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산 열연강판 시장은 원료 가격 안정화와 2020년부터 시작된 국내외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전년 수준의 무난한 시황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내수가 지난해 가격 급등에 대한 부담감으로 일부 주춤한 가운데서도 생산량은 제조업계의 원가 부담 감소로 전년보다 소폭이나마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지난해 위축됐던 수출입 시장은 올해부터 규모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 내수 <가격 하락세로 출발, 상반기 답답한 흐름 전망>
올해 초, 국산 열간압연강판(HR) 가격은 약보합세로 출발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의 경우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제조사들이 전년 연말부터 출하 가격을 대대적으로 인상하는 등 가격 강세 바람이 불어난 점과 큰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HR 제조사들은 실수요 출하 가격을 톤당 5만원 인하, 유통용 출하 가격을 동결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실수요용은 물량 등에 따라 업체별 추가 할인이, 유통용에서도 비공식적 할인이 추진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지난 연말부터 제조사 출하 가격을 시작으로 가격 하락세가 본격화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 상반기에 단기 급증한 가격으로 수요가들이 구매를 망설이는 등 내수 수요가 부진해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가격 측면의 원인 외에도 코로나19 사태가 다시 악화하고 금리 상승으로 수요 심리도 위축되고 있는 점이 반영됐다.
이에 2022년 국산 열연강판의 내수 판매 실적도 가격 약보합세에도 불구하고 전년 수준 또는 전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21년 전망의 경우 코로나 백신 보급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바 있다. 반대로 2022년은 오미크론 등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가 연속 발생하고 백신만으로는 코로나 사태 극복이 어렵다는 비관론이 시장 안팎으로 확대되고 있어 내수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장기화에도 일상 회복과 경기 회복에 대한 정부와 제조업, 경제계 폭넓은 공감대로 경제 활동과 소비 심리가 2019년 수준으로 크게 악화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본지는 2022년 열연광폭강대 내수 판매 실적을 777만톤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1년 추정치 785만 수준에서 1.1% 수준 소폭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상반기 가수요가 지난해 같은 기간처럼 급증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베이징동계올림픽 종료 이후 중국의 생산 활동 변화와 지난해 연말 확인된 철광석 가격 반등 등은 변수가 될 수 있다. 아울러 중국 열연강판 업체들의 공식 오퍼 재개 시점에서의 수출 가격 수준도 국산 판매 실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생산 <제조업계 탄력적 설비·재고·계획생산 가능>
2022년 국산 열연강판 생산은 원료 가격이 전년보다 안정화됨에 따라 제조업계의 의중이 지난해보다 더 크게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의 경우 글로벌 철광석과 원료탄 가격 급등으로 국제 철강가격이 일제히 폭등했다. 이에 국내 제조사들은 생산원가 부담이 증가했음에도 내수 공급을 책임질 수준의 생산량을 유지해야 했다.
반면 지난해 연말과 올해 초 글로벌 철광석 가격은 톤당 100달러대 초반대로 전년보다 절반 가까이 급락했다. 이에 따라 제조사들은 수요 수준에 맞춘 보다 탄력적 생산 전략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9년 코로나19 사태 초반에도 열연강판 제조사들은 원료가격 안정세와 시기별 수요 변화에 맞춘 탄력적 생산 체제를 운영해온 바 있다.
본지는 한국철강협회 자료를 인용하여 2021년 열연광폭강대 생산량이 전년보다 3.3% 증가한 3,219만톤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상반기 가수요 급증 시기에 늘어난 생산량이 하반기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이러한 가운데 2022년 생산은 원료 가격 안정과 중국의 연초 강력한 감산 이행 의지를 반영하여 2021년 추정치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본지는 2022년 열연광폭강대 생산량이 3,267만톤 수준으로 약 1.5%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현재 시점에서 1분기 추진 예정으로 알려진 제조업계의 열연 설비 보수 일정도 생산량 전망치에 반영했다. 한편 생산 전망에 대한 변수로는 지난 2년 새, 롤러코스터 코스와 같은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철광석 가격과 시장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중국 정부의 산업·수출 정책 움직임을 꼽을 수 있다.
- 수출입 <수출 중요성 높아지고, 수입도 본격 재개 전망>
2022년 국산 열연강판의 수출은 평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게다가 국내 시장으로의 수입량도 덩달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산 수출은 글로벌 철강 가격 폭등과 주요 수입국들의 경기 부진, 국내 제조사들의 내수 우선 공급 움직임으로 2019년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2019년에 국내 제조사들이 불안한 내수를 대신해 수출에 출하 정책을 집중했던 것과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본지는 지난해 국산 수출이 2019년 대비 18.3% 급감한 398만톤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7년 수준과 비슷하다.
반면 2022년 국산 수출은 전년 대비 약 10% 증가한 443만톤 수준을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위드 코로나’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수요의 완만한 회복이 기대된다. 아울러 2022년 내수가 2021년 상반기처럼 크게 반등하기 어려워 보이기 때문에 제조사의 마케팅 및 재고 운영 정책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수입의 경우 상반기 증가세가 전망되고 있다. 수입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부터 일부 중국 열연강판 수출업체들의 공식 및 비공식 오퍼 가격이 톤당 700달러 후반대~800달러 후반대로 마지막 공식 오퍼 시점인 지난해 10월 1,000달러 전후 수준보다 크게 인하됐다.
이에 내년 중국 당국의 수출세 부과 문제와 별도로 국내 시장에서 수입재 가격이 일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수요업계를 중심으로 중국·인도·일본 수출업계와 일부 성약 소식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지방정부의 동절기 감산 명령과 중앙 정부의 올림픽 시즌 대기 개선 목적 감산이 완료된다면 계약 가격 하락세에 따른 수요 및 공급량 증가가 점쳐지고 있다.
따라서 본지는 내년 열연광폭강대 수입량이 2021년 추정치보다 약 4% 증가한 269만톤 수준을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