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들어 국산 열간압연강판 공급이 빡빡해지고 있다. 내수 판매 개선과 잇따르는 생산 설비 보수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열연강판 시장에서는 수입재 영향력 확대와 장기적 국산 가격 강세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2월부터 광양 4고로를 개수하고 있다. 오는 6월까지 약 120일 동안 진행되는 고로 개수 영향으로 올해 1분기 제품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분기를 시작한 4월에도 열연강판 생산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포스코는 4월 5일부터 4월 19일까지 15일간 광양 2열연 공장의 대보수를 진행했다. 이어서 4월 18일부터 5월 1일까지 14일간 포항 2열연 공장도 계획보수에 들어간다. 업계에서는 각 설비 보수로 약 15만~20만톤 생산 감소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4월에 열연강판 생산 관련 설비의 보수 일정이 집중되면서 월 생산량이 지난 2월 수준만큼 부족할 것이란 시장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열연강판 생산량은 본지 제조사(2개사) 조사 자료에선 73만톤으로 전월 대비 30% 급감했다. 조사 방식이 다른 한국철강협회 자료에서는 2월 열연광폭강대 생산량이 232만8천톤으로 전월 대비 23.7% 감소했다.
특히 4월은 2개 이상의 열연설비가 대보수를 진행하고, 시장 재고가 꾸준하게 감소하여온 만큼 수급 불균형이 2월보다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열연강판 업계의 시장 전망은 두 갈래로 나뉘고 있다.
하나는 수입재의 시장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초, 중국 열연 업계의 공식 오퍼가 재개된 가운데 성약이 이뤄진 계약 물량이 3월부터 국내로 들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가격 경쟁력이 발생했다는 평가로 성약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지난해와 정반대로 수입이 급증할 것이란 주장이 나이고 있다.
또 다른 업계 전망은 국산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이란 점이다. 열연강판 제조업계는 지난 1분기부터 빡빡한 공급과 철광석 및 석탄 가격 강세를 이유로 출하 가격을 연달아 인상한 바 있다. 업계는 3월 출하(2월 주문투입)분 가격을 톤당 3만원, 4월 출하분 가격을 톤당 10만원 인상했다. 열연강판 제조업게는 5월 출하분에도 톤당 5만원 이상의 인상을 추진할 예정이다.
최근 일반 제조업계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 위축이 완화되면서 설비 및 공장 투자와 소비를 늘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열연강판 공급이 매우 빡빡해지고 있기 때문에 1분기부터 강세를 보인 국산 열연강판 가격이 2분기에도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4월 기준 열연강판 1차 유통 가격은 톤당 140만원 전후 수준으로 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한 상황이다.
아울러 유럽이 러시아와 중국 석탄 수입을 중단하고, 중국의 철광석 재고가 6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글로벌 철강 원자재 가격이 다시 출렁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6월까지 공급은 빡빡하고 열연강판 가격은 지속 상승하는 경우의 수를 읽고 있다. 통상적으로 국산 가격이 오르면 수입이 늘어 가격이 조정됐던 것과 달리, 국산 가격이 강세를 유지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포스코는 오는 5월과 6월에도 각각 20일간의 열연강판 대설비 보수를 실시할 계획이다. 현대제철도 하절기 이전 설비 보수를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