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판 제조업계가 지난 2분기부터 내수 부진에 수출 비중을 높이고 있다. 후판 업계의 생산량이 지난해에 비해 소폭 증가한 가운데 전체 판매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본지가 시장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후판 제조 3사의 총생산량은 536만3천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5만4천톤, 3% 증가했다.
업체별로는 국내 최대 생산업체인 포스코가 지난해 전년 동기보다 1.5%를 감산했다. 이는 광양 제철소 4고로의 개수가 지난 2월부터 약 4개월 동안 장기 진행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울러 상반기 집중된 후판 공장 대보수 일정도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1~7월 생산량은 전년 동기보다 11%, 10.3% 급증했다. 조선업 경기 호조와 1분기 유통 수요 및 수익성 개선의 영향으로 보인다.
후판 제조업계의 총판매량은 지난해 수준과 비슷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1~7월 3사의 후판 총판매량은 522만1천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만3천톤, 0.4% 증가했다.
이 중 올해 1~7월 내수 판매는 407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만9천톤, 3.3% 증가했다. 이는 1분기 판매가 175만9천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18만톤 급증했고 7월 판매도 전월 대비 17.1% 급증했기 때문이다. 다만 2분기 내수 판매는 글로벌 철강 가격 급등으로 수요가들의 관망세가 강해지면서 169만4천톤으로 1분기 대비 3.7% 감소한 바 있다.
업체별 내수 판매량은 포스코가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한 가운데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내수 판매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4.7%, 5% 증가했다. 현대제철은 평택 반도체 공장에 투입하는 대규모 건설용 후판 공급 건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후판 업계 수출은 내수 부진에 2분기부터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제조업계가 내수 시황 악화에 수출 비중을 높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본지 조사에 따르면 최근 3개월(5월~7월) 제조 3사 총수출은 49만8천톤으로 1분기 대비 1만9천톤, 4% 증가했다.
다만 올해 1분기까지 후판 업계 수출은 지난 2021년 3분기 이후 6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한 바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올해 1~7월 전체 수출은 115만1천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8.4% 감소했다. 아울러 여전히 올해 월 수출량은 2021년 월평균 수출량이 21만5천톤에 이른 점에 비해 크게 저조하다. 이에 후판 업계가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수출 비중을 보다 높일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업체별 반기 수출실적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전년 동기보다 8.8%, 17.7% 급감했다. 동국제강의 경우 2월을 제외한 고른 수출 증가세로 전년 동기 대비 78.4% 급증했다. 다만 수출시장 점유율이 포스코 72%, 현대제철 22%, 동국제강 6% 수준인 점을 반영하면 동국제강의 절대적 수출량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후판 제조업계는 하반기에 내수 실적이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다수의 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일정이 시작되면서 조선용 판매는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건설용과 기계용, 유통용 판매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업계는 9월까지 저가 중국산 후판 유입이 계속되어 3분기 판매 실적이 크게 악화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후판 제조업계는 하반기부터 온라인 판매 플랫폼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 새로운 마케팅 체제를 구축하고, 대규모 실수요 공급 프로젝트 수주와 4분기 이후 시황 반등을 기대하며 판매 대리점 및 주요 고객들과 협력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한편 7월 후판 제조업계 수급실적은 생산 82만9천톤, 내수 판매 61만7천톤, 수출 15만6천톤을 기록했다. 3사 모두 조선용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내수 판매가 전월 대비 17.1% 급증한 가운데 생산과 수출은 각각 전월 대비 2.4%, 11.4%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