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예산을 투입하기로 한 가운데 미국 건설산업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불황에서 견실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건설 지출은 증가세이고 고용도 팬데믹 이전 수준에 거의 가까워졌다.
그러나 작년에 이어 건설 비용 증가, 노동력 부족 문제는 여전히 지속 중이다. 공급망 혼란으로 인한 건설 자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미국 내 많은 건설 전문가들은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도 여전히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건설산업 회복은 국내 철가업계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가 232조 수입 규제를 점차 완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건설 투자 증가로 관련 철강재 수요는 증가하고 있으나 미국 내 공급 부족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철강업계가 직접 수출을 통한 시장 공략과 함께 현지 직접 투자를 통한 시장 진출 전략을 동시에 수립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22년 美 건설 지출 전년比 5.4% 증가, 2023년 6.1% 증가 전망
2021년에는 소매 및 상업, 산업용 부문을 제외한 건설 시장은 침체를 보였다. 그러나, 미국 건축가 협회(AIA, American Institute of Architects)의 건설 전망에 따르면 2022년 미국의 건설 관련 지출은 전년 대비 5.4% 증가하고, 내년에는 6.1% 증가하는 등 시장은 건전한 반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건설 투자 동향. (출처=US Census Bureau(2022.3.))매달 미국 인구조사국(US Census Bureau)은 민간 및 공공건설 부문의 신규 건설 및 구조 개선에 대한 지출 수치를 발표하는데 이 추정치는 인건비 및 자재비용, 건축 및 엔지니어링 작업 비용, 간접비 등이 포함된다. 2022년 1월 미국의 건설 지출은 전년 동월 대비 8.2% 상승한 1조6,772억 달러를 기록했다. 민간 건설 내에서 부문별로 제조 시설은 31.4%, 상업용 시설 16.8% 주거 시설 13.2% 상승하며 큰 폭의 변동을 보였다. 공공 건설 내에서 부문별로는 전력 시설 22.2%, 상업용 시설 18.0%, 주거 시설 13.4%를 나타냈다.
미국 건축가협회의 건축매출 지수(ABI, Architecture Billings Index)는 향후 건설 지출에 대한 지표로 사용되는데 50 이상은 매출 증가를 의미한다. 2022년 1월의 ABI는 51로 2021년 1월 이후 내내 50 이상을 기록하며 지출 증가를 전망하였다.
미국 건설산업협회(ABC, Associated Builders and Contractors)는 매달 건설신뢰 지수를 발표하며 매출, 이윤 및 직원 기대치에 대한 자료를 포함한다. 50 이상은 성장을 기대한다는 의미인데 2022년 1월 매출 기대치는 66.2, 이윤 기대치는 56.9, 직원 기대치는 63.9로 지난달에 비해서는 소폭 하락하였으나 모두 50을 크게 상회하며 산업 확장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수요 급증 및 공급 부족에 건설용 철강재 가격 급등, 2022년 하반기 가격 안정화 예상
지난해 미국의 건설자재 가격은 35년 래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지붕 자재, 철강 파이프 등 필수 품목의 가격이 50% 이상 상승했고 리드 타임도 길어졌다.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일부 건설업자들은 사재기에 의존하는 현상도 확인된다. 건설업자들은 제품을 먼저 공급받기 위해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현금 결제가 만연하며, 제품 가격 견적은 불과 5일 후에 만료되기도 한다. 건설 작업이 시작되기도 전에 사소한 자재까지도 모두 미리 마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 자재를 비축하기 위해 창고를 임대하거나 짓고 있다.
수요 급증으로 악화된 공급 부족은 건설 자재 가격 데이터 수집이 시작된 1987년 이후 최대 폭등으로 이어졌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의 생산자물가지수를 분석한 결과 비주거용 건설의 투입 가격은 지난 1년간 평균 24% 이상 급등했으며 품목별로는 철강 제품 112%, 철강 파이프 및 튜브 78% 등의 상승을 보였다. 비용 상승세가 높기 때문에 2022년에도 미국 건설업자들에게는 힘든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1월~2022년 1월 사이 건설 자재 가격 상승률. (출처=US BLS, Associated General Contractors of America (2022.2.))다만 건설 수요 개선은 안정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0년 취소되거나 연기됐던 프로젝트들은 건설 경기가 안정되면서 2021년 재개되었다. 또한 외출금지령과 기록적인 저금리 상황으로 인해 주거용 건설 시장의 호황을 이끌었고 2021년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건설업 취업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재료 가격 상승세는 주춤하고 있지만 여전히 2019년 수준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 가격 상승의 원인은 환경 규제, 투기 구매, 선적 컨테이너 부족 등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수요 증가와 공급 제한이 공통적인 주요 원인이다. 대부분의 문제들이 올해에도 지속될 것이나 2022년 하반기에는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수요가 공급을 크게 초과하고 있는 현재의 심각한 공급망 상황은 우리 철강업계에는 시장 진입의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철강업체들은 우선 적극적으로 잠재 바이어와 프로젝트를 발굴하여 신규 사업 기회를 창출하고 제품 품질과 납기 측면에서 신뢰도를 쌓을 필요가 있다. 상호 신뢰가 높아진다면 공급망 이슈가 약화된 이후에도 꾸준한 거래가 지속되고 또한 미국 시장 내 레퍼런스를 통해서 추가 사업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