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된 비철금속 평균가격의 등락이 엇갈렸다. 공급 차질 이슈가 부각된 아연과 니켈, 연 가격이 상승한 반면에 앞서 3월까지 강세를 보였던 알루미늄, 주석 , 전기동 가격은 하락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분쟁 우려, 주요국 인플레이션 강화와 기준금리 인상 등 거시경제 압력이 커진 가운데 공급 이슈 영향을 받은 품목의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4월 LME 비철금속 현물가격 평균은 전기동이 톤당 1만183.13달러(-0.53%), 알루미늄 3,256.58달러(-7.95%), 아연 4,371.03달러(+9.98%), 연 2,396.74달러(+1.58%), 니켈 3만3,298.42달러(+4.51%), 주석 4만3,121.58달러(-2.55%)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달 거래에서 가장 두드러진 비철금속은 아연이었다. 아연은 지난 3월의 니켈에 이어 공급 스퀴즈(supply squeeze) 징후가 감지되면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됐다. 유럽 중심의 전력난에서 비롯된 아연 가격의 강세가 아시아를 제외한 유럽 및 미주 지역에서 LME 재고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에서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봉쇄조치가 이어지며 수요 둔화가 우려됐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 19일 현물가격이 톤당 4,530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 투자펀드들의 순매수에도 헷저(commercial undertakings) 순매도 포지션이 가파르게 축소되며 지난 3월의 니켈처럼 공급 스퀴즈 우려가 급격히 커졌다. LME에 등록된 유럽과 미주, 중동 지역 창고에서 아연 재고가 바닥을 드러냈고, LME 재고 감소가 뚜렷한 가운데 가용재고(on warrants) 비중이 30%대로 떨어지면서 타이트한 실물 수급 상황으로 가격 상승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니켈 가격은 지난 3월 폭등세는 진정되는 양상을 보였지만 러시아 제재로 인해 공급 차질 이슈가 이어지면서 가격 강세 기조는 유지됐다. 공급 차질로 인해 주요 거래소 재고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타이트한 수급상황이 이어졌는데, 4월초까지 49주 연속 감소세를 보였던 LME 재고는 2주차에 소폭 증가했지만 이후 다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1/4수준에 그치고 있다.
우드매킨지에 따르면, 올해 니켈 시장은 중국의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배터리 전구체 수요 증가로 타이트한 수급상황이 지속되면서 니켈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도네시아의 니켈매트, 페로니켈, 니켈선철 등의 제련소 생산 확대 전망과 미 연준의 양적긴축 가속화 우려 등으로 가격 상승압력이 부분적으로 상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니켈 가격은 앞으로 완만한 하락추세를 나타내면서 연말까지 톤당 2만달러 중반선에서 박스권 횡보를 반복할 것으로 조심스레 예측된다.
반면에 알루미늄과 주석 가격은 상승세가 꺾였다. 특히 연초부터 초강세를 보였던 알루미늄 가격은 전월대비 7.95%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미국 연준의 매파적인 금리 정책 기조와 함께 중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나타나는 상황이 알루미늄 가격 하방압력으로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금속통계국(WBMS)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글로벌 경기 성장이 둔화되면서 알루미늄 수급은 공급과잉으로 전환됐다. 지난해부터 본격 촉발된 유럽의 전기 요금 급등 사태, 미국의 극심한 알루미늄 수급 불균형 상황이 해당 지역의 알루미늄 프리미엄을 끌어올리면서 생산 재개가 이뤄진 상황에서 수요 둔화의 영향을 받은 상황이다.
주석 가격도 수요 둔화 우려에 하락하며 톤당 4만달러대 수성도 위태로워졌다. 지난 3월초에 톤당 5만달러에 육박했다가 이후 전기·전자제품 솔더링, 합금 및 자동차 부품 수요가 예상 외로 부진했다. 특히 중국의 산업생산 위축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다.
전기동 가격은 4개월 만에 소폭 하락했다. 경기민감도가 가장 높은 특성을 지니고 있는 전기동은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확실시되고 연준의 금리정책 기조가 매파적인 움직임을 보인 가운데 최근 달러화 가치가 2년내 최고치를 기록하며 하방압력으로 작용했다. 중국의 코로나 봉쇄조치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도 가격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는데, 일부 남미 광산에서의 공급 차질이 가격 하락을 제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