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적 성수기 진입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경기가 침체되고 중국의 주요 도시에서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화되면서 중국의 철강재 가격이 하락했다.
4월 둘째 주 상하이와 톈진의 판재류 가격은 톤당 10~50위안, 봉형강류 가격은 톤당 10~70위안 하락했다. 다만 상하이의 중후판과 톈진의 아연도금강판, 상하이와 톈진의 H형강 및 섹션 가격은 변동이 없었다.
중국 경제는 3월 이후 내수 경기가 침체되고 수출도 둔화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3월 들어 49.5%(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 지난 2월에는 50.2%를 기록했다. 중국의 제조업 PMI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50%를 웃돌았다.
중국의 비제조업(건축업·서비스업) 경기도 3월 들어 위축 국면에 진입했다. 3월 비제조업 상무활동지수는 48.4%를 가리켰다. 비제조업 경기는 작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확장세였다. 세부적으로는 건축업은 확장세를 이어갔지만, 서비스업은 위축됐다.
내수 뿐만 아니라 수출도 둔화되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는 지난 3월 달러 기준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7% 증가하고 수입은 0.1% 감소했다고 발표했다고 밝혔다. 수출 증가세는 지난 1~2월의 16.3%보다 둔화했다.
제조업 경기가 둔화되는 가운데 한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다.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에서 무증상 환자를 비롯해 총 44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관측됐는데, 이는 4월 8일 코로나19 확진자가 관측된 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광저우시 화두구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통제 조치를 강화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리고 중국 최대 경제도시인 상하이시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수가 다시 증가하면서 추가 봉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처럼 악재가 지속되고 있지만 중국 철강업계에서는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가 본격적인 경기부양책에 나설 계획이기 때문이다.
중국 국무원은 리커창 총리 주재로 열린 상무회의에서 적절한 시기에 지급준비율을 인하하거나 다른 통화정책 수단을 사용할 뜻을 밝혔다. 그리고 소비 활성화를 위한 정책 도입을 약속하고, 신에너지 자동차 판매를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중국 철강시장은 경기부양책이 본격화되는 4월 말부터는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남아시아와 인도 철강시장은 물류 대란에도 불구하고 원료 가격 상승과 건설경기 호조로 소폭의 상승세가 지속됐다. 동남아시아와 인도 시장은 제조 원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물류 대란과 오미크론 확산으로 수요가 다소 정체되고 있어 당분간 큰 폭의 가격 변동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건설업의 성수기 진입과 철스크랩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상승으로 봉형강 위주로 가격이 소폭 상승했다. 원료 가격 강세와 자동차를 제외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일본 철강 가격은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은 원료 가격 강세와 CIS산 수입 중단으로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지만 3월 이후 인플레이션으로 내수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철강 가격이 보합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미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되면 철강 가격이 다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은 원료 가격 상승과 CIS산 수입 부족으로 공급 물량이 감소했지만 러시아와의 관계 악화로 에너지 대란이 지소되고, 산업 활동도 침체되면서 일부 판재류 가격이 소폭 하락했다. 다만 계절적 성수기 진입으로 철근 등 일부 봉형강류 가격은 소폭 상승했다. 유럽은 당분간 경기 침체로 인해 철강 가격이 약보합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