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미국내 인프라 건설에 미국산 철강 및 부품만을 사용한다는 권고에 강관업계의 현지공장 설립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조달러(약 1,235조원) 규모의 인프라 지원 예산 지출과 관련해 미국산 자재에 한 해 지출을 허용한다는 권고를 발표한다고 보도했다. 다만 해당 자재가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거나 물량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 지나치게 가격이 높아 공사에 부담이 되는 경우에는 외국에서 생산된 물품의 사용을 제한적으로 인정한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추진 중인 미국 제조업 활성화의 일환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급망 악화, 인플레이션을 완화할 수 있는 근본 해결책으로 미국 제조업 부활을 선언하고, 대외 의존도를 낮추는 데 힘쓰고 있다. 그는 지난 14일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스보로에서 "미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내가 취한 모든 조치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라는 한가지 원칙에 따라 이뤄졌다"고 말했다.
세아제강지주의 미국 자회사 SSUSA 제조법인=사진제공 세아그룹미 의회는 지난해 11월 초당적으로 인프라 법안을 처리하며 오는 5월 14일부터 연방정부의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 진행 시 모든 철강 및 건자재는 미국산을 사용해야 한다는 조항을 명시했다. 다만 지침은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경우, 충분하게 생산되지 않거나 양과 질 면에서 부족한 경우, 미국 물품으로 인해 프로젝트 비용이 25% 이상 상승하는 경우 등 3가지를 예외 사례로 규정했다.
현재 강관업계 중 세아제강지주의 미국 자회사 SSUSA 제조법인 설립 후 미국 현지 수요 확보를 위한 국내 강관사의 도전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강관 업계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미국의 물류대란이 올해 중반까지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미국 현지 공장 증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휴스틸은 미국 신규 투자로 미국 택사즈주 클리블랜드시의 신규 공장 설립 및 신규설비 도입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주요 수출시장인 북미 시장 내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현지 신규 공장 설립에 나설 계획이다. 휴스틸의 경우 당진공장의 조관 7호기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방향도 검토했으나 신규 설비 증설로 최종 결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휴스틸은 미국 시장에 적합한 외경 4인치 조관기를 증설해 에너지용강관 수요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이어 넥스틸은 미국 진출을 위한 설비 이전 작업을 완료했다. 지난해 포항공장의 4인치 조관기 해체 작업에 돌입했고 지난해말 미국으로 조관설비를 이전했다. 향후 미국 현지 사양에 맞게 합리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넥스틸은 내수용 제품 생산을 위한 조관기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배관용강관부터 컬러각관까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강관업계는 지난 2017년부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무역확장법 232조와 철강 쿼터제에 미국 진출을 계획해왔다. 당초 두 업체들은 단독 생산법인의 운영보다 현지 파트너사와 함께 공동 운영을 추진했다. 파트너사와 공동 운영을 통해 현지 원자재 조달을 비롯해 생산인력 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후 현지 파트너사와 공동 운영 보다 단독 생산법인 운영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단독법인 운영에도 원자재 조달에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철강 쿼터제로 포스코 등 국내 철강사로부터의 제품 매입이 어렵지만 현지 철강사로부터 매입하는 전략적 선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수출시 해상 운송 가격 상승을 비롯해 현지 수요를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지 공장 투자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