부터 절단가공까지 고객 만족을 높이고 있다.
디에스앤피는 구조관부터 태양광 구조물 수요 확보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디에스앤피는 전북도와 철도농공단지에 투자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신규 공장 증설에 나서고 있다. 디에스앤피의 이번 투자 규모는 250억원 규모다.
이에 디에스앤피는 철도농공단지 4만2,873㎡ 부지에 250억원을 투자해 공장 신설과 함께 생산 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조관라인 7인치, 3인치, 2인치(농원용강관 전용), 슬리터, C형강 설비를 증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