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단강업계가 기저효과의 소멸과 함께, 자동차 및 제철산업, 발전 및 플랜트 등 주요 전방산업의 부진으로 인해 전년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
2분기에도 수요산업의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상반기 실적은 전년 대비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하반기에는 실적이 소폭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주강품의 경우 전방산업의 부진, 특히 내수 판매가 급감하면서 상반기 실적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주강품, 내수 부진에 생산 전년比 7.8% 증가,·내수 53.5% 감소, 수출 62.1% 증가
주강품의 경우 국내 발전산업 부문의 부진과 함께 자동차 생산 감소 및 제철업 부진 등이 겹치면서 생산 및 판매가 모두 감소했다.
1분기 주강품 생산은 11만7,987톤으로 전 분기 대비 6.6% 감소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7.8% 증가했다. 내수 판매는 3만7,373톤으로 전 분기 대비 60.3%나 감소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도 53.5% 감소했다. 수출은 3만8,027톤으로 전 분기 대비 50.3%, 전년 동기 대비 62.1% 증가했다. 전체 출하는 7만5,400톤으로 전 분기 대비 36.8%, 전년 동기 대비 27.4% 감소했다.
한국기계산업진흥회에 따르면 1분기 전동기, 발전기 및 전기변환장치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4.8%, 산업용 노와 관련 설비는 전년 동기 대비 32.5% 감소했다. 전반적으로 발전 및 플랜트 산업 부진으로 인해 관련 주강품 수요도 감소했다.
제철업 부진도 주강품 수요에 악영향을 미쳤다. 국내 주력산업 경기 호조에도 자동차 생산 감소가 지속되고 물류 대란으로 수출이 부진해지면서 1분기 조강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한 1,690만 톤을 기록했다. 조강 생산 감소는 제철 및 제강설비용 주강품 수요를 크게 위축시킨 것으로 보인다.
계절적 비수기와 함께 오미크론 확산으로 건설 투자가 여전히 부진했던 것도 건축구조물용 주강품 생산에 악영향을 미쳤으며, 자동차 생산 감소는 베어링 및 기어 관련 주강품 수요를 위축시켰다.
또한 건설광산기계 이외에 산업용트럭을 포함하여 승강기 및 물품취급장치 등 대형 중장비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11.0% 감소한 것도 주강품 판매 감소의 원인이 됐다.
다만 중국과 아세안 등 주력 수출시장의 경기 부진에도 유럽과 북미, 일본 등 선진국향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이 늘면서 수출은 큰 폭으로 증가했고, 내수 부진을 일정 수준 만회할 수 있었다.
2분기에는 조선업과 철도, 건설 관련 수요가 증가하고 주요국들의 SOC 투자 증가로 인해 발전 및 기계, 중장비 관련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강품 생산 및 판매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의 금리 인상과 함께 주요국들이 긴축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공급망 불안 및 원자재 가격 강세도 지속되고 있어 큰 폭의 반등은 어려울 전망이다.
하반기에는 조선업 경기 회복과 함께 건설 및 중장비, 기계 관련 수요가 증가하고, 주요국들의 경기부양책으로 해외수요도 증가하면서 상반기 대비로는 생산 및 판매가 소폭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의 통화 긴축과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인한 유럽의 경기 둔화 지속 여부,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들의 봉쇄조치 완화 등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단강품, 자동차 부진에 생산·내수·수출 전년比 9.9%, 0.2%, 20.6% 감소
단강품은 산업기계와 건설중장비산업의 경기 호조가 지속됐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생산 감소가 지속되면서 생산 및 출하가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다.
1분기 단강품 생산은 29만8,946톤으로 전 분기 대비 1.3% 증가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9.9% 감소했다. 내수 판매는 24만9,888톤으로 전 분기 대비 6.5% 증가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0.2% 감소했고, 수출은 7만8,479톤으로 전 분기 대비 0.5% 증가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20.6% 감소했다. 전체 출하는 32만8,367톤으로 전 분기 대비 5.0% 증가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5.9% 감소했다. 수입은 13만206톤으로 전 분기 대비 9.7% 감소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4.7% 증가했다. 수입재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33.2%에서 4분기 38.1%까지 상승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34.3%로 하락했다.
단강품의 경우 전 분기 대비로는 실적이 호전됐는데 이는 공작기계와 건설광산기계산업의 호조가 이어진 데다 조선업 수요도 일정 수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기계산업진흥회에 따르면 1분기 공작기계와 건설광산기계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9.3%, 5.6% 증가하여 단강품 수요를 견인했다. 그리고 조선업 생산 또한 전년 동기 대비 12.4% 증가하면서 단강품 수요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최대 수요처인 자동차산업의 생산 감소로 인한 수요 부진을 상쇄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12월부터 반도체 수급난이 일정 수준 완화되기는 했지만 1분기 자동차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7.7% 감소하여 여전히 부진했다.
자동차 외에 구조물 및 자유단조, 파스너 생산 감소 또한 단강품 수요에 악영향을 미쳤다. 품목별로 구조용 금속제품과 금속단조 및 압형제품, 파스너 및 금속선 가공제품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각 15.7%, 9.2%, 13.5%씩 감소하여 단강품 수요에 악영향을 미쳤다.
수출의 경우 전 분기 대비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이며, 내수 부진을 일정 수준 상쇄했다. 지역별로 중국과 아세안, 북미로의 수출은 증가했으나 자동차산업 부진이 지속된 일본과 에너지 대란으로 경기가 침체된 유럽향 수출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에는 주요국들의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산업기계와 건설중장비 관련 수요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조선업 부문 수요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반도체 수급난이 2분기 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인 데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유럽의 경기 둔화와 미국의 통화긴축, 중국과 신흥국의 봉쇄조치 등은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는 조선 관련 수요가 증가하고, 주요국들의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건설기계와 산업기계 수요 또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분기 말부터 반도체 수급난이 완화되면서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분야도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비중이 큰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부문이 회복되면서 하반기 단강품업계의 생산 및 판매 실적은 상반기 대비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 등 주요국들의 통화 긴축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 중국의 성장률 부진과 신흥국들의 봉쇄조치 등은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단강업계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데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통화 긴축을 실시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재정 투입을 통한 경기부양책으로 수요를 유지하는 한편 신성장동력 확보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고 있다. 특히, 우주항공과 풍력산업, 철도와 전기차 등 신수요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1분기 철도장비와 항공기용 엔진 및 부품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15.0%, 33.7%나 증가하는 등 높은 성장성을 보이고 있으며, 풍력과 전기차 또한 팬데믹 이후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두 자릿수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해당 업종들은 기존 수요산업과 달리 고부가가치 주단강 수요가 높은 산업들로 성장 정체를 맞고 있는 국내 주단강업계에 새로운 활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단강업계에서는 정부가 고부가가치 신기술 및 신제품 개발을 지원하고, 인프라 투자를 통해 수요를 창출하는 한편 해외시장 개척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