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지난해보다 5.3% 늘어난 8,865만 대, 국내 자동차 산업의 생산은 360만 대로 전망이 어둡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도체 부족 현상의 점진적 해소와 코로나19로 억눌렸던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회복되면서 생산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동차 내수판매 부진 수출이 돕는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2022년 자동차 내수는 국산차 142만 대, 수입차 32만 대 규모로 예측했는데, 지난해 수요 부진 속에서도 약진했던 수입차 판매가 올해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 반면 국산차 판매는 지난해에 비해서도 소폭 줄어들며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그동안 180만 대 수준에서 정체돼 있던 국내 자동차 시장이 2020년에 코로나 악재 속에서도 190만 대를 돌파했지만 2021년에는 코로나 팬데믹 여파와 반도체 공급 변수로 5월 이후부터는 판매 감소가 이어졌다. 지난해 연간 내수 판매는 국산차 143만 대, 수입차 30.5만 대로 전년대비 9.0%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내수 판매에서 수입차는 2년 연속 증가했으나 국내 차는 마이너스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업체와 수입차 업체 간 판매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파악된다.
독일 고급 브랜드, 미국 테슬라, 중국산 및 국내 업계 OEM 수입 확대 등 영향으로 국내 자동차 업계의 생산 부진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며, 향후 중대형 및 고급차, 전기차 등 위주로 수입 판매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반해 수출은 전년대비 6.3% 증가한 218만 대로 전망돼 내수보다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기차, SUV 등 프리미엄카 등의 수출 비중을 늘리면서 부가가치를 높여 내수 부진을 만회하고 있다. 다만, 중국 업체의 수출 증가에 따른 경쟁 심화, 자국 산업 보호, 고용 창출 등을 위한 각국의 생산 확대 정책 등이 수출 환경에서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자동차 수출이 전년대비 110.8% 증가한 179.3만 대를 기록했고, 신에너지차(NEV)는 436.5% 증가한 29.1만 대를 판매해 전기차 판매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중국 자동차 제조사 중 지리차는 스웨덴 볼보 지분 100% 확보하고 둥펑은 PSA 지분 14% 인수하는 등으로 부족한 기술을 보완해 나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공격적인 해외공장 건설과 인수 등으로 해외 생산체제를 갖춰 영업망을 확대하고 있다.
자동차산업협회는 올해 자동차 생산이 전년대비 3.4% 증가한 360만 대로 전망했다. 지난해 내수 감소와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수출에 급제동이 걸리면서 전년대비 0.8% 감소한 348만 대를 기록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현대(-0.7%), 기아(4.7%), 한국지엠(-31.5%), 쌍용(-24.9%), 르노삼성(3.7%) 모두 전년대비 부진했고, 특히 외투 3사의 생산은 크게 위축됐다. 완성차 생산에서는 중국·인도를 제외한 경쟁국 대비 가장 작은 감소폭을 보였다. 올해는 반도체 공급난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자동차 업체들의 실적은 작년보다는 나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 자동차 부품업계 대부분이 내연기관 전용 제품 매출에 의존하고 있어 급격한 미래차 전환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반도체 부족 현상, 원자재가 급등 영향으로 영업 실적이 급감한 상태로 미래차로의 사업 전환은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절반 이상의 부품업계가 미래차 분야에 아직 진출하지 않은 상태이며, 새로운 산업으로의 전환은 사업 포기 유발해 부품 생태계 와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세계 자동차 수요, 전기차가 견인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올해 8,864.6만 대로 향후 2024년까지 지속적인 증가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1,000만 대 이상의 완성차가 반도체 공급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발생해 큰 어려움을 겪었으나 올해부터 반도체 수급이 차츰 완화되면서 생산에서 증가세가 예상된다. 특히 전기차의 수요와 비중도 지속 증가하고 있어 세계 수요 동향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국 정부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전기차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전기차 선호도 증가와 함께 자동차 판매가격 하락과 모델 수가 다양화되고 있어 수요는 꾸준히 상승할 전망이다.
또 EU의 전기차 수요가 2030년 신차 판매의 50%에 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고, 미국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5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전기차 판매는 2025년 1,200만 대에 달해 신차 시장의 16%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향후 자동차 수요는 전기차 시장이 견인해나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