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계목강관 제조업계가 2022년 유가 상승으로 인한 해양플랜트의 수요 확대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해양플랜트 수주 훈풍이 불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가 80달러를 돌파하며 7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해양플랜트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조선3사(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가 이미 올해 수주 목표치를 초과 달성한 가운데 실적 개선세에 날개를 달지 주목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8월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띄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제유가가 연말에 100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가능성을 내놓고 있다. 유가가 치솟으면서 조선 3사는 해양플랜트 시장 회복세에 집중하고 있다.
해양플랜트는 바다 위에서 원유와 가스를 시추하거나 생산하는 고부가가치 시설로 건당 계약금액이 조 단위에 달한다. 통상 해양플랜트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를 웃돌 때 발주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유가가 올라야 채산성이 높아져 사업 수익성이 커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무계목강관 업계는 원자재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전방산업의 악화로 원가인상분 반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무계목강관 업계는 중국산 저가 제품과의 경쟁으로 제대로된 수익률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산 제품의 유입으로 수요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계목강관은 주로 해양플랜트의 수요에 집중되어 있다. 저유가와 수주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양플랜트의 여파가 무계목강관 업체들에게 까지 영향을 준 것이다.
아울러 원산지 표시를 위반한 제품으로 국내 무계목강관 업계는 저가 판매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산 모관을 국내에서 재인발 후 국산 제품으로 판매하거나 중국산을 일체 허용하지 않는 수요처에서도 저가 제품의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일부 업체의 경우 중국산 완제품을 수입해 원산지 표시나 제품 박스만 교체해 공급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 납기준수가 불가한 상황임에도 저가 수주를 통해 납기를 맞추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산 모관을 유럽이나 미주지역에 수출해 국내산 쿼터를 잠식해 국산 제품에 대한 품질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 해양플랜트 산업의 시황 회복으로 무계목강관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올해 들어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하자 해양플랜트 수주가 되살아나는 추세다.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은 올해에만 해양플랜트 각각 3기, 2기를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 자동차용강관 업계, 내수 판매보다 수출 확대에 주력
자동차용강관 제조업계가 내수 판매 보다 해외 수출 물량 확보를 통해 수익성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용강관 업계는 현대기아차의 소재 인상분에 대한 원가인상분 반영이 어렵다보니 해외 수출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자동차용강관 업계는 최저임금 인상을 비롯해 근로시간 단축, 원부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반영시키지 못하면서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재료관 업계는 최저임금 인상을 비롯해 근로시간 단축, 원부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반영시키지 못하면서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하다.
특히 자동차용강관 업계는 국내 자동차 부품 업계의 불황에 제품 판매에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완성차 업체들의 공장 가동률 감소의 여파로 부품업체들에게 그대로 이어졌다.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평균 60~70% 수준의 공장 가동률을 보이고 있지만 2차 협력업체로 내려 갈수록 타격은 크다. 1차 협력업체의 경우 60% 정도의 공장가동률을 보이고 있는데 반해 2차 협력업체들은 30%까지 공장가동률이 떨어지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액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이 가운데 자동차용강관 업계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을 비롯한 원자재 공급사와 자동차 부품업체와 완성차 업계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에 놓여있다. 최저임금 상승을 비롯해 원자재 가격 인상 등에 따른 원가 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한 채 자동차 부품업계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부품업체들에게 납품하는 물량은 월 2만톤으로 모든 수요연관 업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자 자동차용강관 업계는 수출 지역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인발강관 업체인 한두철강(대표 김시하)는 포화상태인 내수시장에서 벗어나 수출시장의 확대를 위해 노력한 결과 1천만불 이상의 수출 실적을 이루게 됐다. 수출의 경우 아시아권에서 벗어나 미주, 유럽시장으로서의 확대를 노력해왔다. 이 회사는 직접적인 만남을 통해 이루어지던 해외시장 개척을 현재 상황에 맞게 검색엔진의 최적화 작업을 비롯해 온라인 마케팅 작업을 진행했다. 이에 적극적인 자세로 바이어와의 대화를 이어갔다. 그 결과 미주, 유럽의 신규 바이어를 발굴했고 현재 수출을 진행중에 있다.
이어 엠에스파이프의 경우 스프링클러용 강관의 경우 국내외에서 성장세가 돋보인다. 이 제품은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미국 UL인증 및 미국 화재보험사 인증규격(FM) 인증을 획득했다. 현재 캐나다, 미국, 멕시코로 수출하고 있는 등 수출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엠에스파이프는 강관 성형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동차용 강관 전문 생산기업으로 성장했다. 외경 4인치 이하 강관을 최적의 성형기술과 전기저항용접(ERW)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 인상, 부자재 인상, 주52시간 시행 등으로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 내수 판매보다 해외 수출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고”고 말했다.
■ 인발강관업계, 중장비 시장 공략 박차
인발강관 제조업계가 중장비 시장공략을 통해 유압용실린더용강관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채굴에 필요한 중장비 수요가 늘어난 데다 러시아 및 중남미 등 신흥시장에서 판매가 호조를 보인 영향이다.
인발강관 업계의 수요처는 크게 자동차용 인발강관과 건설 중장비용으로 나눠진다. 특히 건설 중장비 중 유압실린더로 납품하고 있는 업체들의 수가 많다.
대표적인 중장비 업체인 현대건설기계는 지난해 9월까지 총 69대의 초대형 굴착기(85톤급, 120톤급)를 수주했다. 이는 지난해 판매한 13대의 다섯 배가 넘는 수치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18대)에 비해서도 상당한 호실적이다. 초대형 굴착기는 통상 무게가 80톤이 넘는 굴착기로 광산이나 대형 건설현장에서 활용된다. 일반 굴착기에 비해 강력한 굴착력과 극한의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이 요구된다.
현대건설기계의 선전은 2020년 하반기부터 진행되고 있는 원자재 붐과 적극적인 신흥시장 공략 전략이 맞물린 결과다. 코로나19 이후 각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인프라 투자 확대에 나서고 철광석 등 주요 광물 가격도 올 들어 두 배 이상 급등하는 등 슈퍼사이클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건설기계는 지난해 8월 한국조선해양이 가지고 있던 브라질 건설장비 해외법인을 인수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지사를 설립하며 해외 영업 역량을 대폭 확대했다. 주요 원자재 생산국들이 중단된 원자재 개발 프로젝트를 재개하면서 브라질 등 중남미와 중국, 러시아 등 신흥국 중심으로 시장 선점에 나선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인발강관 업계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을 비롯한 원자재 공급사와 자동차 부품업체와 완성차 업계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에 놓여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인발강관 업계는 신규 설비투자 보다 안정적인 생산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설비투자를 단행할 경우 물량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업체들은 지난 2016년부터 재정악화에 부도나 법정관리를 신청한 바 있다.
인발업계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산업의 불황으로 새로운 수요처 확보가 필요하다”며 “해외 수출 지역 다각화와 제품 개발이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발강관업계, 현대기아車 가격 인상안에 불만 폭발
인발강관업계가 현대기아자동차의 소재 가격 인상안을 두고 강판 가격 인상분도 반영 못한 것이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울러 현대기아차의 소재 가격 인상에 대한 조사 시스템에 대한 변화도 촉구하고 있다.
인발강관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하반기 소재 가격 인상을 톤당 12만원 인상하는 방안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상반기 톤당 17만원 인상에 이어 2021년 총 톤당 29만원의 인상이 적용되는 셈이다. 그러나 인발강관 업계의 소재인 자동차용강관(재료관)의 가격 인상을 살펴봤을 때 지난해 2월 톤당 10만원, 5월 톤당 7만원, 6월 톤당 10만원, 10월 톤당 5만원, 12월 톤당 5만원까지 총 톤당 37만원의 가격 인상이 이뤄졌다.
여기에 재료관 업계는 조관비용을 고려했을 때 톤당 40만원 초반대로 인발강관 업계에 납품했다. 아울러 인발강관 업계는 조관사의 로스율 반영으로 인한 가격 인상분과 인발가공에서 발생하는 로스율을 포함했을 때 톤당 50만원대까지 인정해야 한다는 게 인발업계의 설명이다. 현대기아차의 가격 인상안 보다 2배 이상의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발강관 업계는 지난 2017년과 2018년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현대기아차의 원가인상분 반영을 인정받지 못한 바 있다. 지난 2017년의 경우 국내 철강사는 인발강관 소재 가격을 톤당 10만원 수준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지만 현대기아차는 톤당 6만 4천원 수준의 가격 인상만을 인정했다.
이어 2018년의 경우 철강사는 톤당 7만원 수준의 가격 인상을 인발강관 업계에 단행했지만 현대기아차는 이 가격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인발강관 업계는 지난 2019년 12월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상황으로 동종업계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0년에는 거의 모든 인발강관 업계가 적자 경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당시 인발강관업계는 원가인상분을 반영하지 못해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제품 공급을 이어갔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자동차 부품사의 엄격한 품질 비용에 대한 요구에 경영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과거 포스코가 현대기아차의 물량 비중이 높을 때는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적용해 분기 혹은 반기별로 가격 협상을 진행해왔다. 최근에는 현대제철의 비중이 높아지다 보니 모기업 현대자동차와의 가격 협상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인발강관 업계는 현대제철의 이중적인 잣대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4월까지 재료관 소재를 제외한 타 제품들에 대해서는 원가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인발강관 업계는 자동차부품 업계에 납품하는 물량을 원활하게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소재 가격 인상분을 제대로 적용받지 못하고 자동차부품 업체에 공급할 경우 적자판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와 주요 철강사의 가격 협상시 소급적용이라는 가격 정책에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샌드위치 신세에 놓여있는 강관사”라며 “다수의 업체들이 중소 업체인 상황에서 소재 가격 인상분을 적용시키지 못한다면 제품 생산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