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가전산업은 코로나19 특수 및 수요 촉진 정책 종료와 제품 가격 상승 및 역기저 효과로 내수 확대를 제약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내수에서 양호한 국내 수요여건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특수에 따른 교체 수요 소진과 위드 코로나 시행에 따른 수요 감소와 소비촉진 정책 완화로 전년대비 2.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가전 제품의 경우 2022년에도 원자재 상승 및 제품 프리미엄화에 의한 제품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지만 상승폭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가전 수출은 주요 수출국의 경기는 양호할 것으로 전망되나 코로나19 특수 종료와 국내 업체의 해외 생산공장 정상화에 따른 국내 생산물량 감소로 6.8% 감소할 전망이다. 여기에 가전업체들은 2022년에도 원가 상승이 이어질 것이 확실시되고 있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 위드코로나에 가전 국내 생산 및 수요 감소 내수활성화 필요
2022년 위드코로나의 시작으로 가전 생산 및 수요의 동반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으로 가계 수요가 여행 등 타 산업으로 이동해 국내 가전 수요의 위축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지난 2021년 2월 인도와 7~8월 베트남 등 현지 공장 가동률이 떨어져 국내 생산이 늘었지만, 코로나 상황의 안정화로 생산거점 해외 이전이 재개되면서 국내 생산 및 수출 감소도 관측된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양영춘 실장은 한국산업연합포럼(KIAF) 주최로 열린 제15회 산업발전포럼에서 '가전산업 동향, 전망 및 산업발전을 위한 건의'를 주제로 2022년 가전산업 상황과 대내외 여건, 업계 애로사항에 대해 발표했다.
양 실장은 "코로나 이후 공급망 안정성 강화를 위해 세계 각국의 생산거점 재편이 예상되는 만큼 GVC(글로벌 가치사슬) 재편에 대응한 국내 복귀 지원책 강화와 시설투자 지원이 시급하다"며 "탄소중립 이슈와 관련해 에너지 고효율 제품에 대한 인센티브의 확대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가전산업의 경우 대내외적인 위협요소가 산재한 상황이다. 대외적으로는 미ㆍ중 무역분쟁이 지속하면서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북미와 아세안 지역을 중심으로 생산거점 재배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높아진 물류비ㆍ인건비와 환경규제 강화도 국내 투자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양 실장은 “향후 공급망은 저임금 국가가 아닌 안전성과 회복 탄력성을 고려해 수요 중심으로 재편이 분산화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특히 지난 2020년 3월 대비 현재 물류 운송비는 5배 이상 증가했으며, 철강, 구리 등 원자재 가격도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가전산업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전업계의 경우 탄소중립으로 아주 큰 영향을 받진 않겠지만, 냉장고나 에어컨 등 냉매 가스 배출 최소화를 위한 저감 설비 투자비용 및 신재생 에너지 구매 의무화에 따른 전기료 부담 증가가 예상된다”라고 덧붙였다.
국내 주요 업체들은 집콕 수요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을 성공을 거뒀다. 또 2021년 상반기 가전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한 17조2,000억원이었으며, 가전 수출 또한 전년대비 가전 수출은 전년 동기비 38.1% 증가한 40억9,000만달러(약 4조 8,500억원)를 기록했다.
양 실장은 “프리미엄 가전 선호 트렌드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더욱 심해지면서 초저가 또는 초고가만 살아남는 ‘K자형 소비 양극화’가 나타날 것”이라며 “중소ㆍ중견기업에 대한 혁신 제품 연구ㆍ개발(R&D) 및 제품화 지원과 내수 진작을 위한 정책도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 가전 업계, 북미 수요 확보에 집중
가전업계가 내년 상반기 북미 수요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19 감염증 팬데믹으로 해외 신가전 사업 부문 성과가 개선되는 가운데 2022년 미국의 가전 교체 사이클 마저 맞물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가전 교체 사이클의 경우 지난 2011~2015년 당시 북미의 연평균 가전제품 출하 성장률은 4.5%를 기록했다. 가전의 평균 내용 연수가 10년 내외임을 감안할 때 당시의 수요가 조만간 교체 사이클로 전환될 전망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 2011~2015년 미국 수요가 좋았기 때문에 평균 수명 10년을 감안하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긍정적인 수요가 점쳐진다"며 "가전 업계 중 LG전자는 신가전과 빌트인 제품군을 앞세워 미국과 유럽에서 점유율을 늘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는 미국 주택시장 호황과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효과 등으로 크게 늘어난 가전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현지 설비투자를 늘려왔다.
LG전자는 지난 2021년 들어 미국 테네시에 있는 세탁기 공장에 2,050만달러를 투입해 생산라인을 증설했다. 대지 면적 125만㎡에 연면적 7만7,000㎡ 규모인 테네시 공장은 연간 120만대 이상의 드럼 세탁기와 통돌이 세탁기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또 북미 시장에 냉장고와 오븐을 공급하는 멕시코 몬테레이 공장도 늘어나는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어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지난 2021년 4분기 실적보다 2022년 1분기를 주목해야 한다"며 "2022년 상반기 가전(H&A)에서 신제품 출시와 신가전, 프리미엄 비중 확대, 믹스 효과가 지속되고 올해 원재료 가격 상승 부담을 내년 신제품 출시로 상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