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확장 국면으로 전환되고, 국경절 연휴 이전부터 부동산 경기 회복을 위해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화되면서 중국의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10월 2주차 상하이와 톈진의 판재류 가격은 톤당 30~110위안, 봉형강류 가격은 톤당 10~70위안 하락했다. 다만 상하이의 중후판과 아연도금강판, 톈진의 냉연강판과 아연도금강판 가격은 변동이 없었고, 상하이의 냉연강판 가격은 톤당 40위안 상승했다.
그동안 부진하던 중국의 제조업 경기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9월 공식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치 49.4와 전문가 예상치 49.8을 모두 웃도는 것이다. 중국 공식 제조업 PMI는 7~8월 위축국면을 나타냈다가 9월에 확장국면으로 돌아섰다.
이처럼 제조업 경기가 회복되는 가운데 정부의 부동산 경기부양책도 강화되고 있다. 지난 9월 30일 중국 인민은행은 생애 첫 주택 구매자를 대상으로 주택기금 대출금리를 15bp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중국 인민은행과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최근 6개 국유은행 관계자를 소집해 모기지 및 개발자금 대출을 연말까지 6,000억 위안 추가 공급하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6~8월 신규주택 가격이 전월 대비, 전년 동월 대비 연속 하락한 적격 도시의 경우 올 연말까지 생애 첫 주택 모기지 금리의 하한을 유지, 인하 혹은 폐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수요 측면의 호재에도 불구하고 철강 가격이 하락한 이유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봉쇄조치가 다시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9월 하순부터 중국의 주요 도시에서는 무증상 감염자를 포함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매일 대량 발생하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 방역 조치가 강화되고 있다.
게다가 10월 16일 개최되는 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 위해 중국 당국의 방역 조치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와 같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철강 가격 하락세가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건설업이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한 데다 허베이성 등 중국 주요 철강 생산지에서 오염물질 배출 규제를 위해 10월 11일부터 생산 감축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수요 회복과 공급 감소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중국 철강 가격은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남아시아와 인도는 경기 침체와 국내 공급 과잉으로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동남아시아는 성수기 진입으로 10월 중순 이후 가격이 반등할 것으로 보이지만, 인도는 수출 규제에 따른 국내시장의 공급 과잉으로 철강 가격 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일본은 건설과 제조업 경기 회복에도 반도체 수급난으로 자동차 생산이 부진한 데다 철스크랩 등 원부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철강 가격이 보합 수준을 유지했다. 현재 일본의 수요산업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자동차산업의 공급망 불안이 지속되고, 원료 가격도 하락하고 있어 당분간 철강 가격이 보합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미국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경기가 둔화된 데다 주요 철강업체들의 신규 생산라인 가동으로 공급이 증가하면서 가격이 하락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인프라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지만 인플레이션과 통화 긴축에 따른 내수 둔화로 철강 가격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은 에너지 대란과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반도체 수급난으로 자동차 생산이 부진한 데다 공급망 불안도 지속되면서 철강업체들의 생산 감축에도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대란과 공급망 불안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에 따른 유럽 경기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4분기 유럽의 철강 가격은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