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자동차 생산 감소가 지속되고, 기저효과 소멸과 오미크론 변이 확산 및 봉쇄조치로 인한 수출국 경기가 둔화되면서 상반기 선재 및 가공제품 실적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국내 건설 투자 증가와 함께 기계와 중장비, 조선업 및 가전 등 주요 제조업 경기 호조가 지속되면서 내수 판매는 증가세가 지속됐다.
1분기 선재 생산·수출 전년比 3.2%, 13.1% 감소, 내수판매 7.1% 증가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1분기 선재 생산은 91만2,690톤으로 전 분기 대비 10.0% 증가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3.2% 감소했다. 내수 판매는 66만770톤으로 전 분기 대비 7.1%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도 7.7% 증가했다. 수출은 28만3,908톤으로 전 분기 대비 13.1% 감소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8.8% 감소했다. 출하는 94만4,678톤으로 전 분기 대비 0.2%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자동차산업 공급망이 안정화되면서 1분기 생산은 전 분기 대비로는 증가했다. 다만 아직 자동차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로는 10%가량 감소한 탓에 전년 동기 대비로는 감소했다.
그리고 자동차 외 국내 주력산업 경기 호조가 지속되면서 내수 판매는 증가했으나 중국의 환경 규제와 아세안의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경기가 둔화되면서 수출은 감소했다.
국내 수요 증가로 인해 수입은 32만1,498톤으로 전 분기 대비 1.4%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19.0% 증가했다. 1분기 수입재 시장 점유율은 32.7%로 전 분기 대비로는 하락했으나 전년 동기보다는 상승했다.
품목별로 수입재 증가 폭이 컸던 보통강선재 생산 및 판매는 모두 감소한 반면 특수강선재 생산 및 판매는 증가했다. 다만 주요 수출국들의 경기 부진 탓에 수출은 모두 감소했다.
1분기 보통강선재 생산은 44만4,660톤으로 전 분기 대비 11.3% 감소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11.8% 감소했다. 내수 판매는 25만6,327톤으로 전 분기 대비 0.4% 감소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20.7% 감소했다. 수출은 12만2,014톤으로 전 분기 대비 13.7% 감소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20.7% 감소했다. 전체 출하는 37만8,341톤으로 전 분기 대비 5.1% 감소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20.7% 감소했다.
보통강선재 생산 및 내수판매가 감소한 이유는 수입재가 큰 폭으로 증가한 데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자동차 생산 감소세가 지속되고, 비수기로 인한 건설 경기 둔화도 지속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의 환경 규제와 봉쇄조치, 아세안 및 인도의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물류 대란으로 수출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국내 제품 판매는 감소했지만 수요가들과 유통업체들이 저가 수입재 채택을 늘린 탓에 1분기 보통강선재 수입은 13만90톤으로 전 분기 대비 42.8%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127.7%나 증가했다.
1분기 특수강선재 생산은 46만8,030톤으로 전 분기 대비 42.5%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6.6% 증가했다. 내수 판매는 40만4,443톤으로 전 분기 대비 12.6%, 전년 동기 대비로는 39.4% 증가했다. 반면 수출은 16만1,894톤으로 전 분기 대비 12.6% 감소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2.9% 증가했다. 전체 출하는 56만6,337톤으로 전 분기 대비 4.0%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26.6% 증가했다.
1분기 특수강선재 생산이 증가한 이유는 자동차를 제외한 기계와 중장비 등 주요 전방산업 경기 호조가 지속된 데다 수입재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과 아세안의 경기 부진으로 수출은 전 분기 대비 감소했다.
1분기 특수강선재 수입은 19만1,408톤으로 전 분기 대비 19.4% 감소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10.6% 감소했다. 수입재 시장 점유율은 32.1%로 전 분기는 물론 전년 동기 대비로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선재의 경우 수출 부진에도 내수는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가공제품인 강선류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큰 자동차산업 부진으로 인해 생산 및 판매가 모두 감소했다. 그리고 와이어로프는 수출국 경기 부진으로 실적이 하락했다.
1분기 강선류 및 와이어로프 생산, 전년比 각 8.5%, 2.4% 감소
1분기 강선류 생산은 44만2,236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했다. 내수 판매는 32만9,85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했고, 수출은 8만7,264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 감소했다. 수입 또한 6만7,905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5%나 감소했다.
1분기 와이어로프 생산은 3만4,825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로는 2.4% 감소했다. 생산 감소는 기저효과 소멸과 수출국의 경기 부진이 겹쳤기 때문이다. 내수 판매는 1만3,836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한 반면 수출은 2만1,758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했다. 수출은 부진했던 반면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는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인해 국내 수요가들이 저가 수입재 채택을 늘리면서 수입은 증가했다. 1분기 수입은 1만477톤으로 전 분기 대비 4.3%, 전년 동기 대비로는 22.9%나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 39.8%이던 수입재 시장 점유율은 4분기 41.4%로 40%대를 돌파했고, 올해 1분기에는 43.1%로 상승했다.
2분기 수요산업, 건설·기계·중장비·조선 부문 호조, 자동차 생산 감소세 지속
선재의 경우 수요산업 경기에 큰 영향을 받는다. 특히, 타 품목과 달리 자동차와 건설 부문에 포트폴리오가 편중된 경우가 많은 선재업계의 경우 2분기 이후에도 수요산업 경기에 따라 실적이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체들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전체 판매량에서 자동차 부문이 60~70%, 건설이 30~40%, 기계류는 10% 내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2분기 주요 수요산업 동향을 살펴보면 건설업의 경우 계절적 성수기 진입과 함께 주요국들의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국내외 수요가 모두 견조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연구원 등에서는 2022년 건설투자가 270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건설 외에 기계와 조선, 중장비산업의 수요 호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계산업진흥회에 따르면 1분기 공작기계와 건설광산기계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9.3%, 5.6% 증가했고, 조선업 생산 또한 전년 동기 대비 12.4% 증가했다.
2분기에는 자동차를 제외한 주요 전방산업의 경기 호조가 지속되고, 건설업이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국내외 선재 및 가공제품 수요가 견조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을 중심으로 주요국들이 통화 긴축을 본격화하고 있는 데다 중국의 봉쇄조치가 지속되고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유럽의 경기가 둔화되는 것은 악재가 될 전망이다.
하반기 공급망 안정화에 車 부문 수요 증가, 중국산 수입재 감소 지속 예상美 긴축·中 성장률 하락·우크라이나 사태 및 물류 대란은 악재
당초 선재업계에서는 2022년 선재 수요가 ‘상저하고’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최대 수요처인 자동차산업이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 지속으로 1분기 생산이 전년 대비 7.7% 감소한 데다 2분기에도 수급난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자동차업계 등에서는 2분기 말부터 반도체 수급난이 점차 안정화되면서 하반기에는 자동차 생산이 정상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선재 및 강선류 수요 또한 하반기에는 상반기 대비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세계적인 조선업 경기 호조와 함께 주요국들의 경기부양책이 지속되면서 수출 비중이 높은 와이어로프 실적 또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산업 호조 외에 중국산 저가 수입 물량 감소도 선재업계의 실적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대 선재 수입국인 중국 정부는 4월 올해 조강 생산을 전년 수준으로 제한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실제 4월 이후 선재 수입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중국산 수입재를 대체하기 위해 아세안으로부터의 수입이 증가하기는 했지만 아직 중국산을 완전하게 대체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와 같은 수요산업 경기 회복과 수입재 감소, 주요국들의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하반기 선재 생산 및 판매는 모두 상반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적 회복에 악재도 분명히 있다. 상반기 높은 인플레이션을 겪은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는 등 강력한 통화 긴축을 실시하면서 주요국들이 모두 긴축에 나서는 것은 악재가 되고 있다.
게다가 중국이 2분기에도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봉쇄조치를 지속하고 있는 것도 국내 주력산업에는 악재가 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인해 유럽의 에너지 대란과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것도 선재 수요에는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전방산업 외에 다른 변수도 있다. 2020년 하반기부터 지속되고 있는 물류대란은 선재업계의 악재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해 해상운임이 급등하면서 선재업계는 수출에 큰 차질을 빚었고, 일부 업체들은 수출 화물을 선적할 선박을 구하지 못해 수출을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올해 하반기에도 물류 대란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는 수출 비중이 높은 와이어로프 등 선재 가공업계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