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가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높은 강재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강재 경량화는 자동차산업부터 건설산업까지 다양한 범위에서 시도되고 있다. 아울러 친환경차 시장을 향한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진출이 증가하면서 고강도 경량화 철강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친환경 자동차강판 개발을 통해 친환경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자동차산업에서 VW, 르노닛산, GM 등 많은 글로벌 완성차들은 몇 년 후 기존 내연기관차 중심에서 전기차 중심 생산 체계로 전환하고, 1회 충전 후 500km 이상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이러한 친환경제품들의 생산과 판매를 위해서는 고효율, 고성능 제품들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가격 또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이러한 기업들의 요구사항을 대응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소재는 바로 철강이다.
먼저 포스코는 자동차의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가스틸과 무방향성 전기강판(Hyper NO) 등 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개발한 기가스틸은 1㎟ 면적당 100㎏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차세대강판이다. 양쪽 끝에서 강판을 잡아당겨서 찢어지기까지의 인장강도가 980MPa(1기가파스칼) 이상이어서 ‘기가스틸’이라 명명했다.
‘기가스틸’을 자동차 소재로 적용하면 알루미늄 등 대체소재에 비해 경제성, 경량화는 물론 높은 강도로 안전성 측면에서 우수하다. 특히 가공성이 우수하기 때문에 알루미늄 부품보다 더 복잡한 형상의 제품도 만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포스코의 기가스틸은 경제적이며 환경친화적이다. 알루미늄과 비교해 소재 가격은 3.5배, 가공비는 2.1배나 낮추며 생산 비용을 효율적으로 절감했다. 또한 자동차의 누적 CO2 배출량을 기존 대비 약 10% 감소시켜 환경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주며 착하고 똑똑한 소재로 손꼽히고 있다.
'포스코 Hyper NO'는 전기에너지를 회전에너지로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생기는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개발돼 기존의 전기강판 대비 에너지 손실이 30% 이상 낮다. 모터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속밀도를 높이고,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시킨 것이다. 에너지 손실을 더 낮게 구현할 수 있는 두께 0.15mm까지 초극박 생산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포스코는 최근 접착제와 같은 기능을 하는 코팅을 전기강판 표면에 적용하는 이른바 ‘셀프본딩’ 기술을 개발했다. 셀프본딩 기술을 적용하면 용접 등의 물리적인 방식과 달리 전기강판의 전자기적 특성을 저하시키지 않아 모터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소음이 적고, 기존의 용접 체결 방식 대비 모터코어의 에너지 손실이 10% 이상 낮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기초소재연구센터와 함께 개발한 ‘1.8GPa 초고강도 핫스탬핑 강판’ 양산에 돌입했다.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기초소재연구센터와 함께 개발한 1.8GPa 초고강도 핫스탬핑강은 기존 1.5GPa 핫스탬핑강 대비 인장강도를 20% 향상시켰고 부품 제작 시 약 10%의 경량화가 가능하다. 차량 경량화뿐만 아니라 충돌 시 승객의 안전성도 보다 확보할 수 있다.
현대제철과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기초소재연구센터는 기존 강판을 섭씨 900도 이상의 고온으로 가열해 금형에 넣고 급속 냉각시키는 일반적인 핫스탬핑 방식에서 탈피해 가열로의 온도를 50℃이상 낮춘 특화 공법을 개발하고 부품 생산에 적용했다.
이 공법은 강판에 수소 성분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어 내부 균열이 발생하지 않는다. 때문에 용접성 개선은 물론 부식에도 강한 강판 생산이 가능해졌다. 또한 가열 온도를 낮춤으로써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 사용량도 줄였다. 강판 품질 확보는 물론 생산 시스템까지 더욱 친환경적으로 구축하게 됐다.
현재 친환경 자동차에 적용되는 고강도 경량화 소재의 수요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배터리 무게와 전장부품의 비율이 점점 늘어남에 따라 차량 무게가 증가하고 있어 주행거리 확보를 위한 차량 경량화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는 경량화를 위한 핫스탬핑 부품 적용률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고 있다. 현재 내연기관차에는 15% 정도의 핫스탬핑강을 적용하지만 전기차는 20%까지 높였다.
현대제철이 예산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핫스탬핑 부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